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 / 릴라님

2016. 10. 15. 18:2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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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야기 .... 장용길 


이 자리



생각에 어두웠을 뿐
이미 이 마음입니다.
찾고 구할 일이 없습니다.
다만 추구하는 마음, 지키려는 마음만 내려놓고 보면 본래 이 자리입니다.

지금 말을 하고 생각을 하는 이 바탕입니다.
온갖 일이 저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바깥 세계, 온갖 물질적인 모습들, 내면세계의 온갖 이미지와

생각들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이렇게 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나고 사라지는 데는 나를 떠나 다른 곳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여기를 떠날 수도 없고, 여기를 벗어난 다른 곳도 없습니다.
모든 것의 존재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주어지고 있습니다.

인연 따라 온갖 모습을 달리하며 나고 사라집니다.
세상만사 모든 일, 욕망의 세계, 물질의 세계, 깨끗한 세계.
과거의 기억, 과거의 아픔, 과거의 일들.
현재의 일, 생각, 느낌들.
미래에 대한 계획, 변화, 닥칠 일들.

모든 세계가 바로 지금 한 생각에 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생각은 언제나 지금 이렇게 일어납니다.
생각은 과거에도 없고 미래에도 없습니다.
현재의 모든 일들 또한 현재에 있지도 않습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모두 지금 이렇게 일어난 생각일 뿐입니다.
온갖 일들이 바로 지금 이 자리의 일임을 깨닫는다면

세상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자신이라는 것도 생각임을 깨닫는다면 세상이 그대로 내가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로 돌아오고 이 하나가 모든 것으로 돌아간다면,
세상과 나 사이에 아무런 틈새도 이물감도 없을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진실하지만, 있는 그대로 있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본래 이대로였지 다른 일이 없었습니다.
그저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 어두웠을 뿐입니다.


- 릴라님


 

 


가을이 물들어오면 ... 이해인


 


가을이 물 들어오면
내 사랑하는 사람아
푸르고 푸른 하늘을 보러
들판으로 나가자



가을 햇살 아래
빛나는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살며시 와 닿는 그대의 손을 잡으면
입가에 쏟아지는 하얀 웃음에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기뻐할까



가을이 물들어 오면
내 사랑하는 사람아
흘러가는 강물을 보러
강가로 나가자



강변에 앉아 우리의 삶처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서로의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
우리의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가 되지 않을까


 


용서


일 없이 지내는 것이 차라리 낫다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그대들 눈앞에서 작용하는 이놈이 바로 조사와 부처님과 다르지 않다.


왜 믿지 않고 밖에서 찾는가? 착각하지 말라. 밖에도 법이 없으며 안에도 또한 얻을


것이 없다. 그대들은 산승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는 것보다는 모든 생각을 쉬어서


아무 일 없이 지내는 것이 차라리 낫다.”  - 임제스님


 


불교란 무엇인가? 도란 무엇인가? 도를 이룬 부처님이나 조사는 또 무엇인가?


그대들이 지금 이 자리에서 보고 듣고 알고 느끼고 하면서 작용하는 그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 작용하는 그놈이 부처님과 조사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단지 그것을 믿지 못하고 그 외의 것들을 찾아 밖으로 법을 구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안에 있는 것도 아니다.


안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안에서 얻을 수도 없다.


내가 하는 이 말은 이 지상에서 제일가는 법문이다. 이보다 더 위대한 법문은 없다.


팔만사천법문과 온갖 시시비비를 다 쓸어버리는 어마어마한 태풍과도 같은 말씀이다.


하지만 산승의 이 말을 듣는 것보다는 한 생각 쉬는 것이 더 낫다.


한 생각 쉬고 아무 일 없이 지내는 것이 훨씬 훌륭하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지만 나는 놈보다는 아예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는 놈이 백 배 훌륭하다


 


- 무비스님 해설






- SOL GABETTA - Vivaldi, Concerto for Cello in F major RV 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