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에 달을 건지려 하는가 / 릴라

2018. 12. 15. 19:3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원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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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 달을 건지려 하는가 / 릴라




깨달음을 열심히 구하는 사람에게 구하는 행위는 놔두고 구하는 깨달음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잘 모릅니다. 도를 닦는 사람에게 닦는 일은 놔두고 닦아 얻으려는 도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잘 모릅니다.

우리는 깨달음이 무엇인지, 도가 무엇인지 모른 채 막무가내 찾고 구하고 기다립니다.

그러나 깨달음, 도라는 것은 이름이 그럴 뿐이지 지금 이 순간 내가 경험하는 일과

별개로 있는 무엇이 아닙니다.

진정한 하나는 늘 분리가 없는 채로 하나여야 해서 지금은 없고 나중에 얻는 무엇이

아닙니다. 진리는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변함없는 것이어서 내가

달라지고 삶이 달라졌을 때 찾아오는 무엇이 아닙니다.

도에 대한 가르침의 말을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비유합니다.

진정 우리가 얻어야 하는 것은 달이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말도 잘못 이해하면 달과 손가락을 따로 보고 말은 버리고 말이 아닌

진리를 따로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달은 어떤 이름이 아니지만, 모든 일이 달을 가리킵니다. 만약 자신의 행위와 생각과

느낌과 여러 가지 경험 가운데 행위와 생각과 느낌과 일어나는 경험에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한결같은 달일뿐이고 도일뿐이고 깨달음일 뿐입니다.

그러니 달은 따로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바로 달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정해진 손가락의 모양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바로 지금 이것이다'

라는 말을 듣더라도 말에 떨어져 '바로 지금 이 순간 이것'을 염두에 둔다면 손가락에

집착하는 것이지만, 이 말에 사로잡히지 않으면 '바로 지금 이것이다'하든 온갖 말을 하든

이 자체가 '이것'입니다.

깨달음, 도, 부처, 불성 등은 모두 물속의 달입니다.

물속의 달은 환상과 같은 것이어서 진정한 달이 아닙니다. 그러니 깨달음, 도, 부처, 불성이

따로 있어 구하려 한다면 이것은 물에 뜬 달그림자를 건지려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물에 비친 달을 건지려 해도 건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놀라운 사실은

시종일관 물을 들어 올리고 물만 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모양이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재물을 건지려 하고 명예를 건지려 하고 사람을

건지려 하지만 모두가 실체가 없는 것들이어서 잡았다 하면 없고 유지하려 하면

 금방 변해버립니다. 그러나 그 실패의 연속, 허망함, 좌절 속에서도 변함없는 것은

늘 물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경험하는 모든 말과 행위와 모습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입니다.

지금 경험하는 모든 일이 물속의 달입니다. 이 손가락은 달과 하나이고, 이 물속

달그림자는 물과 하나입니다.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손가락)가 달이고, 눈앞의 컵

(달그림자)이 물입니다. 일어나는 생각이 달이고, 느껴지는 감촉이 물입니다.

무슨 모습이 펼쳐지든 한결같은 일입니다. 따로 도를 구한다면 도에서 멀어지지만,

어떤 삶의 현장에 놓여있든 그 모습에 속지 않는다면 그것이 도이고 깨달음입니다.

참된 깨달음은 특별히 목표를 세워 어딘가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달한

여기에서 부족함 없이 누리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뜨는 것입니다.

깨달음은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완전하여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에 눈뜨는 것입니다.

도는 닦는 것이 아니라 닦을 도가 없다는 사실에 눈 뜨는 것입니다.

깨달음을 잊어버리기 어렵고, 도도 없고 도를 이루려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 밝아

장애가 사라지는 일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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