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8. 22:0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비록 100년을 살더라도
「중아함경(中阿含經)」에 보면
천상세계의 시간과 인간계의 시간에 대한
재미있는 비유가 나오는데요,
인간세상의 50년이라야 사천왕의 하루밖에 되지 않는다.
그 사천왕의 하루에서 30일을 한 달로 하고
열두 달을 일 년으로 해서
500년 한 것이 사천왕의 수명이다.
인간의 100년이 도리천의 하루다.
이 도리천의 하루에서
30일을 한 달로 하고,
열두 달을 일 년으로 해서,
1,000년 한 것이 도리천의 수명이다.
중간에 좀 생략하고요,
다시 인간의 1,600년이 타화락천의 하루다.
이 타화락천의 하루에서
30일을 한 달로 하고,
열두 달을 일 년으로 해서,
16,000년 한 것이 타화락천의 수명이다.
우리가 100년도 안 되는 인생을
온갖 욕심 부리고, 돈 벌고, 좋은 집 사고,
땅도 사고, 투기도 하고,
남들보다 더 잘 살려고 아등바등해봐야
그것이 사천왕의 이틀 밖에 안 되고요,
도리천의 하루도 안 되며,
염마천의 12시간도 안 되고,
도솔천의 6시간, 화락천의 3시간,
타화락천의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일 뿐이라고 합니다.
하늘 세계에 있다가
인간으로 윤회를 해서 내려왔더라도
일평생을 아웅다웅하며
온갖 욕심 채우고 살다 돌아가면
그것이 타화락천에서는 1시간 정도 잠깐
산책 다녀 온 것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어떻게든 성공하겠노라고,
돈도 벌어보겠노라고,
좋은 집 한 채 떡하니 장만하겠노라고
아옹다옹하면서 평생을 다 허비하고 살았더라도
사실 그 시간이 천상 시계로는
고작 한 시간도 안 된다니
갑자기 좀 허무해지죠.
그 짧은 시간을
그렇게 긴 시간이라고 착각하면서
길게 길게 심리적으로 늘여놓고 산 것은
아닌가 싶어집니다.
사실 시간이란 환상일 뿐이고요
절대적인 시간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천상이나 지옥 등 다른 세계에서는
복을 짓고 수행을 통해 열반에 이르는 것이 불가능하고
오로지 인간계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때,
그 짧은 시간을 인간계에 있으면서
그 귀한 시간을 쓸모없는 데 소비해서는
안되지 않을까요?
본질적인 것,
인간으로서 꼭 해야 할 것에 마음을 쏟기에도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입니다.
어떤 분께서 말년에
이 불법에 대해 눈을 뜨고
자신의 성품을 확인하고서
꾸준히 공부 해 나가시다가
얼마 안돼서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하시는데요,
그 분이 돌아가시기 직전에 그러셨다고 하네요.
“나에게 한 십년 이십년 정도만 시간이 더 있더라도
이 공부를 완전히 마치고 갈 수 있었을 텐데...”하고 말이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은 것이 아닙니다.
더 이상 미그적 거리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때가 아니죠.
다시 왔던 곳으로 돌아갈 때
후회하는 일이 없으려면
내가 과연 이생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비록 백년을 살더라도
깨어있는 사람의 하루만도 못할 수가 있죠.
「법구경(法句經)」에서는 이렇게 설 합니다.
비록 백년을 살더라도
계명을 깨뜨리고 마음의 고요를 잃는다면,
바르게 행하며 마음의 고요를 지니고
단 하루 사는 편이 더 낫다.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
지혜롭지 못하고 마음이 산란하다면,
지혜롭고 고요한 마음으로
단 하루를 사는 것이 더 낫다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부지런히 노력하면서
단 하루를 사는 것이 더 낫다.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
나고 죽는 이치를 모른다면,
나고 죽는 이치를 알고
단 하루를 사는 것이 더 낫다.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
죽음이 없는 도를 모른다면,
죽음이 없는 도를 알고
단 하루를 사는 것이 더 낫다.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
가장 높은 진리를 모른다면,
가장 높은 진리를 알고
단 하루를 사는 것이 더 낫다
- 법상스님
‘저 사람 밉다’, ‘곱다’ 라는 - 우학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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