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스스로가 본래 안다’는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2018. 9. 2. 13:2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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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
 ‘마음은 스스로가 본래 안다’는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답장 >
 여러분은 지금 의식을 마음인 줄 알고 있소.

굳이 말한다면 의식은 마음이 아니고 ‘본래 마음’에 비추어진 업(業)의 그림자요.

경계가 있으면 의식이 움직이고 경계가 없으면 의식이 안 움직이니,

그렇게 다른 것에 의지해서 있었다 없었다 하는 것은 참된 게 아니오.

그런 의식을 지금껏 자기 마음인 줄 알고 살아온 거요.

그렇게 의식은 늘, 움직였다 안 움직였다, 있었다 없었다 그렇소.

하지만 우리의 본래 마음은 그 전 과정을 통해서 생멸이 없소.

그러면서 모든 걸 그냥 환히 비추어 내고 있는 거요.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마음에 대해서 묻기도 하고 이?린? 대답도 하지만

그게 전부 마음의 거울에 비친 그림자, 의식이라 소리요.
 

 ‘본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소리도 전부 의식의 끄트머리에서 어쩔 수 없어서

하는 소리요. 그런데도 그 의식이란 놈은 재빨리 ‘알아듣고’, 움직이는 것은 그릇되니

버리고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써 옳음을 삼소. 그건 전혀 법문 들을 줄 모르는 거요.

이 공부는 그렇게 옳다는 것을 취해가며 의식을 요리조리 단련해서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게 아니오. 마음 밝히는 거요.

거울의 비추는 성품이 잘 훈련하고 훈습한다고 더 잘 비추는 게 아니지 않소?

그것과 같은 이치요.  흔히 범부는 행위의 주체가 있어야 작용이 있다고 믿소.

비추는 주체와 비추는 작용을 전혀 별개의 것으로 여긴다 소리요.

하지만 이 세상에 두 법은 없소.

그 의식이란 놈이 참된 하나를 두 갈래로 나누어 놓은 것뿐이오.

보는 놈과 보이는 것을 마치 둘인 양 나누어 놓고 그중 한 놈을 붙잡아 ‘나’로 삼고,

보이는 것을 저 바깥에 존재하는 대상으로 삼소. 하지만 전체가 참된 하나뿐임을

밝힌 사람은 관찰의 주체인 ‘나’나 관찰의 대상인 상대 경계나,

그게 전부 다 내 본래 마음에 비추어진 그림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소.
한 바탕 위에 찍힌 두 모습일 뿐이오.



- 현정선원 대우거사


   
김희진 - 사랑해 모닥불 님 그림자 새색시시집가네
        


이런 때에 / 이복숙


사각 사각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초록의 잎새마다 방울방울 듣는 날은
너의 손을 꼬옥 쥐고 싶어라

순이야, 이런 때 오렴
꽃다발 같은 거야 그냥 두고
훠어얼 나르듯 맨발로 오렴

모닥불보다 포근히 너를 감싸고 싶은 이 때에
다시는 눈 흘기지 않게 하고 싶은 이 때에
장미꽃을 다발 다발 드리고 싶은 이 때에

지금쯤 네가 와야 하는데
꼭 어서 네가 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