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없는 허공에서 깨달음이 나타나다

2018. 10. 6. 11:5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원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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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시대에 월봉(月峰)이라는 강백이 ?원각경?을 강의하는데

때마침 그 자리에 환성 지안(喚醒志安) 선사가 남루한 옷차림으로

법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월봉 스님이 원각경의 이 대목에 이르러

'무변허공 각소현발(無邊虛空 覺所顯發)'이라는 구절을 ‘

가없는 허공에서 깨달음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듣고 있던 환성 스님이 벽력 같이 ‘할!’을 하자

월봉 스님은 법상에서 뚝 떨어졌다고 한다

그 구절은 ‘가없는 허공이 바로 깨달음이 나타난 것’이라고 새겨야 한다.

허공이 있고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허공이 바로 깨달음이다.

조주의 무(無) 자가 있고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조주의 무 자가 바로 깨달음이다.

마삼근(麻三斤)이 있고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마삼근이 바로 깨달음이다.

산하대지와 일월성신 두두물물이 바로 깨달음이 드러난 것이다.

언제나 눈앞에 이렇게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서

단 한 순간도 떠난 적이 없는 것이 깨달음이다.

부처님의 몸 법계에 가득 차서              佛身充滿於法界
일체 중생 앞에 널리 드러나 있네          普現一切衆生前
인연 따라 두루 감응하지 아니함 없으나  隨緣赴感靡不周
언제나 이 깨달음의 자리에 계시네.       而恒處此菩提座

가없는 이 허공이, 바로 마음, 바로 부처이다. 눈앞이 바로 깨달음의 자리이다.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 이 허공 같은 마음, 텅 비어 있지만 인연 따라

작용이 끊어지지 않는 이것이 원만한 깨달음, 원각(圓覺)이다.

단 한 걸음도 가까이 간 적 없고, 단 한 걸음도 물러난 적 없다.

한 물건도 없는 가운데 온갖 현상들이 그림자의 모양처럼 일어났다 사라진다.

펼치면 밖이 없고, 거두어들이면 안이 없다.

가고 가는 그 자리가 도달할 곳이요,                    行行到處
도달하고 도달한 그 자리가 처음 출발한 그 자리네. 至至發處


- 몽지릴라밴드에서 몽지님의 원각경 강설 31중에서 

 
최혜영 - 그것은 인생 외30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