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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오직 지금 이 순간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비교가 가능하려면 우리는 두 개의 순간이 필요합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과 그것과 비교되는 과거 또는 미래의 순간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하는 유일한 시간은 오직 바로 지금 이 순간밖에 없습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과 비교되는 순간들은 모두 허상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비교가 불가능한 바로 지금 이 순간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모든 순간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므로 우리는 언제나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불행을, 고통을, 괴로움을 느끼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아닌 다른 순간을 회상하고, 기대하고, 바라고,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외면하고 허상을 쫓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은 생각과 해석, 판단이 필요없이 당면한 현실 그 자체입니다. 현실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 끝없는 사건의 흐름과 변화일 뿐입니다. 그 현실 자체, 사건 자체는 불행도, 고통도, 괴로움도 아닙니다. 그 현실과 사건에 대한 ‘나’의 생각, 해석, 판단이 어떠냐에 따라 불행, 고통, 괴로움이 생겨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현실과 사건 그 자체에 대한 생각, 해석, 판단이 바로 ‘나’의 정체이고, 그것이 바로 불행, 고통, 괴로움 그 자체입니다. 당면한 현실, 눈앞의 사건에 대해 어떤 생각, 해석, 판단이 없는 상태가 바로 행복입니다. 아무것도 후회할 것이 없고,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는 상태를 떠나 행복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현실, 그 사건에 대해 어떤 생각, 해석, 판단이 일어나는 순간, 우리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 과거나 미래로 향하게 됩니다. 그것이 불행, 고통, 괴로움입니다. 현실, 사건에 대한 생각, 해석, 판단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 사건과 그에 대한 생각, 해석, 판단 사이에는 아무 필연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얼마든지 다양한 생각, 해석, 판단이 가능한데도 자신도 모르게 일정한 방식으로만 현실과 사건을 생각하고 해석하고 판단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현실과 사건에 대해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해석하고 판단하는 습관적 반응, 조건화가 바로 ‘나’입니다. 그 ‘나’가 바로 불행, 고통, 괴로움입니다. 당면한 현실과 사건 자체에 대해 어떤 생각, 해석, 판단이 없을 때, 그 때가 바로 ‘나’가 없을 때입니다. ‘나’ 없이 순간순간의 현실과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할까요?
눈앞에 공이 날아오면 재빨리 피합니다. 피부가 가려우면 무심하게 손을 들어올려 긁습니다. 그렇게 살아갈 수 없을까요? 당면한 현실과 사건에 대해 꼬리표을 붙이거나 이야기를 지어내지 않고, 단순하게 주어진 상황에 반응하며 살아갈 수는 없을까요? 어떤 생각, 해석,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 사건만을 볼 수는 없을까요? 자동화된 반응, 조건화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요? 현실에 대한 생각, 해석, 판단이 일어나려는 순간 이 주문을 외워보십시오.
‘지금 이 순간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덧붙여진 허상들, 모든 생각, 해석, 판단을 털어보십시오. 그 생각, 해석, 판단과 상관없이 있는 이 현실, 이 존재, 이 의식으로 머물러 계십시오. 지금 이 순간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결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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