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2. 10:04ㆍ일반/금융·경제·사회
[경제의 속살] ‘욕하는 상사’와 ‘무신경한 상사’, 누가 더 나쁜놈일까? 아담 스미스 vs 마르크스
의미부여의 경제학
김춘수 시인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이름을 불렀을 때
비로소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댄 애리얼리 행동경제학자
듀크대 교수
사람이 노동할 때 언제 행복을 느끼고
언제 더 열심히 일하는가
주류 경제학은 이 문제를 돈문제로 치환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으로 해석
돈 몇 푼 쥐어주면 사람은 헤벌쭉 일을 열심히 한다
200년 동안 주절거리는 개떡같은 소리
참가자 두 그룹으로 나눠
간단한 레고블럭을 줘
레고블럭 조립하면 3천원 줄게요
하나 마칠때마다 200원씩 줄여
회수를 거듭할수록 댓가를 깍아가면서
레고 조립해달라 요청
주류경제학자의 주장-내가 조립하는 노동에 비해서
받는 돈이 너무 작다 이렇게 생각하는 지점에서 멈춰
예를 들면 2000원은 받아야겠어
이 주장이 맞다면 두그룹간 결과가 차이 없어야
A그룹 레고 완성하면 실험팀이 완성품을 가지고 나가 새걸로 조립할래요?
B그룹 레고 완성하면 실험팀이 완성품을 박살내 그걸로 조립할래요?
냉정한 합리적 인간이라면 앞에서 뽀갠들 가져간들 차이가 없어
B팀의 경우 명백하게 뻘짓을 하고 있다고 절감해
조건의 차별 경우 결과가
A팀은 평균 11개까지 조립
B팀은 8개쯤에서 실험을 멈춰
돈의 문제가 아냐
기껏 조립했더니 눈앞에서 뽀개 버리니
네가 뭔 짓을 하고 있는 거야
내가 하는 짓이 의미가 없구나
자괴감이 드는 거
돈과 상관없이 빠르게 멈춰
누군가에게 노동의 의미를 분쇄해버리면
돈과 상관없이 그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아
반면 노동의 의미부여하면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훨씬 더 행복해하고 기꺼이 일할 수 있다
첫번째 실험을 마치고
두번째 업그레이드 버젼을 실시해
실험팀을 세그룹으로 나눠
아주 5분이면 찾을 수있는
간단한 숨은 그림찾기를 줘
다 찾으면 1000원 드릴게요 하며 제안
횟수를 거듭할수록 이후 50원씩 깍아
A팀-완성후 그 종이에 이름 적게하고 눈으로 죽 스캔하고 짧은 리액션 감탄사
B팀-제출하면 그 즉시 제대로 했는지 정답확인도 안하고 발기발기 찢어버려
C팀-제출 할 때 이름을 안 적게 해 어떤 리액션 없이 다른 사람 제출한 답안에 섞어버려-열라 무시당하는 느낌
주류경제학관점에서 보면 B팀과 C팀 참가율이 높아야
답안 확인 안하고 돈주니 아무데나 동그라미 치고 제출해도 되니
일이 훨씬 쉬워져
돈하고 효율성만 따진다면 A그룹 제외한 나머지 그룹에서 훨씬 오랫동안 일해야 해
제일 오랫동안 낮은 가격을 감수하면서
숨은 그림을 찾는 그룹은 A그룹 150원까지 떨어질때까지 계속 참여
B그룹은 300원쯤에서 멈춰
C그룹은 상대의 노동을 존중해주는 것도 아니고 리액션도 없어 280원쯤에서 못하겠다 선언
눈앞에서 찍어버리는 것과 결과가 비슷
상대의 노동을 눈앞에서 발기발기 찢어버리는 파괴적 행동만큼이나
상대의 노동을 없는 것처럼 무시해버리는 나쁜일이다 해석
직장경험에서
보고서를 상관에 내면
개새끼야 이걸 보고서라 썼어 막 찢어버리는 상사-욕하는 상사
거기 나둬 아무데나 나둬 화장실 가버려 열흘동안 댓구가 없어-무신경한 상사
열받게하고 힘들게하고 누가 너 나쁜놈일까-둘다 비슷
상대의 노동을 무시하는 건 상대의 노동을 박살 내는 것 만큼이나 나쁜 행위
상대의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상대의 행복도를 높이는 방법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으음, 어 이런 감탄사만 해줘도
기쁘게 오래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
댄 애리얼의 결론은 이 대목에서 우리사회에 주는 의미가 크다 생각
이 시점에서 우리
아담 스미스와 칼 마르크스를 비교해보자
아담 스미스는 경제학의 아버지 효율성을 굉장히 중시하는 현대 주류경제학의 대부
스미스가 한 유명한 실험중에
볼링공에 들어가는 핀을 만드는 공장에서 한 실험
철사를 구부리고 자르고 갈고 피고...20개의 여러단계의 공정
그전에는 한 사람이 모든 단계의 공정을 거쳐 만들어
하루 20개 정도를 만들어
스미스는 분업을 제안
20명의 노동자를 고용
한 사람당 한가지 작업만 매일 시켜
1인 20개에서 무려 4800개로 늘어
이런 문제를 분업으로 해결해야
자본주의에서 효율성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주장
마르크스는 보는 관점이 아예 달라
이게 바로 자본주의 효율을 빙자한
