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3. 18:24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어떤 것이
경전인가
간의대부(諫議大夫) 팽공(彭公)
진여림(陳汝霖) 거사가 손수 <관음경>을 써서
민 화상에게 바치자 민 화상은 그것을 집어 들고 말했다.
“이것은 <관음경>인데, 어떤 것이 간의대부의 것입니까?”
팽공이 말했다.
“이것은 제가
직접 쓴 것입니다.”
민 화상이 말했다.
“쓴 것은 글자인데, 어떤 것이 경전입니까?”
팽공이 웃으면서 말했다.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민
화상이 말했다.
“재상의 몸을 나타내서 설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팽공이 말했다.
“사람마다
분수가 있습니다.”
민 화상이 말했다.
“경전을 비방하지 마십시오.”
팽공이 말했다.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민 화상이 경전을 들어 보이자 팽공이 박장대소하며
“아!” 하고 말했다.
민 화상이 말했다.
“다시 모르겠다고 말해 보십시오.”
팽공은 이에 절을 올렸다.
- <총림성사>
금강경에 이르기를,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이
모두 이 경에서 나왔다[一切諸佛 及諸佛 阿縟多羅三貘三菩提法 皆從此經出].”
라고 했습니다. 이 경은 어떤 경전을 말하는
것일까요?
듣지 못했습니까?
“나에게 한 권의 경전이 있으니[我有一卷經]
종이와 먹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네[不因紙墨成].
펼쳐보면 한 글자도 없지만[展開無一字]
언제나 커다란 광명을 놓고 있네[常放大光明].”란
말씀을.
여림 거사 팽공이란 분이 손수 ?관음경?을 베껴 써서 민
화상에게 바쳤습니다.
그러자 민 화상은 이것은 관음의 경전인데, 어떤 것이 팽공 자신의 것이냐고 묻습니다.
팽공은 “모르겠다.”고 답합니다.
경전이란 말과 모양에 속으면 종이와 먹으로 이루어진
자기 바깥의 사물을 따라가게 됩니다.
민 화상이 묻고 있는 경전은 글자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그 부처님들의 불법이 담긴 진짜 경전을 말하는
것입니다.
양(梁)나라의 무제(武帝)가 부대사(傅大士)를 초청하여
금강경 강의를 부탁하였습니다.
부대사는 법상에 올라 잠시 말없이 있다가 법상을 한 번 탕! 내려치고는 내려왔습니다.
무제 옆에 있던 지공(誌公) 스님이 물었습니다.
“폐하께서는 아시겠습니까?” 무제가 “모르겠소.”라고 답하자 지공은
“부대사는 금강경 강의를 이미 마쳤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민 화상은 팽공을 위해 “재상의 몸을 나타내서 이렇게
설법하고 있는 것”이
진짜 경전이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팽공은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사람마다 분수가 있는데 어찌 저 같은 사람이….”
하며 생각 속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때 민 화상은 “경전을 비방하지 말라, 곧 자기의 본래면목을 어둡게 하지 말라.”고
따끔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어리둥절하며 들어갈 곳을 몰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는 팽공에게,
민 화상은 마치 단칼에 소의 숨통을 끊는 노련한 투우사처럼
그가 써 온 경전을 말없이 들어 보였습니다.
삼세의 모든 부처와 그 부처의 모든 불법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부대사가 법상을 탕! 치고 민 화상이 경전을 들어 보이는 곳에서
이 경은 언제나 커다란 광명을 놓고 있습니다.
다시 모르겠다고 말해 보십시오.
“모·르·겠·습·니·다.”
이와 같이 이 경전은 항상 설해지고 있습니다.
- 몽지님(몽지와릴라 밴드에서)
-
하느님의 날개는 너무 커서, 인간의
창문으로 들어오지 못해 슬프다
(그래서 내 창문으로 고양이 한 마리를
들여보내셨다)
고양이 날개를 숨기고 내 등뒤에 잠들었다 몸을
돌려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잠들어서도 고르고르고르 ......대답해주는 걸 잊지 않는다
발가락을 쫙 펴고 배를 길게 늘이고 몸을 젖히고, 그러고는
여전히 곤하다 등뼈와 가슴뼈에 엄지와 장지를 대고 훑어내렸다
아랫배에 이르기까지 훑었다 또 한번 골골, 고르고르......
고양이는 작고 따스한 악기
내가 유일하게 연주할 수 있는 손끝의 악기
- 조정인, 시 '고양이 물그릇에 손끝 담그기' 부분 -
고양이를 길러보거나 친해진 이들은 압니다.
작지만, 날렵한 몸짓과 깔끔함이 예쁘다는 걸.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도 하고 다친 고양이를 치료해주기도 하지요.
간혹 그런 일로 이웃 간의 분쟁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개체수가 많아져서 생기는 문제들.
동물보호와 문제들 사에서 여전히 고민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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