2016. 6. 18. 18:36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아미타불의 화신(化身)으로 알려진 영명연수 대사는
선종의 선사이면서도 정토종의 제6조이기도 합니다.
영명연수 선사의 <종경록>의 핵심 법문(명추회요)을 모아 펴낸 책이 바로,
성철스님이 번역한 <마음을 바로 봅시다>(상, 하권)입니다.
<종경록 촬요>는 동현 송찬우 거사님이
번역(절판).
식識은 금생의 몸을 버리면 다음 생의 몸을 받는다
실제의 모습 없이 분별하는 마음[無相之識]은 망상의 분별없는 정신작용[六根]을 버려서
모든 세계[六境]를 분별하고 그 분별에 따라 일으키는 행위[三業]를 지니며,
모든 진여성공법계를 버리고 일체의 세계에서 분별로 진행하는 행사를 지닌다.
이처럼 분별하는 망상[識]으로 시간과 공간을 따라 천류 변화하는 인과응보는
마치 승마를 하는데 한 필의 말을 타다 버리면 다시 다른 한 필의 말을 타야 하는 것과 같고,
해를 사랑하여 그 광채를 이끌어 들이는 것과 같고[日受引光],
나무에서 불이 나오는 것과 같으며,
달그림자가 고요하게 맑은 물에 나타나는 것과 같다.
『현식경顯識經』에서 대약大藥이 부처님께 말씀하였다.
“어떻게 분별하여 아는 마음인 식識이 금생의 육신을 떠나 문득 후생에 받을 몸을 부르며,
그 식이 과거생의 옛 몸을 버리고 새로운 몸을 아직 받지 않았을 때를 당해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요?”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약아, 비유해서 설명해보겠다. 어떤 대장부가 용맹 강건하여 견고한 갑옷을 입고
질풍처럼 달리는 말을 타고 적진으로 돌진했다고 하자.
그는 적진에서 창과 방패로 교전하다가 마음이 혼란하여 말에서 떨어진다 해도
그는 무예가 굳세고 민첩하여 다시 말위로 뛰어오르는 것과 같다.
식이 금생의 몸을 버리면(몸이 다하면) 신속하게 바로 다음 생의 몸을 받는 것 역시
이와 같다. 또는 어떤 겁 많은 사람이 적을 보면 두려움 때문에 말을 타고 퇴각하면서
도망가는 것과 같다. 식이 선업을 바탕으로 깔고 의지하다가 하늘같은 부모가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면 신속하게 그들을 의탁하여 그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것
역시 이와 같다.”
“대약아, 네가 질문했던 것처럼 식이 원래의 몸을 버리고 새로운 몸을 아직 받지 않은
그때를 당해선 어떤 모습으로 있겠느냐.
“대약아, 그것을 비유해서 말해보겠다.
어떤 사람의 그림자가 물 위에 나타나면 그 그림자에는 취할 만한 실제의 형질이 없지만
얼굴이나 손발과 몸의 형상은 사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실제의 형질인
체질과 그 몸으로 행하는 행위가 그림자에는 전혀 없고, 체온의 차가움이나 뜨거움 및
모든 감촉까지도 없으며, 역시 피로감, 궁핍함, 고깃덩어리를 이루는 4대요소(四大要素:
地ㆍ水ㆍ火ㆍ風)도 없고, 음성과 괴로움과 즐거움의 감정에 따라 내는 소리도 없다.
식이 옛 몸을 버리고 새로운 몸을 아직 받지 않은 모습 또한 이와 같다.”
대약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실제의 형질이 없는 식이 어떻게 망상으로 훈습하는 생멸인연의 세력을 빌려 형질이
있는 육신으로 태어나며, 무엇 때문에 형질이 있는 육신은 훈습하는 인연세력의 안에
의지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는 마치 나뭇가지를 부비면 불꽃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 불은 나무속에서는
얻지 못하며, 그렇다고 나무를 제거한다고 해도 불 역시 얻지 못한다.
