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는 그림자를 남길 뜻이 없고

2018. 10. 13. 11:1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원각경

728x90



 가을의 여인. 

일체가 평등한 그 자리, 일체가 공적(空寂)한 그 자리,

참으로 텅 빈 그 자리가 그대로 산은 산, 물은 물, 승(僧)은 승,

속(俗)은 속의 온갖 차별의 자리, 시비분별이 끝없이 일어나는 자리,

삼라만상이 묘하게 있는 자리이다.

물은 흘러가버리지만 물소리는 남아있더라.
일체가 평등하기 때문에 온갖 것이 차별된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있게 된다.

산은 산이 아니기에 산은 그저 산일뿐이다.

물은 물이 아니기에 물은 그저 물일뿐이다.

무명도 없고 또한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無無明 亦無無明盡
나아가 늙고 죽음도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도 없다. 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아무 모양 없기에 모든 모양이, 아무 소리 없기에 모든 소리가,

아무 냄새 없기에 모든 냄새가, 아무 맛이 없기에 모든 맛이,

아무 촉감 없기에 모든 촉감이, 아무 법이 없기에 모든 법이 그대로 있다.

기러기가 먼 하늘을 날아가니          雁過長空
차가운 물에 그림자가 잠기네.         影沈寒水
기러기는 자취를 남길 뜻이 없고,     雁無遺踪意
물은 그림자를 남겨 둘 마음이 없네. 水無沈影心

 

- 몽지님의 원각경35 중에서

 
가장 조회수 많은 최고 가수들의 명품 LIVE 20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