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땅 |…… 혜천스님설교

2018. 7. 27. 18:3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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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땅 

 

 

혜천(嵇瀳)스님의 일요 강론 : 불기2554년 12월 12일)


 

오늘의 강론 주제는 '평화의 땅'입니다.

 

12월 8일는 존 레논이 사망한 지 30년이 되는 날로, 그의 사망 30주기를 맞아 전 세게에서 추모의 열기가 이어졌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그가 여전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것은 과연 그의 노래 때문일까요?

 

존 레논은  이 세상의 평화를 깨는 것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전쟁, 종교, 사유 재산이 그것입니다. 그가 살던 당시 베트남 전쟁에 대해 반대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규모의 살육 역시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집니다. 오죽하면 마르크스는 종교를 아편에 비유했겠습니까? 사유재산  역시 사람들이 소유를 위해 다툰다는 점에서 평화를 깨는 한 요소입니다. 그는 음악가이면서 동시에 평화 운동가였습니다. 그의 위대한 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평화는 마음에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마음에 깃들어 있는 평화를 얼마나 자각하는가가 관건입니다. 부처님은 이것을 자애심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말로 자비라고도 합니다. 결국 평화는 마음 속으로 일어나는 자애심입니다. 마음 속에 자애심이 없으면 평화도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행복을 꿈 꿉니다. 그런데 우리가 행복을 꿈꾸려면 심신이 평화로와야 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꿈 꾸는데, 정작 그것에 필요한 자애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의미 있는 얘기가 여기 있습니다.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은 버마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이건 잘 알려지지 않은 얘깁니다. 그의 명작 <동물농장>은 버어마에서 경찰로 일한 경험이 바탕이 되어 탄생하였습니다. 그가 경찰로  근무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다급하게 달려와 이렇게 말합니다. "큰 일 났습니다. 코끼리 한 마리가 우리에서 뛰쳐나와 사람을 밟아 죽이려 하고, 집을 부수고 있습니다." 미안마는 이런 점에서 부럽습니다. 짐을 짓는데 돈이 들지 않습니다. 보통은 이층집인데, 1층은 비우고, 2층에서 삽니다. 부자라서 2층집을 짓는게 아니라 우기 때 물이 들어차기 때문에 이층집을 짓고, 1층을 비워두는 것입니다. 집이라는 것도 대나무 기둥, 대나무 벽, 대나무 지붕, 2층 바닥 역시 대나무로 짓습니다. 그러니 벽을 판자로 붙여 지은 판잣집은 부자집입니다.  우리 나라 원두막은 재벌 정도는 못 되어도 중견 기업인의 집 정도는 됩니다. 그러니 코끼리가 집을 냅다 받으면, 대나무 집이 무슨 수로 버티겠습니까?   조지 오웰은 코끼리가 사람을 밟아 죽이려하고 집을 부순다는 말에 이렇게 이렇게 말합니다.  "총 가지고 당장 나를 따라와!" 라고 외칩니다. 그러면서 경찰서 밖을 나서는데 뒤를 돌아 보니까 말이 달릴 때 먼지가 일듯 군중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쫓아 옵니다. 왜 그럴까요? 조지오웰이 총을 들고 나서니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겠구나 싶어 오웰의 발바닥에 먼지가 일듯 군중들이 따라 나선 것입니다.

 

송나라, 북송의 휘종 임금은 그림을 잘 그리고, 글씨를 잘 썼습니다. 그가 서화를 즐겨 나라가 망한지도 모르지만, 그는 문화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궁에 화원들을 불러 모아 "말이 달리는데 꽃을 밟으니 향기가 난다. 이걸 그림으로 그리라!"고 합니다. 향기를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어떤 화원이 달리는 말 뒤로 나비들이 쫓아가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이런 기발한 발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화가입니다. 나비를 그림으로써 거기에 향기가 있다는 걸 그리는 것입니다. 휘종이 이 사람에게 최고의 점수를 주어 엄청난 상을 내립니다.

