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봄(일척안一隻眼) / 릴라님

2019. 4. 21. 12:2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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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봄(일척안一隻眼) / 릴라님

한 개의 봄(일척안一隻眼)


지금 여러분은 어떤 경험을 하고 있습니까?
글자를 보고 있습니까? 그러나 여러분은 글자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글자를 본다는 것은 잠시 잠깐 일어난 생각이거나 감각의 어우러짐일 뿐이고,

다만 이 순간 변함없는 것은 한 개의 봄일 뿐입니다.

만약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있다면 여러분이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리가 내 귀로 들어와서 내가 소리를 감지하고 있다는 것은 한순간 일어난 생각이고,

지금 이 경험의 순간 항상하고 변함없는 것은 이 봄입니다.

만약 이런 일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한다거나 감촉을 느낀다거나 그 외의 다른 경험을

하고 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것을 하고 있거나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습관적으로 익혀진 대로 일어난 생각이거나 감각의 어우러짐일 뿐 이 순간도

변함없는 진실은 지금 이런 허망한 일이 한결같은 바탕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바로 이 경험 자체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내 눈으로 본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진정 보는 순간 보는 것은 두 개의 눈이

아니라 두 개의 눈이라는 분별 이전에 모든 분별을 비추고 있는 한 개의 눈입니다.

옛 선사들은 이것을 일척안(一隻眼)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얼굴에 달린 눈이 아니라 존재의 눈, 근원의 눈, 본래 마음의 깨어있음입니다.

이것은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고 몸통도 없지만 모든 경험 가운데 언제나 변함없이

그 경험을 비추고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아주 표면적인 경험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보고 듣고 느끼고 안다는 생각의 경험뿐만 아니라,

아무런 생각 없는 경험을 저절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군가 등 뒤에서 부르면 아무런 판단 없이 저절로 고개가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경험은 한 개의 봄(一隻眼)에서 펼쳐집니다. 내가 어떤 사물을 보거나 어떤 소리를

듣거나, 어떤 생각을 하거나, 내가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이 한 개의 본질적인

경험을 생각으로 구별한 것입니다. 항상 변함없는 것은 지금 이렇게 온갖 일이 한바탕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펼쳐지는 내용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인연 따라 해석 따라,

입장 따라 다른 것으로 드러나지만, 본질적인 봄은 언제나 변함이 없습니다.

이 사실을 명백히 깨달으면 어떤 현상이 펼쳐지더라도 꿈과 같고 환상과 같은 것임을

저절로 보게 됩니다. 멈춰있는 것은 없고 머물만한 곳이 없으며, 집착할만한 것들이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저절로 마음이 없어지게 됩니다. 어디에도 마음 둘 것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집니다. 분별하여 취하고 버리지 않으면 저절로 번뇌는 사라질

것이요, 이것이 도를 이루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이 한 개의 눈이 밝아 있습니다. 내가 일상생활을 할 때나 마음공부라는

것을 할 때나 이 한 개의 봄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듯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고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고 지옥이나 천당에 들어가도

그곳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불과 물, 지옥과 천당이 모두 이 하나의 바탕에서

비추어진 무상한 현상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힘으로 생사고해의 바다를 건너며,

이 힘으로 온갖 고통의 쇠사슬을 끊어냅니다. 이 힘으로 나도 내가 아님을 보고

세계도 세계가 아님을 밝게 보게 됩니다.

모든 일이 이것이며, 이것을 벗어난 세계는 없습니다. 바로 지금 눈앞에서 모든 일을

펼쳐 보이는 이 바탕. 넓다면 한정 없이 없고, 좁다면 모양이 없어서 좁음이라는

말조차 적용할 수 없는 봄. 이것이 모든 것을 비추고 있습니다.           

역사 논술 - 고려의 후삼국 통일(180517) 


옛사랑이 생각날때 듣는 조용한 노래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