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인간의 흔들림

2016. 10. 15. 17:37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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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인간의 흔들림

생물사 1억년 태아 8일에 해당
우주 150억년 인생 100년에 응축

“인간은 우주의 한 조각 이나
티끌속 우주 아는 고귀한 존재”

고사리 잎의 각 부분은 전체구조를 그대로 보이고 있는 자기닮음(프랙탈) 구조의 전형이다. 또 원자핵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맴도는 전자가 있다. 그것은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이 돌고 있는 우주구조와 같다. 이와같이 모든 현상에는 부분과 전체 또는 미크로와 마크로의 구조가 있다.

나무모양을 생각해 보자. Y자형이 되풀이되고 있으며 그것은 산맥이나 강줄기에도 볼 수 있다. 다만 나무종류, 또는 지리적 특성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지는데 한결같이 전체와 부분이 같은 프랙탈적인 구조는 공통적이다. 이 사실은 공간에서만이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우주 150억년의 시간과 인생 100년의 시간에도 프랙탈적인 구조의 일치가 예상된다.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되풀이 한다’는 말도 생각이 난다. 발생생물학에서는 수정후 32일이 된 인간의 태아에는 고대 난골어류의 것과도 같은 아가미가 있다.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4억년전에 있던 물고기의 모습과 같다. 34일이 지나면 코가 입에 이어지는 양서류의 얼굴이 되고 36일에는 3억년전 원시파충류의 모습이 된다. 38일에는 폐로 호흡이 가능해지고 원시 포유류의 얼굴이 생기고 40일째에는 인간의 모습이 되어진다. 지구가 1억년에 걸쳐서 진행해온 생물진화의 역사를 겨우 8일 동안에 태아는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하루의 삶이 평생의 무게와 같고 인류 백만년의 그것과도 필적한다. 생물사 1억년이 태아의 8일에 해당한다는 신비로움에 경외의 마음이 절로 생긴다.

의상대사의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이라는 말씀은 이 사실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적으로 있는 것은 그대로 공간적으로도 있다. 다시 의상대사의 말을 인용한다면 ‘일념즉시무량겁’이라는 말과 같이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임을 말하고 있다. 태양계의 구조와 원자구조가 같음은 앞에서 말한 대로이다. 이 사실은 프랙탈적인 현상에 대해서는 크기가 문제시되지 않음을 뜻한다. 모양새만을 본다면 그 크기에 대해 절대적인 척도가 없다. 

고독 / 릴케
고독은 비와 같다.
저녁을 향해 바다에서 올라와
멀리 떨어진 평야에서
언제나 적적한 하늘로 올라간다.
그리하여 비로소 도시 위에 떨어진다.
밤도 낮도 아닌 시간에 비는 내린다.
모든 골목이 아침을 향할 때,
아무 것도 찾지 못한 육체와 육체가
실망하고 슬프게 헤어져 갈 때,
그리고 시새우는 사람들이 함께
하나의 침대에서 잠자야 할 때,

그때 고독은 강물 되어 흐른다…….

 

- 운천

 

 

1

수천년을 거슬러 올라기도
옛날이 아니요.

수만년을 앞으로 나아가도
항상 지금이다.

 

2

나와 남이 똑같기를 바라지 말라.

내 마음도 매순간 변하는데 어떻게
남의 마음이 나와 같기를 바라는가.

남이 잘못한 일로 인하여 속상해 하지말라.

남의 잘못에 믄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뜻대로 되지 않았기에 속상한 것이다.

3

바다가 모든 강에서 흘러오는 만가지
맛의 물을 다 받아들임과 같이

용광로가 온갖 잡철을 다 받아들여
붉게 끓어오르는 것과 같이

일체 경계를 하나도 남김없이 다 자성에
내려놓은 것을 청정한 마음이라 한다.

- 육조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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