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하나의 세계 ②|******@불교의우주론@

2018. 8. 19. 17:36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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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하나의 세계<Ⅱ>

- 하나의 세계지만 시야따라 보이는 현상달라 -
- 불법의 세계 30억년 한정된 인간시야 넓혀 -

옛날에 ‘일상’과 ‘확장’이라는 두 새가 살고 있었다. 이 새들은 물 밑을 투시할 수 있는 좋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새에게는 한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일상’이라는 새는 자신의 눈 아래 수직이 되는 곳 밖에는 볼 수 없었지만, ‘확장’이라는 새는 수직이 되는 곳 뿐만 아니라 그 주위까지 볼 수 있었다. 말하자면 ‘확장’이라는 새는 ‘일상’이라는 새보다 확장된 시야를 갖고 있었다. 그러므로 ‘일상’이라는 새는 굴절현상을 알지 못하였지만 ‘확장’이라는 새는 이를 알고 있었다. (빛이 물 속으로 들어갈 때에는 일반적으로 굴절현상이 나타나지만, 빛이 수직으로 들어갈 때에는 굴절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고전 물리학이 기술하는 세계는 ‘일상’이라는 새가 보는 세계에 해당하며, 현대물리학이 기술하는 세계는 ‘확장’이라는 새가 보는 세계에 해당한다. 물론 ‘확장’이 보는 ‘일상’이 보는 세계를 그 안에 포함한다.
물리학을 말하면서 흔히 고전 물리학은 거시 세계를 다루는 학문이고 양자역학은 미시세계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하지만, 이는 사실 상당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양자 역학은 거시세계 뿐만 아니라 미시세계까지 다룰 수 있는 학문이다. 고전 물리학에서 거시세계로 한정되었던 시야가 현대물리학에 와서 미시세계로 까지 확장되게 된다. 이 확장된 시야에서 보면 일상적인 세계에서 비롯된 소견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비유하자면 ‘확장’이라는 새가 보는 굴절현상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양자역학 뉴턴역학이 기술하는 세계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요, 미시와 거시로 세계가 양분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하나의 세계가 존재할 뿐이지만 세계를 보는 우리의 시야가 확장되었을 뿐이다. 마치 핀셋만으로 물건을 들어 올리다가 기중기를 사용하게 되면 무거운 물체까지 들어 올릴 수 있어 작업 영역이 확장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연필을 들어올리려고 기중기를 쓴다거나 거시세계의 간단한 문제를 푸는 데에 양자역학을 쓴다면, 상단히 복잡하고 번거로울 것이다. 그런 이유로 거시세계의 문제에 양자역학을 쓰지 않는 것이지, 세계가 양분되어서 양자역학을 못쓰는 것은 아니다.

‘일상’이 보는 세계는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 공간 내에서 경험하는 세계이 다. 우리의 인식은 이 경험 세계에 한정되어 있다. 마치 뉴턴 역학의 신봉자 들이 수백년 동안 뉴턴 역학의 세계관에 갇혀있었던 것과 같다. 지상에 최초의 생물이 나타난 이후 30억년 이상의 오랜 진화의 시간을 거쳐 오늘의 인간이 지상에 존재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경험세계, 우리 의 의식세계가 형성되었으니, 일상의 시야에 갇혀 있었던 역사는 뉴턴 역학 의 수백년 정도가 아니라 수십억년이다.

이 30억년 동안 한정되어 있던 우리의 시야를 확장시켜 준 분이 석가모니 부 처님이요, 그 확장된 세계가 부처님이 펼쳐보이신 불법의 세계이다. 이 확장 된 세계에서는 일상 세계에서 비롯된 소견으로는 상상도 못하는 정경이 전개 된다.

불법의 세계가 우리 일상의 세계와 다른 세계를 포함한다 하더라도, 그 두 세계가 다른 세계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불법의 세계, 열반의 세계, 반 야의 세계, 공의 세계는 일상의 세계, 생멸의 세계, 미혹의 세계, 색의 세계를 그 안에 포함한다.

공의 세계를 의심하고 두려워 하는 것은 30억년이라는 업에 의해 형성된 근 원적 무지, 좁은 소견 때문이다. 그러나 넓은 안목에서 보면 굴절이 자연스러 운 현상이듯이, 오직 하나 공의 세계가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세계일 뿐이다. 굴절현상이 보편적인 것이지만 물 위에서 수직으로 보면 굴절현상이 없는 것 으로 생각되는 것처럼, 우리 세계는 근본적으로 공이지만 아주 특수하게 색 의 현상이 나타나며, 이 색의 세계에 고정된 좁은 시야의 눈은 보다 넓은 세 계가 있다는 것을 의심한다. 30억년 동안 그것만 보아왔으므로 그것은 절대 적이고 전체인 것으로 안다. 불법을 모르는 중생은 ‘일상’의 새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