 

마치 그것처럼 군중이 조지 오웰의 뒤를 따라 갑니다. 그런데 사실 조지 오웰은 코끼리를 죽이려고 총을 가져간 게 아닙니다. 자기 방어용으로 가져간 것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이미 상황이 종료된 뒤였습니다. 행패를 부리던 코끼리가 간 곳이 없습니다. 행패도 힘이 있어야 부리는 것인데, 힘 빠진 코끼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는 것입니다. 조지오웰은 총을 건네 받았는데,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끼리를 쏘기를 기다리는 눈빛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총 한발을 쏩니다. 그래도 죽지 않자 두발, 세발 연거푸 세 발을 쏜 뒤, 마지막 확인 사살까지 합니다. 코끼리가 드디어 죽습니다. 조지 오웰은 처음부터 코끼리를 쏘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코끼리가 행패를 부린다니 방어의 차원에서 총을 가지고 갔었는데, 마치 향기를 쫒는 나비처럼 군중들이 몰려드니 코끼리를 죽인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싸움구경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부부싸움을 보아도 본인들은 죽자 살자하고 싸우지만, 구경꾼들은 재미있어 합니다. '마누라 바가지 때문에 못살겠다'고 남편이 외치면, 아내는 '남편이 씨가 잘못되어 그 모양'이라고 맞 받습니다. 구경꾼들이 이런 얘기들에 재미있어 하는 것은  남의 얘기이기 때문입니다. 부부싸움을 이리 열심히 하는데 구경꾼들에게 약 하나를 못파니 이것은 엄청난 손해입니다. K-1이라는 이종격투기가 벌어지면, TV 앞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K-1이 탄생시킨 불세출의 챔피언으로 표도로를 꼽습니다. 그는 챔피언인데도 새벽 다섯 시만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운동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절대적 강자인데 왜 이렇게 운동을 하는가라고 물으니 '더 강해지기 위해서'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기자가 되물었습니다. "당신같은 절대 강자가 더 강해질 필요가 있습니까? " 그러자 표도르가 답합니다. "내가 더욱 강해 져야만 내게 진 사람들이 위로를 받습니다. 왜 졌느냐고 물으면, 표도르는 너무 강해서 이길 수 없었다 고 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 항상 운동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진 사람들을 위해 매일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 운동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이런 걸 보면 아무나 챔피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먹이 세서 챔피언이 되는 것은 뒷골목 양아치들의 수준입니다. 존 레논은 음악가이자 평화운동가입니다. 음악 뿐만 아니라 평화사상이 있습니다. 표도르에게도 사상이 있습니다. 싸움 얘기 하다보니, 여기 까지 왔습니다.

 