따라서 불이 나올 만한 여러 가지 인연이 화합해야 불이 나오고, 여러 인연들을 갖추지
못하면 불이 붙지 않는다. 그러나 나무 속에서 형질인 불의 모습을 찾아보아도 그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는 데도 모두 불이 나무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
“이처럼 대약아, 식이 부모라는 인연과 화합하여 형질이 있는 육신으로 나오지만,
형질이 있는 육신 속에서 식을 추구해 보아도 그 실제 모습은 얻지 못하며,
그렇다고 형질이 있는 육신을 떠난 따로의 식도 없다. 이는 마치 불이 아직 나오기
이전에는 불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역시 따뜻한 감촉도 없어, 불의 모습도 없는 나무와 같다.”
“대약아, 이와 같아서 만약 육신이 있지 않으면, 분별하여 아는 마음[識]과, 그 육신인
형질의 감촉에서 받아들이는 느낌[受]과, 그 느낌에 따라 떠오른 인상[想]과, 미세한
분별의 진행[行]인 분별인식작용이 모두 나타나지 않는다.”
“대약아, 비유하면 태양이 광명을 비추는 것과 같다. 그러나 범부들은 태양 자체가
흑백 인지 아니면 황백색이나 황적색인지 색깔을 보려 하지 않고 단지 뜨겁게 비추는
광명(태양)이 아침 저녁으로 출몰하는 것과 하루에 한 바퀴 운행하는 것만 알 뿐이다.
식 또한 이와 같아 모든 인식지각의 작용으로써 분별하는 마음인 식이 있다는 것을 안다.”
대약은 말하였다.
“어떻게 식이 작용하는지요?”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상의 형질과의 접촉에서 느낌을 받아들이고, 지각하고, 인상을 떠올리고,
미세한 분별이 진행되고[受覺想行], 그것을 사려하고, 근심 고뇌하는 이 모든
것이 식의 작용이다. 다시 선업ㆍ불선업으로 훈습된 종자가 현행現行으로 작용하여
그것이 식의 모습으로 환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식은 선업ㆍ불선업 등의 행위를 의탁하여 나타나며, 눈앞의 세계는
그 세계를 상대적으로 분별하는 마음을 좇으면서 출현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날카로운 칼날뿐인 도산지옥刀山地獄을 뉘라서 만들었겠는가.
공덕의 물을 먹는 극락세계의 연화대도 원인 없는 자연성으로 활짝 피는 것은 아니다.
이 모두는 식이 의탁하여 일으키는 각자 행위[業]의 결과인 것이다.
이루어진 결실을 분별하여 원인을 알고, 끝을 보면 그 근본을 식별하게 된다. 그
러므로 “마음은 부처가 될 수도, 중생이 될 수도, 천당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
라고 하였다.
마음이 눈앞의 세계를 따라 차이가 나면 모든 차별적인 모습은 경쟁을 하듯이 일어나고,
마음이 어느 한 모습에 치우침이 없이 공평하면 차별의 모습들은 진여법계로 평탄하다.
마음이 범부이면 탐진치貪瞋癡의 3독三毒 번뇌로 자신을 얽어매고,
마음이 성인이면 6신통六神通이 자유자재하다.
마음에 생멸하는 번뇌가 공적하면 그 경지를 따라 일심중도가 청정하고,
마음에 분별이 있으면 모든 세계가 종횡무진 상대적인 모습으로 눈앞에 떠오른다.
이는 마치 빈 골짜기가 소리에 호응하면서 그 말소리가 웅장 씩씩하면 메아리도
따라 사납게 울리며, 거울에 비치는 형체가 굽으면 거울 속의 그림자 또한 굽게
나타나는 것과 같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모든 행위의 진행하는 모습들이 일심을 따라 일어나며,
따라서 모든 존재하는 행위는 나에게 있다는 점이다.
안으로 번뇌가 텅 비면 외부의 세계는 끝내 채워지지 않고, 외부세계에 대해 집착하는
망상이 미세하면 마음의 번뇌가 끝내 거친 모습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선업의 종자는 결국 선업의 외부조건을 만나고, 악한 행실은 악한 환경에서 도망치기
어렵다.
이는 일심법계一心法界를 최초의 불각不覺으로 일으킨 일념무명의 생멸을 따라
3계생사에 끝없이 오르고 다시 잠기기를 반복하게 되었던 것이다.
외부의 환경이 나와 한 모습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조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단지 마음을 편안하고 고요하게 하라.
