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4. 12:11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천도받는 부모가 되지 말라
- 보성 스님 -
옛날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홀로 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남의 집 일을 해주며 어렵게 살았지만,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이웃을 도와주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마흔 살이 되어 덕있는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학문도 닦기 시작하여, 쉰 살이 되기 전에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길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뒤늦게 벼슬길에 오르기는 하였지만,
인생을 진실되게 살고 남을 진정으로 돕는 그였기에
승승장구하여 정승의 지위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나이 일흔이 되었을 때
수명을 잘 보는 노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 이제 수명이 다할 날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아무 날 돌아가실 터이니 준비를 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정승은 이를 담담히 받아들였습니다.
'아, 이 몸을 버릴 때가 되었구나.'
마침내 예언한 날이 되자,
정승은 아침을 먹고 몸을 씻은 다음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염라대왕의 시자를 초연하게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해가 저물자 염라대왕의 우락부락한 사자대신
덕스럽게 생긴 선비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정중히 절을 하며 말했습니다.
" 선생님은 이 세상에 10년은 더 계셔야 합니다.
비록 명부에 기록된 수명은 다 하셨지만,
덕 높으신 어른께서 일찍 별세를 하게 되면
이 어려운 백성들을 누가 알뜰히 도와주겠습니까?
10년 동안 훌륭한 덕을 베풀어 주십시오. "
" 허, 그런가? 앞으로 10년을 더 살아? "
정승은 10년 동안 건강한 몸으로 백성들을 돌보다가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상징성을 띤 이 전래담처럼,
우리는 누가 잘 살게 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진실불허한 삶 속에서 스스로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매미소리 들리는 이 여름철에,
' 시원한 그늘에서 매미처럼 노래나 부르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는 없을까? ' 하는 인간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러한 생각속에 빠져 살면 염라대왕이 먼저 알고 잡아 갑니다.
이 세상에 필요없는 존재가 되었으니 빨리 잡아가고,
방종한 업에 대한 불행이 철저히 찾아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불허!
이 간절한 부처님의 말씀을 뇌리에 간직하며 덕을 베풀며 살면,
앞의 이야기에서처럼 염라대왕까지 존경하여
세상에 더 머물러 계실것을 청합니다.
불자들이여!
부디 진실불허를 잊지 마십시오.
진실불허로 중심을 잡아 원을 세우십시오.
' 돌아가신 어른들을 위해 내가 천도를 해드리지만,
내가 죽어 천도 받는 존재는 되지 않으리라. '
정녕 우리가 참된 불자라면,
우리의 아들딸에게 제사밥을 얻어먹는 부모가 아니라,
아들딸들이 참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제사를 지내며
기억하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죽은 다음 아들딸들로부터,
' 아버님 어머님의 진실불허한 그 덕을 사모하고 본받기 위해,
오늘 이렇게 제사를 올립니다. '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정도의 불자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진실불허를 능히 이웃에게 베풀 수 있는 진짜 보살이
되어야 합니다. 간절히 당부 드리건대, 천도의 기간이나마
'진실불허'를 닦도록 노력해 보십시오.
사찰에 위패를 올리고 동참금을 내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독경, 사경, 주력, 염불, 절, 참선, 참회 등의 수행법 중에서
한가지를 택하여 49일동안 부지런히 정진하도록 하십시오.
지금이 기회입니다.
이제는 괴롭고 불쌍한 인생살이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정진할 때 진실불허의 힘이 자라고, 그 힘이 있어야 '나'뿐만 아니라
가까운 이까지 가야 할 좋은 자리로 나아가도록 할 수 있습니다.
천도!
과연 천도 중 가장 큰 천도가 무었이겠습니까?
내가 나를 천도하는 것입니다.
'나'의 집착을 천도하고 탐심과 진심과 치심을 천도하여
진실불허한 삶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란분재의 천도가 무엇입니까?
공부한 스님네의 진실불허한 힘에 의존하는 천도입니다.
거듭 바라옵건대 우란분절과 49재를 맞이하게 될 때 꼭,
'어떻게 하면 세세생생 진실불허한 부처님의 길로 나아가는
힘찬 나가 될것인가' 를 정립하십시오.
그리하여 능히 선망부모를 천도하는
멋진 백중기도를 하기를 깊이 축원드립니다.
나무지장보살마하살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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