조지 오웰은 본래 코끼리를 쏠 생각이 없었습니다. 총을 가져가니 군중이 쫓아오고, 거기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코끼리를 죽였습니다. 그 경험이 <동물농장>을 쓴 계기가 됬습니다. 그 사건이 바탕이 되어 <동물농장>을 쓴 것입니다. 그것으로 그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자애심입니다. 사랑과 평화는 동격입니다. 동의어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야사 비구가 괴롭다고 머리를 치고 가슴을 쥐어뜯을 때, "여기에는 괴로움도 없고, 안락도 없다. 여기에는 평화와 안락만이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평화로운 삶을 꿈꿉니다. 그리고 평화를 꿈 꿉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평화라는 것은 물 위의 돛단배처럼 흔들립니다. 왜 흔들릴까요? 평화는 마음에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평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는 사랑을 자비라고 합니다. 자비는 사랑과 연민의 합성어입니다. 자(慈)자는 사랑, 비(悲)는 그의 연민까지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연민은 허물, 그의 허물까지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미국에서 어떤 젊은이가 장인될 사람을 찾아와, "제가 따님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시시요 "라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 분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는 유명인이었습니다. "지금은 내 딸의 장점만 보여 이렇게 결혼하고자하고 나에게 허락받으려 하지만, 살다 보면 장점을 찾을 수 없고 단점만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네. 그 때가 되면 지금 내 딸이 자네와 결혼하려는 것이 바로 단점과 허물 때문었다는 점을 기억해 두게. 만약 이런 단점이 없다면, 자네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네" 어떤 여가수가 Bye, Bye, Bye라고 노래했던가요? 그렇습니다. 장점만 보이던 것이 5년, 10년이 지나고 나면 단점이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수의 노래처럼 헤어지나요? 장인될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명심하라, 바로 그 단점 때문에 결혼한 것이다"라는 점입니다. 그 때가 되어서 "저 여자가 왜 나와 결혼하게 되었을까? "라는 셍각이 들면 '바로 저것때문이구나'라고 생각하라는 거죠. 바로 저것 때문에 낮춰서 나와 결혼했구나. 그것이 없었더라면 나보다 더 나은 사람과 결혼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대학만 낮춰서 지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이 뭐냐? 그의 단점을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그의 단점을 헤아려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이것이 자비입니다. 우리는 좋을 때는 겁나게 좋습니다. 서양의 어느 철학가인가 음악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은 애인이 너무 좋아 미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랑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최상급은 너무 사랑해 미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사랑은 아주 사랑하지만 절제된 것입니다. 그 다음은 뜨뜨미지근한 사랑이죠. 하향 평준화된 사랑, 그저 꿩은 날아가고 닭이라도 잡자는 식의 사랑입니다. 사랑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랑이 좋을 때는 장점만 보입니다. 미칠듯이 좋은 사랑을 좀 하향평준화하고자 어떤 사람이 화장실에서 응가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더랬습니다. 그랬더니 그것은 더 이뻐 보였다는 것입니다. 사랑에 미치면 장점만이 보입니다. 오죽하면 우리 속담에 '마누라가 좋으면 처갓집 말뚝에 절을하고, 장모가 좋으면 처갓집 개도 반갑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속담이 딱 맞지 않습니까? 좋을 때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을 보았을 때 그것까지 사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랑은 평화와 동의어입니다. 평화로운 삶은 내 마음 속에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자애심이 샘물처럼 넘쳐흘러야 삶이 평화로와 집니다. 미안한 얘기지만, 자애심이 없으면 평화 또한 없습니다. 나의 평화가 없으면 내 가정의 평화가 없고, 내 가정의 평화가 없으면 내 이웃의 평화가 없으며, 내 이웃의 평화가 없으면 국가의 평화가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평화를 얘기합니다만, 그 평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마치 조지 오웰이 총을 가지고 나서자 구경났다고 쫓아가는 군중들과 같죠.

 

부처님께서는 진정한 평화는 마음 속에 깃들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평화는 그 마음 속에서 흘러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를 멀리서 찾습니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역사는 일치일란(一治一亂)이라고 했습니다.  치(治)는 평화가 이루어지는것, 란(亂)은 평화가 깨지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치란은 맹자에 나온 말입니다. 역사는 한 번의 평화와 다시 그 평화가 깨지는 것의 반복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삶도 역사와 같습니다. 우리의 삶도 한 번의 평화와 그 평화가 깨지는 것으로 이루진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일치일치(一治一治), 즉 평화의 연속을 말합니다. 즉 치치(治治)하라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말하는 평화의 땅이 바로 이것입니다. 여기에는 괴로움이나 고통 따위가 없습니다. 

 

