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17. 11:2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그건 내 부처가 아니다 / 서암스님
"여보게, 어떤 한 사람이 논두렁 아래 조용히 앉아
그 마음을 스스로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중이요,
그곳이 절이지. 그리고 그것이 바로 불교라네."
불교는 어느 시대에 내놓아도 누가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탄복할 만큼 편리하고 쉽습니다.
어려운게 절대 없습니다.
누가 내 얼굴에 똥을 칠해도 씩 웃고 용서하는 마음,
그것이 공부고 참선이고 염불이고 기도입니다.
불교는 바로 꿈 깨는 문제이니 천하에 아주 쉬운 법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장 쉬운 것을 두고
겉으로 헤매니 어려워진 것입니다.
아침에 다만 한 시간, 아니 십 분만이라도
딱 앉아서 자기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가를 응시하고 인식한다면
그 시간은 참으로 빛나는 시간입니다.
비록 깨치지는 못하더라도
잠깐의 시간 동안이나마 진실히 면밀히 나를 더듬는다면
하루 24시간 생활하는 데
큰 힘이 되고 큰 빛이 됨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부처라는 것이 머리 하나 더 있고,
눈 하나 더 달린 그런 신통 변화를 부리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경계의 그물을 끊고 해탈자재해서
조금도 구애받지 않는 그 생활이 부처이지,
무슨 신통변화를 부린다고 부처가 아닙니다.
또 신통 변화를 부려봤자 며칠이나 가겠습니까.
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천하를 얻어 봐야 아무 소용이 없고,
온갖 신통력을 얻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불교의 위대한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신통만 있으면 그것을 과시하고,
또 사람들도 신통만 보면 거기에 따라가지만
불교는 그런 문제에 끌려가지 않습니다.
오직 내 인생을 해결하고자 하는 종교입니다.
이렇게 어떤 것에도 사로잡히지 않고
생사에 걸리지 않고 오매일여(寤寐一如)한
나를 보고자 하는 것이 바로 불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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