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6. 11:24ㆍ일반/생물·과학과생각
<40>성주괴공Ⅱ
- “풀잎 썩은 자리에 다시 새싹 돋아나듯 -
- 우주전체는 연기법따라 질서있게 생멸”-
별이 아무리 크더라도 가지고 있는 수소의 양은 유한한 것이므로 언젠가는 핵융합 반응의 원료가 되는 수소를 다쓰게 될 것이다. 별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수소를 거의 다 사용하게 되면 매우 불안정해 지면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이 때 대부분의 별들은 적색거성(赤色巨星)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한다. 이 단계의 별은 헬륨으로 이루어진 중심핵과 외피로 구성되게 되는데, 중심부에서의 수소 원료는 고갈된 상태이고, 외피는 원래 크기의 100배 정도까지 팽창된다. 이 단계에서 강한 대류작용에 의해 별의 일부가 밖으로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수소 핵융합 반응이 완료되면 중심부에서 발산되는 열기가 사라지면서 외부에 있던 질량을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게 되며, 따라서 별 자체의 중력에 의해 별 전체가 중심부로 함몰하여 높은 밀도의 백색왜성(白色矮星)이 된다. 대부분의 별들은 핵융합 반응의 원료인 수소를 다 사용하고 백색왜성으로 최후의 단계를 맞게 된다고 한다. 이는 질량이 비교적 적은 별의 최후이다.
그러나 질량이 매우 큰 별들은 훨씬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수소 원료가 고갈되고 나면, 수소 원자에 의해 생성된 헬륨 원자핵이 다시 결합하여 탄소 원자핵을 만들어 내는 새로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반응이 끝나게 되면 다시 이 탄소 원자를 원료로 하여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 내는 핵융합 반응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렇게 여러단계의 핵융합 반응을 거쳐 연료가 다 소비되고 나면 자체중력에 의하여 극히 짧은 순간에 격렬하나 수축이 일어나다가 폭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별은 며칠간 대단히 밝은 빛을 내게 되고 별을 이루는 대부분의 물질은 외부 공간으로 날아가고 만다. 이를 초신성 폭발이라 한다.
이 폭발의 잔해는 (1cc단 100만톤 정도 되는) 대단히 밀도가 높은 물체 덩어리가 되는데, 이는 반지름이 수십㎞정도 밖에 되지 않고 초당 수십회 정도 자전하는 (중성자 만으로 이루어진) 별이 된다. 이는 중성자 만으로 이루어진 중성자 별이라고 추측된다.
만약에 별의 질량이 대단히 커서 중력에 의한 수축 압력이 너무 커서 중성자의 형태조차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중심핵 주위의 중력은 너무도 커서 빛 조차도 이 중력을 이겨내면서 이 별에서 탈출할 수 없게 된 다. 이를 블랙홀이라고 한다. 이 블랙홀에서는 빛이 새어나오지 않으므로 오직 간 접적인 관측만이 가능하게 된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대개 비슷하게 태어나지만 죽는 모습은 서로 상당히 다르듯 이, 별도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이나 그 결과는 이처럼 서로 상당히 다르다.
이제 복잡했던 이야기를 좀 정리하여 보자. 어제 떴던 태양은 오늘도 우리의 세계 를 비추고 있지만, 어제의 태양은 오늘의 태양과는 다르다. 태양은 분명히 조금씩 변해가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조금씩 나이를 먹어간다. 그리고 우리가 언젠가 죽음 을 맞이하듯이 태양도 50억년 후의 어느 날 더이상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될 것이 다.
그러나 풀잎이 썩은 바로 그 자리에서 그 다음 해의 어느 따스한 봄날 새 싹이 솟 아나듯이, 이 우주 어디에선가는 새로운 태양이 바로 그 순간 생기고 있을 것이다. 부증불감이다. 중도의 입장에서 볼 때 생멸은 오직 원융하여 무애할 뿐이다.
성주괴공이라는 우주의 원리는 우주의 구석구석 어느 곳 하나에서도 어긋남이 없 다. 태어났다가 죽는 것은 우리 주위에서 보는 유기적 생명체만의 일이 아니다. 작 게는 유기 생명체에서부터 크게는 삼천대천세계의 그 모든 것에 이르기까지, 그들 전부는 하나의 예외도 없이 공으로 부터 인연따라 생겨났다가 인연이 흩어지면 그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 가는 우주의 원리를 여실히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 일체는 다 우리와 같은 생명이다. 그들 일체의 하나하나 돌아가는 모습은 그 어느것 하나 예외없이 연기법을 들려주는 부처님의 음성이며, 그들이 살아가는 이 우주 전체는 바로 법음이 울리는 법당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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