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 초심자의 어려움과 쉬움/참선요지 / 허운화상

2016. 10. 22. 19:4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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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噴水) / 김춘수

참선 초심자의 어려움과 쉬움


 


참선이라는 이 한 법은 본래 분별(分別)할 수 없지만,
다만 공부해 가는 데 있어서
초심자[初參]는 초심자대로 어려움과 쉬움이 있고,
구참자[老參]는 구참자대로 어려움과 쉬움이 있다.

그러면 초심자의 어려움이란 무엇인가.
몸과 마음이 순숙(純熟)하지 않아 들어갈 길[門路]을 찾지만 분명하지가 않고,
공부를 해도 향상되지 않으며,
마음이 조급하지 않으면 그저 눈만 껌벅거리며 세월을 보내게 되니,
결국 '첫해에는 처음이라 참구해 보는 것이고,
그 다음 해에는 벌써 오래 참구한 것처럼 되며,
3년이 되면 아예 공부를 놓는' 결과가 되고 만다.

초심자의 쉬움이란 무엇인가?
오직 하나의 신심(信心)과,
장영심(長永心)과 무심(無心)만 갖추면 된다는 것이다.



초심자의 쉬움이란 무엇인가?
오직 하나의 신심(信心)과,
장영심(長永心)과 무심(無心)만 갖추면 된다는 것이다.

소위 신심이란 것은
첫째, 나의 마음이 본래 부처이며,
시방 세계의 모든 중생과 더불어 다르지 않음을 믿는 것이요,
둘째,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은
모든 법이 생사를 요달(了達)하여 부처를 이루는 도(道)임을 믿는 것이다.

이른바 장영심(長永心)이란,
어떤 한 법을 선정해서 생을 마칠 때까지 수행하되
내생(來生)과 후내생(後來生)에 이르도록
오로지 이와 같이 지켜가는 것이다.

참선이라는 것은 반드시 이와 같이 참구해야 하고,
염불도 반드시 이와 같이 염해야 하며,
지주(持呪)라는 것도 반드시 이와 같이 지송(持誦)해야 하고,
교학(敎學)이라는 것도
반드시 이와 같이 듣고 생각하고 수행[聞思修]해야 하는 것이다.
어떠한 법문을 수행하더라도 계(戒)가 근본이 된다.
과연 이와 같이 수행해 나가기만 한다면 이루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위산(浍山)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약 누구든지 능히 이 법을 수행하되 3생(生)을 물러서지 않는다면
반드시 부처의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셨고,

또 영가(永嘉) 스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만약 내가 허망한 말로 중생을 속인다면,
영원히 발설지옥(拔舌地獄)에 떨어져 헤아릴 수 없는 겁을 보낼 것"이라 하셨다.

이른바 무심(無心)이란,
일체를 놓아버려[放下一切] 마치 죽은 사람 같으며
종일토록 대중을 따라 움직이지만[隨衆起到],
다시는 일점의 분별이나 집착도 일으키지 아니하여
한 사람의 무심도인(無心道人)이 되는 것이다.

초발심(初發心)의 사람이 이 세 가지 마음을 갖추고
만약 참선하여 화두를 든다면,
바로 '염불하는 것은 누구인가[念佛是誰]?'하라.
그대 스스로 묵묵히 생각하다 몇 번 소리 내어 아미타불을 부르고
이 염불하는 것이 누구이며,
이 한 생각은 어디서 일어나는 것인지를 보라.
그대는 알아야 한다.
이 한 생각은 내 입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내 몸에서 일어난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만약 그것이 내 몸이나 입에서 일어난 것이라면,
내가 죽고 나서도 내 몸과 입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왜 염불을 못하는가?

그대는 알아야 한다.
이 한 생각은 내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니,
바로 그 마음에서 생각이 일어나는 곳을 포착하여 예리하게 살펴보기를,
마치 고양이가 쥐를 잡으려고 (쥐구멍 앞에서) 기다리듯이[如猫捕鼠],
모든 정신을 여기에 집중하여 일체 딴 생각이 없이 하되
완급(緩急)을 적당하게 할 것이니,
너무 조급하게 해서 병이 나게 해서는 안 된다.

다니고, 서고, 앉고, 눕는[行住坐臥] 동안 내내 이와 같이 하여
날이 가고 달이 가면 공부가 깊어질 것이다.
그러다가 참외가 익어 꼭지가 떨어지듯,
시절인연이 도래하면 무엇에 부딪치거나 밀치는 순간에도
홀연히 대오(大悟)할 것이다.
이때는 사람이 물을 마셔보고 그 차고 따뜻함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아서
곧 걸림 없는 경지[無楝之地]에 이르며,
네거리에서 자기 아버지를 만난 듯이 큰 안락을 얻게 될 것이다.    

-출처: 虛雲 和尙 『參禪要旨』-


학남면민 망향동산[속초]




 


望鄕歌




고향 그리다가
망향의 객이 된 실향민들이
양지바른 곳에 누워
고향 이야기 나누고 있다

따뜻한 남쪽 땅에 묻혀
고향산천을 헤매는 넋
슬픔의 깊이에 찔린 귀뚜라미가

꺼억꺼억 울어대고


못 오는 혈육을 찾으려 지금도 헤매는

서로의 영혼들이

마른 들풀의 수신호 따라

바람으로 망향가를 전한다.


 속초시 실향민 문화 지도 3 - 함경북도 학성군 학남면 망향동산과 망향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