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시불 是心是佛 / 해안스님

2016. 6. 25. 20:3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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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심시불 是心是佛


 


이 마음이 부처시라


어디인들 님 아니 계시리


百億化身 요 내 님이


봄바람에 춤을 추네


 


이 마음이 부처시라


마음밖에 부처없네


모두가 부처시라


부처가 따로 없네


너도 나도 부처시라


절할 곳이 따로 없네


절할 곳이 없으니


절할 사람 누구이리


 


이 마음이 부처시라


온 대지가 부처시네


온 대지가 부처시라


님 한 분뿐이옵네


님 한 분뿐이오라


부처란 이름도 거짓이옵네


 


시심시불 2



눈 없이 보지 못하고


귀 없이 듣지 못하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네



입이 없어 말 못하고


발이 없어 오가지 못하네


입이 있어도 말 못하고


발이 있어도 오가지 못하네



크게 미련하여 


아무것도 몰라라


 


비심비불 非心非彿



마음을 보면 마음도 아니요


부처를 깨달으면 부처도 아니라네


그러나 마음이 아니래도 마음


부처가 아니래도 부처인 걸



시심시불도 그만두어라


비심비불도 말 마라


시자야!


차 한 종지 달여오라


 

 

본래면목 本來面目 / 해안스님

 

푸르고 빈 하늘

넓고 아득한 땅

높은 산 깊은 바다

붉은 꽃 푸른 버들

그 어느 것이 님의 얼굴 아니랴

 

꾀꼬리 노래 제비의 지저귐

부엉이 두견이 개구리 울음

바람소리 물소리

그 어느 것이 님의 소리 아니오리

천지에 명랑한 태양

태양에 빛나는 새금치

십오야 밝은 달

거리에 휘황한 전등

풀 속에 반짝이는 반디

그 어느 것이 님의 빛이 아니오리

 

뭉게뭉게 타오르는 백단향 전단향

아침 이슬 머금은 장미화

영산홍 왜철쭉 진달래

진흙 속에서 솟아 피는 백련 홍련

그 어느 것 하나 님의 향기가 아니오리

오욕에 빠져 즐기는 중생들아

너 즐기는 것 火宅임을 알아라

내 가슴에 타는 불이 꺼져야

네 눈이 걸림 없이 밝아서

님의 얼굴을 친견하리라

 

육근에 종노릇 하는  인생들아

종소리 들으면 북소리에 어둡고

피리소리 들으면 물소리에 막히나니

이러고야 님의 소리를 들으리라

사랑과 미움과 질투의 줄로

묶여서 버둥대는 중생들아

놓아라, 실답지 못해 애욕의 줄을

이 때문에 多生을 두고 윤회하지 않는가

적라라赤裸裸 적쇄쇄赤灑灑한 청정한 몸만이

만고불변 님의 광명을 받으리라

 

삼독의 고해에 허덕이는 중생들아

지혜의 보검을 잡아서

무명의 번뇌를 메어버려라

생멸이 다하고 적멸이 현전할 때

비로소 님의 그윽한 향내를 맡으리라

 



 

'나'를 놓으라 / 해안스님




내가 있기에 나 아닌 다른 것들이 있느니라


나로 인하여 천지만물이 있고


그 중에도 미운놈 고운 놈


苦와 樂 추(거침)와 정(미세함)


선과 악, 是와 非가 생기니


나만 없으면 모두가 없느니라




나를 놓으라 나를 비워버려라


나만 없으면 무엇이 괴로우랴


무엇이 즐거우랴


무엇이 밉고 무엇이 고우랴  


그 누가 원수이며 그 누가 다정하랴


내가 없거니 누가 옳으랴


내가 없거니 누가 웃으랴




나만 버리면 편안하리라


나만 비우면 허공이 되리라


사면에 벽이 무너지고


시방세계에 문이 없어


오고 가도 걸림 없으리라




나를 놓기 어렵다 마라


내가 본래 없느니라


몬래 없는 나를 만들어 나를 삼으니


실상이 아닌 줄만 알면


붙잡고 몸부림치며


속을 것이 무엇인가




누가 나냐


내가 누구냐


나를 나라 하면 너는 누구냐


너를 나라 하면 너는 누구냐


너도 나도 모두가 거짓 이름이니


꿈이요 幻이요 그림자니라


꿈에 울던 사람이 꿈 깨면 그만이니


꿈 깬 뒤에도 무엇하러 울까보냐


웃음도 그러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