노동소외 혹은 인간소외 현상이라 분석
어떤 노동자가 핀을 구부리기만 해
내가 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내가 만드는게 핀인지 뭔지 모를 수도 있어
자기하는 노동에 대해서 아무 의미부여가 안돼
노동을 하는데 아무 의미 찾지 못하고 기계처럼 변질되어가는 소외현상이
생긴다는게 마르크스의 견해
자본이 노동에 이걸 강요하면서
나는 인간이 아냐 나는 공장을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부품같은 존재야
나는 월급받는 기계지
스스로를 비하하도록 강요
한 사람은 우파경제학의 거두
한 사람은 좌파경제학의 거두
좌우파 경제학의 거두가 보는 관점이 너무 달라
한쪽은 효율성만을 보고
한쪽은 효율성에 가려진 사람의 문제를 봐
애리얼리는 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봐
산업혁명기간에는 칼 마르크스보다 아담스미스가 더 옳았다
왜냐 그때는 사람이 생각할 필요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지식사회가 되었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서
핀구부리는 정도는 이제 기계가 하고 있어
우리는 머리를 쓰는 경제사회에 있다
지식 경제사회에서는 마르크스가 아담스미스보다 옳다
사람들에 노동의 의미를 부여해서
노동의 소외로부터 구출시켜주는 것이
훨씬 더 혁신적인 경제를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것
노동자가 내가 하는 일이 뭔지 알아야
구부려도 보고 펴보기도 해보고
설계도 해보고
핀을 이렇게 만드는게 좋지 않을까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게 돼
평생 핀구부리기만 하면
내가 부품처럼 생각을 해보면
아이디어를 낼 이유가 없는 거죠
기계와 똑같은 삶을 사니까요
지금과 같은 지식경제 사회에서 어느 쪽이
더 경제 기여를 많이 하겠냐
지금은 칼 마르크스가 더 옳다는 거죠
댄 애리얼리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보면
'우리가 노동에 대해서 생각해볼때
우리는 보통 받는 돈만큼 동기부여 된다 생각을 해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가지가 더 추가되어야 한다
의미, 창조, 도전, 주인의식, 정체성, 자부심 등등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좋은 소식은 만약 우리가
저 요소들을 모두 더해서
어떻게 우리 자신의 의미, 자부심, 동기부여를 하는 우리는
훨씬 더 생산적이고 행복해지도록 만들 수 있다
현대지식 경제사회에서는 아담스미스보다
칼 마르크스가 우리에게 해줄 말이 더 많아'
개인적으로
주변사람들한테 끄덕여주자는 이야기를 자주 해
누가 일을 하면 좀 많이 끄덕여 줍시다
후배나 동기들에 자주 말을 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도가
현저히 낮아진 여러 이유중의 하나가
우리 사회가 사람마다 너무 분리되어 있고
너무 부품화되어 있는 것 같아
우리 을들끼리도 잘 안 끄덕여주는 겁니다
상대 노동에 대해서 의미부여를 잘 안해주죠
농민분들 만나보면 제일 힘들어하는게
농업은 사양산업이야
이렇게 묻어버리는 사회적 시각이 힘들게 해
경쟁력 없자너 농업
농업에 투자하는거 비효율적이야
한마디로 뭉개버리는게 가장 어려워
농사 1년동안 뼈바지게 키웠을 때
한국사회가 따듯하게 끄덕여줘야 됩니다
그래야 이분들이 의미를 갖고
자기 노동에 행복을 느껴
진보진영의 활동가들도 활동을 할 때
상대가 뭔 이야기를 하면
웃기는 소리 하지마 밟아버리거나
아니면 무시해버리거나
이러는가보다 그러지 말아야합니다
지긋한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쌀짝 따듯하게 끄덕거려주는 것 만으로도
서로에게 굉장히 삶의 의미를 주게 돼
그리고 경제학도 이;제 시선을 달리해야
숫자, 그래프도 중요하겠지만
노동의 자존감을 높이고
노동의 의미를 부각시켜주는 그런 경제학이 필요합니다
사람과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는게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있는지를
한국 사회가 깊이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공감하고 있다
소통하고 있다 보여줘야 할텐데
이런 노력 자체가 귀찮아서 AI로
업무를 시키는 그런 세상이 확산되지 않을까
살짝 웃음과 따듯한 눈빛만으로도
노동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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