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식 알라야식 커넥톰(connectome) |…… 강병균 교수

2017. 4. 29. 18:1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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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식 알라야식 커넥톰(connectome)


불교닷컴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대도시 런던에서 수십 년간 숙련된, 택시 기사의 해마(海馬)는 일반인의 두 배로 커진다. 하지만 은퇴하면 2년 내로 일반인 크기로 줄어든다. 복잡한 시내교통정보를 다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커졌다가, 그럴 필요가 사라지자 줄어드는 것이다. 해마가 기억에 관여한다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954)이 인간의 지성으로부터 계산기능을 분리해 전자계산기를 만들었듯이, 뇌는 기억기능을 분리해 해마를 만들었다.

뇌세포가 파괴되면 기억을 상실한다. 경증 치매환자는 단기기억을 잃고, 중증은 장기기억까지 상실한다. 역으로 뇌세포에 기억을 심으면 계속 힘을 발휘한다. 뇌세포에 기억을 심는 것은 DVD·CD·USB에 기억(정보)을 심는 것과 같다. 정보란 변형된 (기억 저장체의) 표면이다. 마찬가지로 대뇌피질(1,000억 개 뇌신경세포들과 1,000조 개 돌기들)에 변형이 온 것이 기억이다. 이 변형이 유지되는 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변형은 국소적으로 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도 온다. 후자의 경우 해당 기억을 삭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곳에서 문제의 기억을 삭제하려 하면(예를 들어 연기법을 초월한, 상주불변하고 불생불멸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인, 신에 대한 믿음이나 참나에 대한 믿음) 저곳에서 반격이 들어오고, 저곳을 공격하면 이곳이 다시 살아난다. 수백억 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 그래서 거의 불가능하다. 설사 (일을 함에 있어서 그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옳다는 걸 깨달아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지난하다.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기억은 강렬한 욕망으로 되살아나 현재의식의 스크린에 자기라는 가면(persona)을 쓰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욕망을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 명상이다. 동일시하지 않으면 옛 정보가 힘을 잃고, 힘을 잃으면 지워진다. 설사 지워지지 않더라도, 지고의 지위를 상실한다. 높은 경지에 오른 수행자들도, 평생 수행을 하는 이유이다. 자기 마음에 어떤 괴물이 숨어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역으로, 우리 마음에는, '어떤 성인(聖人)이 숨어있는지'도 모른다. 이걸 불교에서는 불성(佛性)이라고 부른다. 장구한 35억년 진화의 기간을 대부분 무의식에 살아온 인간생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백만년 전경에 발생한 자의식의 출현은 생물계에 비친 눈부신 영적 빛이다.)

기억을 심는 것은 독서·사유 등 자율적인 행위에 의해서도 일어나지만, 환경이 주는 사건·경험 등 타율적인 행위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이렇게 획득된 정보는, '뇌신경세포·돌기 변형'이라는 모습으로, 뇌에 저장된다. 이 경우 커넥톰(connectome 뇌신경망)에 변형이 일어나고 새로운 정체성이 형성된다. (그래서 재미 한국인 뇌인지과학자인 승현준(Sebastian Seung) MIT대 교수는 “나는 내 커넥톰이다(I am my connectome)"이라고 선언했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 생물은 단 한순간도 동일한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한다. 이런 과학적인 사실을 부인·거부하는 것은 몽매주의의 전형이다. 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존재하지도 않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다.

DVD·CD·USB를 꽂고 전기를 흘리면 정보가 다시 살아나듯이, 기억이 저장된 (뇌)부위가 생체전기의 자극을 받으면 기억이 되살아난다. 전기전자 기구가 생생하게 영상과 음향을 재생하듯이, 기억이 저장된 부위는 생생하게, 욕망을 재생한다. 어제의 욕망이 오늘의 욕망처럼 느껴진다. 이루어지지 못한 욕망이 의식 밑에 깊숙이 저장되어 있다가, (전기화학적으로 자극이 가해지면 전기화학적으로) 오늘의 욕망으로 재생하고 부활한다. 소위 (의지와 행동을 유발하는) 종자(種子)이다. 이 숨어있는 저장된 욕망이 인간과 생물의 ‘행동의 숨은 동기’이므로, 이것은 업종자(業種子)이다.

고대 불교인들의 알라야식 이론은, 물질과학(현대 생물학·뇌과학·전기전자학)의 도움을 받지 않고 발견한 위대한 뇌과학이다. 명상이 지닌 놀라운 힘이다. 물질과학은 현상을 탁월하게 설명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영적인 변용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반면에 명상(聞思修)은 커넥톰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그러므로 ‘물질과학이 종교와 하나가’ 혹은 ‘종교가 물질과학과 하나가’ 될 때 폭발적인 힘이 발휘된다. 이때, 인간의식에 새로운 차원의 지혜와 자비가 구현되며, 인간은 새로운 (영적인) 진화의 단계로 들어선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2,500년 전에 앞서 보여주고 인도하신 길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세상의 빛이다.




강병균 :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다시 듣고싶은 노래모음


01. 이승재 - 가을 나무 사이로
02. 정훈희 - 사랑이 미움되면
03. 나훈아 - 찻집의 고독
04. 문주란 - 마음이 고와야지
05. 조용필 - 돌아오지 않는 강
06. 이성애 - 사랑을 느낄때
07. 박우철 - 우연히 정들었네
08. 이승연 - 웬말인가요
09. 김동아 - 나를두고 가려므나
10. 방미 - 사랑도 추억도

11. 김상희 - 빨간 선인장
12. 남진 - 울려고 내가왔나
13. 이진관 - 인생은 미완성
14. 백영규 - 잊지는 말아야지
15. 어니언스 - 편지
16. 박건 - 사랑은 계절따라
17. 유익종 - 가면 어데로 가나
18. 이선희 - J에게
19. 송창식 - 한번쯤
20. 김연숙 -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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