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느와르 영화의 명작 〈넘버3〉에서 조폭 송강호가 전 세계를 돌면서 맞짱을 뜨신 최영의 선생의 일화를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최영의 선생은 코쟁이 로버트 존슨과 일전을 겨룰 때, 존슨이 팔로 공격을 막으려 하면 일단 그 팔을 딱 잡는다. 그 다음 존슨의 팔을 X나게 내리친다. 언제까지? 그 팔 치울 때까지! 그러면서 최영의 선생이 했다는 말이 이거다.
“뭐, 뭐, 뭐, 이, 이 팔은 네 살 아냐?”
최근 일본 사이타마현이 재일(在日) 조선인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만 쏙 빼고 3,000장의 마스크를 배포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유를 물으니 사이타마현의 해명이 “조선인에게 마스크를 주면 조선인들이 그걸 딴 데 팔아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거란다. 실로 비열한 멍멍이 소리다.
이게 비인간적 차별이 인권 차원에서 얼마나 나쁜 짓인지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문제는 인권을 떠나(물론 인권을 떠나면 절대 안 된다!) 경제학적으로도 이런 행동이 말도 안 되게 비효율적이라는 짓이다. 경제학 원론 수업 한 달만 들어도 이런 멍청한 짓은 절대 못하는데, 그 나라에는 경제학 원론 수업 들은 관료가 한 명도 없나보다.
‘배제불가능성’이라는 공공재의 특성
국민 보건과 감염병 예방, 국방이나 치안 서비스 등은 주류경제학에서조차 시장에 맡길 수 없는 공공재로 분류한다. 시장을 극도로 싫어하는 주류경제학이 이런 서비스를 공공재, 즉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서비스로 인정하는 이유는 ‘배제불가능성’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보통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재화를 사기 위해 돈을 내야 한다. 돈을 내지 않으면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다. 그런데 재화의 성격에 따라 돈을 내지 않아도 그 재화를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재화를 “배제불가능성(돈을 안 냈다는 이유로 소비에서 배제할 수 없다)을 지닌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국방이나 치안 서비스다. 예를 들어 전두환은 역사에 너무 큰 죄를 저질렀고, 심지에 국가에 내야 하는 추징금도 제대로 내지 않았다. ‘이런 인간을 왜 국민 세금으로 안전하게 지켜줘야 하나?’라는 생각이 당연히 든다.
그런데 그런 이유로 국방이나 치안으로부터 전두환을 배제시킬 수 있나? (안타깝게도!) 그건 불가능하다. 정부가 국방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면서 “전두환은 추징금을 내지 않았으니 안 지켜줄래요”라고 말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런 서비스는 도대체 누구에게 얼마의 사용료를 받아야 하는지 측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시장경제의 원리를 적용해 시장에 맡길 수가 없다. 이런 재화를 공공재로 처리해 국가가 담당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재일 조선인들이 사는 땅은 일본 아니냐?
‘맑은 공기 유지’나 ‘감염병 예방’도 이런 이유로 공공재로 취급받는다. 국가가 대기의 질을 관리하는데, 전두환이 밉다고 전두환에게만 나쁜 공기를 제공하는 게 말이 안 된다. 전두환 집 안마당에 나쁜 공기가 가득하면 그 공기가 이웃으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전두환은 역사 앞에 벌을 받아 마땅한 인간이지만, 그렇다고 “감염병 예방 서비스를 전두환에게는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 이유는 전두환이 병에 걸리면 바이러스가 퍼져 인근 주민들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서비스들은 특정인을 배제할 수 없는 배제불가능성이 있기에 국가가 공공재로 관리한다.
적지 않은 일본인들이 재일 조선인들을 미워한다. 반성 없는 이런 감정은 실로 가증스러운 것인데, 그 감정이 실재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사이타마현이 재일 조선인 만 쏙 빼고 마스크를 배포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소망(!)대로 재일 조선인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이 됐다고 치자(당연히 이런 일은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된다). 그러면 혐한에 쩐 일본인 니들은 감염이 안 되냐? 공기 중에 떠다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는 조선인만 집중 공략하자” 이러면서 조선인 주변에만 떠다니겠냐고? 상식이라는 것을 가진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런 븅딱 같은 발상이 어디서 나오는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데, 얘들은 자기들이 뭔 잘못을 저지르는지 아직도 모른다.
조폭 송강호도 “네 몸에 붙은 살은 네 살이다”라는 상식을 안다. 그런데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일본 정부는 자국 영토 안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 자국 전체를 보호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평소 같으면 “그냥 그렇게 무식하게 살아라”라고 한 마디 하고 넘어갈 텐데, 그 멍청함 탓에 재일 조선인들의 건강이 위태롭다. 게다가 이런 나라가 하필이면 이웃이어서 우리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제발 주변 국가에 폐 좀 끼치지 말고 살아라. 뭘 잘 모르겠으면 경제학 원론 교과서라도 한번 읽어보고 정책을 펼치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