마음에 분별하는 번뇌 망상이 텅 비면 번뇌의 모습으로 의식 속에 떠올랐던 눈앞의
환경[境]이 고요하고, 분별망념이 일어나면 눈앞의 허망한 사물이 일어난다.
이는 마치 물이 탁하면 파도가 혼탁하고, 연못이 맑으면 물이 맑게 반짝이는 것과 같다.
수행의 요점이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無相之識。棄捨諸根。持諸境業。棄捨諸界。持諸界事。遷變果報。猶如乘馬。棄一乘一。如日愛引光。如木生火。又如月影現澄清水。識資善業。遷變天報。如脈風移。速託華內。天父天母。同坐視之。甘露欲風。吹華七日。寶璫嚴身。耀動炫煥。天童朗潔。現天母手。大藥白佛言。世尊。無形之識。云何假因緣力。而生有形。云何有形。止因緣內。佛言。大藥。如木和合。相觸生火。此火。木中不可得。若除於木亦不得。火因緣和合而生。因緣不具。火即不生。木等之中。尋火色相。覺不可見。然咸見火從木出。如是大藥。識假父母因緣和合。生有形身。有形身中。求識不得。離有形身。亦無有識。大藥。如火未出。火相不現。亦無煖觸。諸相皆無。如是大藥。若未有身識。受想行皆悉不現。大藥。如見日輪光明照曜。而諸凡夫不見日體。是黑是白。黃白黃赤。皆不能知。但以照熱光明。出沒環運。諸作用事。而知有日。識亦如是。以諸作用。而知有識。大藥白佛言。云何為識作用。佛言。大藥。受覺想行。思憂苦惱。此為識之作用。復有善不善業。熏習為種。作用顯識。大藥白佛言。云何識離於身。便速受身。識捨故身。新身未受。當爾之時。識作何相。佛言。大藥。如有丈夫。長臂勇健。著堅甲冑。馬疾如風。乘以入陣。干戈既交。心亂墜馬。武藝勁捷。還即跳上。識棄於身。速即受身。亦復如是。又如怯人。見敵怖懼。乘馬退走。識資善業。見天父母同座而坐。速託生彼。亦復如是。大藥。如汝所問。識棄故身。新身未受。當爾之時。識作何相。大藥。譬如人影現於水中。無質可取。手足面目。及諸形狀。與人不異。體質事業。影中皆無。無冷無熱。及與諸觸。亦無疲乏。肉段諸大。無言音聲。苦樂之聲。識棄故身新身未受相。亦復如是。大藥。是資善果生諸天者。大藥白佛言。云何識生地獄。佛言。大藥。行惡業者。入於地獄。汝當諦聽。大藥。此中眾生。積不善根。命終之時。作如是念。我今此身死。棄捨父母親知所愛。甚大憂苦。見諸地獄。及見己身應合入者。見足在上。頭倒向下。又見一處地純血。見此血已。心有味著。緣味著心。便生地獄。腐敗惡水臭穢因力。識託其中。譬如糞穢臭處臭酪臭酒諸臭因有蟲生其中。入地獄者。託臭物生。亦復如是。般若燈論云。言從死有。相續至生有時。如授經。如傳燈。如行印。如鏡像現。如空聲響。如水中日月影。如種子生芽。如人見酸口中生涎。如是後陰相續起時。無有中陰往來。傳此向彼。是故智者。應如是解。故知識託業現。境逐心生。刃利刀山。誰人鍛練。華含德水。非彼開敷。辯果知因。見末識本。故云心能作佛。心作眾生。心作天堂。心作地獄。心異則千差競起。心平則法界坦然。心凡則三毒縈纏。心聖則六通自在。心空則一道清淨。心有則萬境縱橫。如谷應聲。語雄而響厲。似鏡鑒像。形曲而影凹。以知萬行由心。一切在我。內虛外終不實。外細內終不麤。善因終值善緣。惡行難逃惡境。蹈雲霞而飲甘露。非他所授。臥煙燄而噉膿血。皆自能為。非天之所生。非地之所出。只在最初一念。致此昇沈。欲外安和。但內寧靜。心虛境寂。念起法生。水濁波昏。潭清月朗。修行之要。靡出於斯。
- 영명연수 선사의 <종경록 촬요>(송찬우 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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