지금의 부처님 다음에 오실 부처님이 미륵 부처님입니다. 미륵은 샨스크리스트어로 '마이트레아'입니다. 그 뜻이 사랑과 평화입니다. 왜 사랑과 평화라는 음악그룹도 있었죠. '한 동안 뜸했었지'가 대표곡이죠. 미래의 부처인 미륵이 오는 세상에는 전쟁도 없고, 질병도 없고, 굶주림도 없고, 헐벗음도 없고, 가뭄도 없고, 지진도 없고, 천재지변이나 인재 또한 없는 세상입니다. 우리가 불국토라는 말을 쓰는데, 이 불국토 가 바로 이런 평화의 땅을 말합니다. 미륵이 오는 땅은 모든 사람이 평화롭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쟁도, 질병도, 굶주림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평화가 넘쳐 흐르는 땅입니다. 부처님이 말하는 상가공동체가 그것입니다. 평화를 깨트리는 것이 전쟁, 종교, 사유재산이라고 존 레논이 노래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옛날 폐르시아에는 조로아스터교라는 종교가 있었습니다. 조로아스터라는 교주가 만든 종교입니다. 이 조로아스트는 폐르시아어로, 그리스어로 하면 짜라투스트라입니다. 니체가 말한 짜라투스트라가 이 조로아스터입니다. 그 종교에 의하면 신은 선신과 악신으로 구분됩니다. 선신은 아즈라 마후다로 이 종교 최고의 신입니다. 조로아스터교은 이 선신을 섬깁니다. 악신은 데바입니다. 그런데 인도로 오게 되면 대바는 선신, 즉 좋은 신이 됩니다. 인도에선 신이라는 말이 데바입니다. 며칠전 국회가 아수라장이었다고 합니다. 왜 국회의장으로 표도로를 뽑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아수라장이 아수라와 데바가 전쟁을 벌려 , 그 신들의 시신이 널부러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들이 싸우는 것도 끔찍한데, 신들이 싸우는 전쟁터는 오죽하겠습니까? 인도에서는 최고의 신이 제석천, 즉 인드라로 천둥과 벼락의 신입니다. 인도에는 데바가 좋은 신, 아즈라가 악신이 됩니다. 원래 폐르시아에서는 그 반대죠. 재미있지 않습니까? 원래 이들 민족은 기원이 같습니다. 같은 종족, 같은 형제입니다. 인도와 페르시아로 갈라지기 전에 다툼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종교나 사상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페르시아는 데바가 악신이고, 인도에서는 아즈라가 악신입니다. 우리가 믿는 평화라는 것 역시 이처럼 견고하지 않습니다.

 

