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9. 17:4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문] 저는 유난히 눈앞의 이해관계에만 집착을 하니
어떻게 마음공부를 해야 합니까?
[답]
그렇게 집착하는 마음을 여의고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취하려 하는 것은
전형적인 생사법이오.
집착하는 거나 집착하지 않는 거나 모두 본래 스스로 청정한 한 마음 위에
나타난 업의 그림자일 뿐이니, 그 드러난 그림자에만 온통 마음을 빼앗겨
늘 마음에 안 드는 것을 마음에 드는 것으로 바꿔치기하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사람은 영영 깨달을 분수가 없소.
결국 환화공신인 이 ‘나’가 뭔가를 자기 뜻에 맞게 바꿔치기 하겠다는 얘긴데,
그 자체도 터무니없는 일이려니와, 그렇게 집착하는 마음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마음이 있는 한 그 사람은 절대로 그 참된 한 마음으로 귀향할 수가 없소.
집착하는 마음이 그대로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오.
그러니 전자를 버리고 후자를 얻기 위한 그 어떤 방편이나 노력도 전부
생살 긁어 부스럼을 내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오.
모름지기 인연 따라 나는 모든 법은 무생(緣生無生)임을 잊지 마시오.
집착을 하건 집착을 안 하건, 괴롭건 즐겁건, 좋건 싫건,
인연 따라 나는 모든 느낌들은 전부 망념(妄念), 망식(妄識)이오.
다만 이름만 그러할 뿐, 그저 그 모든 느낌은 빈 것으로 보시오.
그렇게 일체의 느낌을 철저히 빈 것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집착할 일도 없고 여읠 일도 없게 될 테니,
그저 만법을 있는 그대로 고요히 비출 수 있게 되는 거요.
그리고 내내 그렇게 비추다 보면 오래지 않아 청정한 그 본래의 마음이
우뚝 드러나 있음을 알게 될 거요.
- 현정선원 법정님 -
가을 편지
가을 편지를 띄웁니다
그동안 묻어두었던 추억과
봄 여름 못다한
사연들을 꺼내
곱게 물들여 전하고
싶습니다.
쪼개지듯
아려오는 외로움을
젖은 미소로 살짝 비켜세우고,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날에
그리움의 차 한 잔 드리고 싶습니다.
국화 향(香) 묻어둔 그대의 마음속으로
빼시시 비집고 들어간 단풍(丹風)사랑이
아직도 내 가슴 밑둥에서
다 못태운 모닥불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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