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海(만해) 한용운 스님의 오도송

2019. 7. 13. 18:4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시 [禪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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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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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兒到處是故鄕 幾人長在客愁中

(남아도처시고향 기인장재객수중)
一聲喝破三千界 雪裡桃花片片紅

(일성갈파삼천계 설리도화편편홍)


남아가 가는 곳 그 어디나 고향이건만
나그네 시름에 겨운 사람 그 몇 이던가
한 소리 질러 온 우주를 깨우쳐 밝히니
펄펄 날리는 눈 속에 복사꽃이 붉다 
 


 卍海(만해) 한용운 스님의 오도송이다.

1917년 12월 3일 밤 10시경 설악산 오세암에서 좌선중

홀연히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진리는 피안의 세계가 아닌 현실 속에서 찾아야 한다.

눈보라와 삭풍이 몰아치는 춥고 엄혹한 세상이지만

나의 일편단심은 붉은 꽃과 같다”고 일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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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千經卷如標指 因指當觀月在天 (백천경권여표지 인지당관월재천)
月落指忘無一事 飢來喫飯困來眠 (월락지망무일사 기래끽반곤래면)

수만 권의 경전은 손가락질 같아서
손가락 따라서 하늘에 있는 달을 보지만
달이 지고 손가락 또한 잊어도 아무 일 없으니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자게 나


- 逍遙堂 太能(소요당 태능)스님의 전법시



온갖 경전에 씌어진 교리는 그저 깨달음으로 이끌어주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보면 뭐하나.

달은 진리 또는 본질이요, 손가락은 경전 또는 수행법을 의미한다.

수단이나 도구에 집착하지 말고 목적이나 본질을 추구하라는 뜻으로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이 스님은 진리건 경전이건 모두 다 헛된 것이라 말한다.

깨달음의 경지는 생각과 분별 모두를 버리고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잠자듯 자연스러운 상태라는 말씀이다.

이러한 자연스런 상태는 삶과 죽음에서 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스님들이 죽음을 맞이하며 그 느낌을 표현한 涅槃頌(열반송)이나,

임종하면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臨終偈(임종게)가 있다.

이 시들을 통해 스님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소감(小感) 박용래

한뼘데기 논밭이라 할 일도 없어,

흥부도 흥얼흥얼 문풍지 바르면 흥부네 문턱은 햇살이 한말.
파랭이꽃 몇 송이 아무렇게 따서 문고리 문살에 무늬 놓으면

흥부네 몽당비 햇살이 열 말.


 



 


懷州牛喫草 益州馬腹脹 (회주우끽초 익주마복창)
天下覓醫人 灸猪左膊上 (천하멱의인 구저좌박상)


회주 땅의 소가 풀을 뜯어 먹는데
익주에 있는 말의 배가 뻥뻥하다
내가 아파 이름 난 의사를 찾았더니
돼지 왼쪽 어깨에다 뜸을 떠주더라


고려시대 선승 眞覺國師 慧諶(진각국사 혜심)이 깨달음의 경지를

설명하며 예를 들어 던진 선시다.

회주와 익주는 부산과 신의주 보다 더 멀어 수만리 떨어져 있다.

아픈 사람은 따로 있는데 엉뚱하게도 돼지에게 뜸을 뜬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너와 나를 분별하지 않으며,

우주 삼라만상과 모든 생명이 하나가 되는 解脫(해탈)의 세계를

어찌 조리에 맞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위에 소개한 시가 佛法을 가르치는 일종의 傳法詩(전법시)다.


 

 

       사진작품 / 분당꽁지


閱過行年六十七 及到今朝萬事畢 (열과행년육십칠 급도금조만사필)
故鄕歸路坦然平 路頭分明曾未失 (고향귀로탄연평 로두분명증미실)
手中纔有一枝筇 且喜途中脚不倦 (수중만유일지공 차희도중각불권)

지나온 세월 예순 일곱 해
오늘 아침 이르러 모든 일 마쳤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넓고 평탄해
앞길이 분명하니 헤맬 일 없겠다
내 수중엔 겨우 지팡이 하나뿐이지만
발걸음 가볍게 하리니 이 역시 기쁘다

고려시대 圓鑑國師 沖止(원감국사 충지)스님의 열반송이다.

숙제를 다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향 찾아가듯 저승으로 가는

이 스님의 경지를 속세의 인간이 어찌 알 수 있으랴.


達磨贊(달마찬) / 서산대사 휴정 (1520~1604) 
 

剪雲爲白衲  割水作靑眸
滿腹懷珠玉  神光射牛斗

蘆泛淸波上  輕風拂拂來
胡僧雙碧眼  千佛一塵埃 


저 흰구름을 잘라서 흰 장삼을 만들고
저 쪽빛 물을 베어서 푸른 눈동자를 그려 넣었는가
그 어른 배는 주옥을 가득 품었겠지
신령스런 광명이 북두칠성까지 비쳐 갔으리


갈대 타고 깨끗한 물에 띄우니
경쾌한 바람 불어 옷깃 떨치며 소림굴에 이르도다
호승은 두 눈이 푸른데
천불이 찾아와도 하나의 티끌일 뿐일세   

 

 

01.찻잔/노고지리
02.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배따라기
03.사랑의 눈동자/유익종
04.옛 시인의 노래/한경애
05.내일로 가는 막차/이재성

06.백지로 보낸 편지/임주리
07.맨처음 고백/송창식
08.광야에서/윤도현
09.인생은 미완성/이진관
10.한잔의 추억/이장희

 

11.피리부는 사나이/송창식
12.님 그림자/노사연
13.비와 찻잔사이/배따라기
14.어서 말을해/유익종.이춘근
15.그날/김연숙

16.새는/송창식
17.내게도 사랑이/함중아
18.기타하나 동전한닢/이재성
19.서른 즈음에/박학기
20.젊은 연인들/서울대 트리오

 

21.은지/배따라기
22.그대 먼곳에/마음과 마음
23.골목길/이재민
24.삼포로 가는길/강은철
25.그대 화분에 작은비 네리네/배따라기

26.편지/이장희
27.제비/조영남
28.토요일 밤에/김세환
29.그대로 그렇게/이명훈
30.오늘같은 밤이면/박정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