원나라 말 만송행수라는 선사가 <종용록>이라는 책을 남겼습니다. 그는 "태평성대는 장군이 이루나, 장군의 태평함은 허락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굳이 설명드리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여기계신 분들은 지혜로운 분들이니까요. 지혜로운 분이 아니면 이 문을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러면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는 그리 견고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냐구요? 우리의 자애심이 견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의 마음 속의 사랑이 견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이 여자가 아니면 안 됩니다, 이 여자가 아니면 저는 죽겠습니다 결혼시켜 주십시요" 하다가도 그 다음 날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이제는 "이 여자 때문에 죽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제가 친한 스님 중에 골골선사가 있습니다. 하도 코를 골아 골골선사입니다. 예전에 제가 그 스님과  어디가서 같은 방에 함께 자게 되었습니다. 수덕사 정혜사에서 잠을 잤는데, 그 다음 날 건너방의 스님들이 너무 코를 골아 한 잠도 못잤다고 항의가 빗발칩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제가 이 스님 바로 옆에서 지난 밤 잠을 잤습니다" 여기까지 였으면 얘깃거리가 안 됩니다. 그 골골선사께서 울릉도 도동에 있는 배운사에서 묵을 일이 있었는데, 어떤 스님 때문에 한 잠도 못잤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스님이 만난 스님은 갈골선사(이빨 갈고 코 골고)였던 것입니다. 갈골선사를 만나 졌다고 무릎꿇고 패배를 시인했다는 것입니다. 어저께는 그렇게 자신에게 코를 곤다는 비난에 못마땅해 하다가도, 오늘은 남이 이 좀 갈았다고 그러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이 이렇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이를 갈고 코를 고는 것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어야 합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랑하면 보이나니, 보면 알게 된다'  사랑하게 되면 그의 단점, 허물이 보입니다. 사랑은 그런 단점, 허물까지도 사랑하는 것입니다. 꽃을 좋아하는 것은 누구나 합니다. 꽃을 좋아하고, 이쁜 아가씨를 보면 눈이 돌아가는 것은 누구나 하는 것입니다. 나도 그럽니다. 그러나 잡초를 사랑하는 것은 아무나 못합니다.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이라는 의미의 나훈아 <잡초>가 아닙니다. 잡초 입장에서는 잡초가 아닙니다. 아마 인권침해라고 인권위원회에 제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꽃과 잡초가 있으면 꽃을 뽑아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들 잡초를 뽑아냅니다. 예전 서울에서 시골로 시집간 어느 분의 얘깁니다. 어느 날 닷벼밭은 매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자지러지더랍니다. 벼를 다 뽑고 바랭이를 남겨 둔 것입니다. 닷벼가 어렸을 때는 바랭이 풀과 비슷해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밭을 맨답시고 벼를 다 뽑아 버리고 바랭이를 남겨둔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밭일을 시키지 않더라나요. 우리가 꽃을 사랑하는 것은 아무나 다 합니다. 즉 장점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합니다. 그러나 잡초를 사랑하는 것은 아무나 못합니다. 즉 단점을 사랑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그의 단점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사랑입니다. 자애심은 그의 허물까지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자애심은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하기 때문에 차별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화를 얻으려면 마음 속에 사랑이 일어나야 합니다. 마음 속에 사랑이 일어나게 되면 모든 허물까지 사랑하게 됩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출발합니다. 내가 평화롭지 못하면, 누구도 평화롭게 해 줄 수 없습니다. 평화는 나로부터 출발합니다. 내가 평화로와야 평화로운 가정이 생기고, 그래야 평화로운 삶이 이어집니다. 그 평화로운 삶이 있어야 평화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평화로운 세상은 평화로운 사람들이 사는 세상입니다. 이 곳이 불국토입니다. 우리는 어디에선가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넘쳐 흐르는 땅을 찾기도 합니다. 평화가 넘쳐 흐르는 땅은 평화로운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그 평화가 넘쳐 흐르는 것입니다. 이 땅에 평화가 넘쳐 흐르기 때문에 미륵보살이 오는 것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륵이 와서 평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 평화가 넘쳐흐르기 때문에 미륵이 오는 것입니다. 옛날 왕조시대에 핍박받는 민초들은 미륵이 오길 원합니다. 그래서 민란에는 미륵을 자처하는 자들이 나타납니다. 신라말 견훤이 그랬고, 고려말  공민왕이 안동까지 도망갔던 홍건적의 난이 그랬습니다. 홍건적은 원래 중국 백련교도들의 난인 백련교라는 신흥종교에서 유래했는데, 미륵을 믿는 신흥 종교였습니다. 원나라 말기 미륵으로부터 구원받기 위해 일어난 민란의 한 줄기가 우리나라 고려까지 들어온 것이 홍건적의 난입니다. 나는 미륵이 있어서 평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 평화가 있기 때문에 미륵이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화라는 것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닙니다. 평화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내 자신으로부터 평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내가 평화로우면 가정이 평화롭고, 그러면 이웃이 평화롭습니다. 그 평화를 이루어 주는 것은 오직 사랑밖에 없습니다. 평화를 이루어 주는 것은 오직 자애심입니다.

 

부처님께서 야사 비구가 괴롭다고 울부짖을 때, "여기에는 괴로움도 없고, 고통도 없다. 앉으라!" 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앉아야 합니다. 앉는다는 것은 평정을 유지하는 것, 즉 동요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앉아야 됩니다. 앉아서 마음 속의 사랑을 일깨워야 합니다. 우리 마음 속에 사랑과 자애심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 속에 사랑과 자애심에 대한 견고함이 없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군가 이런 말을 하면 그거하죠. 겁나게 뒷담화를 하면 화나죠. "내가 어제 길을 가고 있는데, 니 마누라가 어떤 남자가 같이 걷고 있더라"라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이 얘길 들은 남편이 저녁에 돌아와 다그칩니다. 누구랑 걸었느냐, 왜 걸었느냐? 그러나 그 납자가 직장동료일수도 거래처의 사람일수도 있늑 서 아닙니까?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그 '누군가가 보고 말한 것'을 우리가 믿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보는 것도 때에 따라 진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착시 현상이 일어나면 그렇죠. 내가 제주도에 갔을 적에 택시기사가 어디엔가 내려주면서 시동을 끈 택시가 언덕을 올라간다고 말합니다. 진짜 그렇습니다. 흔히 말하는 도깨비 도로가 여깁니다. 사실 알고 보면 거기가 내리막 길입니다. 그런데도 주위의 지형 때문에 착시현상으로 오르막 길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도 진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물며 보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 것이 누군가에 의해 깨트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 견고함과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의 허물꺼지 사랑해줄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분이 이런 말을 합니다. 자기 아내가 화장을 하지 않고 외출을 하면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아내가 화장하지 않는 것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이 남자의 이유인 즉, 세상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여자와는 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멋진 남자인가요? 모든 사람이 곁눈질할 때, 내가 그녀를 지키는 것이 행복이라나요. 얼마나 멋진 남자인가요. 요즘 유행어로 루저들이나 야로를 부리는 것입니다.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아내가 다른 남자와 걸어갔다는 사실 하나에 핍박을 하겠습니까. 자신이 없다는 것은 내 마음 속에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아서 입니다.

 

사랑이 없이는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왜 우리는 전쟁을 치를까요?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로 자애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왜 포격했겠습니까?  죽으라고 한 것입니다. 자애심이 없는 것입니다. 그건 뭐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내 아내, 내 남편, 내 가족조차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는 없습니다. 자신과 가족조차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누구를 위해 사랑하고, 누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신 이 곳, 즉 안락과 평화가 있다는 이 곳은 내 마음 속에 사랑이 넘쳐 흐르는 곳입니다. 내 마음 속에 사랑이 넘쳐 흐르면 평화가 있습니다.

 

오늘 강론의 주제가 '평화의 땅'입니다. 평화의 땅은 평화로운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평화로운 땅입니다. 평화로운 사람이 되려면, 우리가 마음 속에 자애심을 키워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 자애심을 일으켜야  합니다. 혹시 내가 누군가에, 내 가족 누구에게라도 상처를 줬으면, 보듬어 안아 주십시요. 나와 살아줘서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이나 허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과 허물이 있다는 것은 미안하지만 허물이 아닙니다. 그 허물을 스스로 자각하지 않는 것이 허물입니다. 그 허물을 자각하는 것이 참회입니다. 참회하면 마음이 평화로와 집니다. 나만이 평화로와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평화롭습니다. 그러면 이 땅에 평화가 옵니다. 그러면 여기가 불국토입니다.

 

오늘 강론은 여기까지 입니다. 오늘 기도를 이끌어 주실분  안계신가요? (모두들 조요~~~옹. 그럴 줄 알았다는 듯 ) 그러면 이렇게 하면 된다는 걸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제가 한 번 더 하겠습니다. 

(스님의 기도) 일동 싸두 싸두 싸두.  

 


Imagine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and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Imagine no possessions I wonder if you can

No need for greed nor hunger a brotherhood of man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상상해봐요  

 

천국이 없다고 생각해 봐요 하려고만 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예요

우리 아래엔 지옥이 없고 우리 위에는 오직 하늘만 펼쳐 있다고 상상해 봐요

모든 사람들이 오늘을 위해 살아간다고 상상해 보세요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 봐요 그다지 어렵진 않을 거예요

무언가를 위해 죽일 일도 목숨을 바칠 일도 없고 종교마저 없다고 상상해 봐요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간다고 상상해 봐요   

   

나를 몽상가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나만 이런 꿈을 꾸는 건 아니에요

그대 언젠가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랄께요 그러면 우리의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유물이 없다고 상상해봐요

탐욕을 부릴일도 배고플 일도 없고 오직 인간에 대한 인류애만 존재한다고 상상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이 세상을 함께 공유하는 것을 상상해봐요 

 

나를 몽상가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나만 이런 꿈을 꾸는 건 아니에요

그대 언젠가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랄께요 그러면 우리의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혜천스님 - 초기불교전공 흥천사주지 

                 

 

                    

    



  
001) 한승기 - 연인
002) 김돈규 - 나만의 슬픔
003) 김범용 - 밤의 플랫트홈
004) 허송 - 추억
005) 고한우 - 암연
006) 원민 - 12시가
007) 김재성 - 당신 따라갈 것을
008) 김신우 - 더 맨
009) 김진복 - 두렵지 않은 사랑
010) 권선국 - Stay With Me

011) 이승훈 - 마지막 편지
012) 박강성 - 문 밖에 있는 그대
013) 유상록 - 그 여인
014) 최성수 - 해후
015) 진시몬 - 비련
016) 이창휘 - 괜찮아요
017) 임주연 - 보고싶어
018) 양현경 - 비몽
019) 남화용 - 홀로 가는 길
020) 김영태 - 내가 부를 너의 이름

021) 김목경 - 부르지 마
022) 서상억 - 부디부디
023) 유익종 - 9월에 떠난 사랑
024) 김동환 - 묻어버린 아픔
025) 김세영 - 밤의 길목에서
026) 바람꽃 - 비와 외로움(원곡)
027) 백미현 - 길
028) 최성민 - 사랑하는 사람에게 
029) 홍종명 - 내가 가야할 길
030) 황승호제 - 멀어지는 너

031) 김윤아 - 야상곡
032) 김동욱 - 미련한 사랑
033) 추가열 -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
034) 캐슬 - 기다리는 아픔
035) 이안 - 물고기자리
036) 적우 - 카사비앙카
037) 전원석 - 떠나지 마
038) 포맨 -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한
039) 박완규 - 천년의 사랑
040) 김남훈 - 창가에
041) 신계행 - 가을사랑
042) 김범수 - 일생동안
043) 김명상 - 널 사랑하니까
044) 박희수 - 그 어느 겨울
045) 양하영 - 영원한 사랑인 줄 았았는데
046) 임형주 - The Salley Gardens
047) 정태춘 - 떠나가는 배
048) 이동원 - 이별노래
049) 장철웅 - 이룰 수 없는 사랑 
050) 김종환 - 존재의 이유

051) 우승하 - 비가
052) 조관우 - 미로
053) 김태영 - 혼자만의 사랑
054) 김진영 - 사랑의 기도
055) 유진영 - 아침같은 사랑
056) 차호석 - 내 안의 눈물
057) 정선연 - 고독
058) 건아들 -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059) 이리 - 어제
060) 솔개트리오 - 아직도 못다한 사랑

061) 주니퍼 - 하늘 끝에서 흘린 눈물
062) A.R.T - 하늘아
063) 차진영 - 애니아 (락발라드)
064) 이재성 - 그 집앞
065) 신촌부르스 - 골목길 
066) 고한우 - 네가 보고파지면
067) 권선국 - 작은 사랑
068) 김신우 - 좋은 사람 만나요
069) 박강수 - 부족한 사랑
070) 박강성 - 이 마음 모를 거야

071) 진시몬 - 둠바둠바 
072) 캐슬 - 천상재회(통기타)
073) 유익종 - 새보다 자유로워라
074) 원민 -그 여인
075) 유상록 - 사랑을 잃어버린 나
076) 진시몬 - 애수
077) 추가열 - 슬픈 사랑
078) 휘버스 - 그대로 그렇게
079) 안젤로 - 너를 기다려
080) 예민 -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081) 변진섭 - 홀로 된다는 것
082) 진시몬 - 애원
083) 도현아 - 혼자서 울고 있어요
084) 이현우 - 헤어진 다음날
085) 사람과나무 - 쓸쓸한 연가
086) 고한우 - 비연
087) 유익종 - 들꽃
088) 서상억 - 널 사랑할 수 밖에
089) 신정숙 - 그 사랑이 울고 있어요
090) 김돈규에스더 - 다시 태어나도

091) 이선희 - 인연
092) 이승희 - 슬퍼하지 마
093) 김부선 - 아쉬운 이별
094) 이승훈 - 말해주지 그랬어
095) 임재범 - 너를 위해
096) 임희숙 -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097) 코요테 - Y Bobby
098) 이연실 - 그대
099) 김범수 - 하루
100) 강영호 - 사랑할 수 없는 그대

101) 양혜승 - 아득히 먼 곳
102) 김동아 - 꽃잎처럼 지노라
103) 왁스 - 여정
104) 김신우 - 귀거래사
105) 심진스님 - 무상초
106) 김동아 - 와우정사
107) 신계행 - 사랑 그리고 이별
108) 서영은 - 너에게로 또다시
109) 박강성 - 장난감 병정
110) 비상구 - 잃어버린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