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8. 23:55ㆍ일반/금융·경제·사회
[경제의 속살] 故 노회찬 의원의 사상, 그리고 ‘이념의 자유’···‘막걸리보안법’이라 조롱받는 국가보안법
이념의 자유라는 걸 왜 명확히 이뤄야 되는가를 청취자분들과 나누고 싶어
2008년 9월 5일 시사인 52호에 실렸던
노회찬 의원 당시 진보신당 공동대표였던 인터뷰 전문을 살펴볼 터
기사제목 '자본주의는 태양처럼 영원할 수 없다"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사진)에게 사회주의란 어쩌면 오랜 친구 같은 것이다. 그는 지난 1989년 법정에서 “그렇소, 우리는 사회주의자요”라는 확신에 찬 최후진술을 남겨 유명해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 창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촛불 행동강령 등 사노련 주장을 어떻게 보나.
경찰을 없애고 남녀가 포함된 민경대를 만들자거나, 부동산을 몰수하고 은행 예금을 공개한다는 건 무력으로 권력을 쟁취하지 않는 한 실현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성숙한 문명국가를 자처하려면 이런 주장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는 이보다 더한 주장을 하는 이가 많다.
지금 한국에서 사회주의가 현실 대안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나.
사회주의 담론은 의미가 있다. 자본주의는 인류 역사에서 200년밖에 안 된 체제다. 인류의 최종 체제로 볼 수 없다. 자본주의 이후에 더 나은 체제가 올 것이라는 꿈을 꾸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숲이 우거지려면 토양에 여러 영양소가 필요하듯 (사회주의에 대한) 이런 논의들이 결국 우리 사회가 야만적으로 흘러가는 걸 막아줄 것이다. 사회주의는 이미 다 끝난 이야긴데, 왜 낡은 것에 집착하느냐고 말해선 안 된다. 한국에서 겨우 100년도 안 된 자본주의가 태양 같은 수명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큰 잘못이다.
사회주의에 대한 개념 정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문제다. 미국의 지식인들은 스웨덴을 현존하는 사회주의 국가로 본다. 영국 노동당 당원에게 “당신은 사회주의자인가”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운동권조차 ‘사회주의=북한’이라고 인식하는 게 문제다. 냉전과 분단을 겪으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멀어졌다. 최근 종부세 논란과 국제중학교 문제만 봐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우편향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노 대표는 과거 명백히 사회주의를 지향한 걸로 안다. 지금도 그런가.
인민노련 사건 때 “우리가 사회주의자다”라고 진술한 건, 하나의 역사철학을 말한 거다. 그때에도 우리는 자본주의 극복의 신념을 사회주의로 불렀지, 어떤 특정한 체제를 모델로 삼지는 않았다. 그래서 소련이 무너질 때도 충격받지 않았다. 인민노련 강령에도 우리가 세우려는 국가의 형태를 사회주의라고 규정하지 않았다. 어떤 체제를 특정 모델로 정해 이를 교과서적으로 따라가는 (사회주의) 운동은 끝났다.
운동가 노회찬가에게
이념은 교조나 종교같은게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노회찬 의원에게 사회주의는 하나의 역사 철학이었고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신념같은 것
특정한 시스템이나 체제가 이;니었기때문에
노회찬 의원은 소련이 무너질때도
충격을 안받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제가 인터뷰를 통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하는 이념은
노의원의 살아생전 인터뷰처럼
숲이 우거지려면 토양에 여러 영양소가 필요한 겁니다
사람의 생각을 법의 힘이나 위력으로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전세계적으로
법의 위력으로 이념을 제한하는 몇 안되는 나라
국가보안법
노회찬 의원이 7년의 수배
3년의 구속을 당한 이유도
국가보안법 위반
실제로 2004년 민주노동당 시절
국가보안법 철폐가 참여정부 주도로
한참 논의가 시작되었을때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국가보안법 완전 철폐를 위한 의원모임을 만들자고 주장
국보법 폐지는 고인의 오랜 신념 같은 것
국가 위력으로 사람의 사상을 제한한다
얼마나 코메디 같은 일인가
국가보안법 별칭이 막걸리 보안법
막걸리 먹다가 말한마디 잘못하면 간첩되는게 국가보안법
영화 변호인에 보면
송강호 변호사가 법정에서 이런 주장을 해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이 권투시합을 했다
그런데 나는 무하마드 알리를 응원하고 있었는데
김일성도 무하마드 알리를 응원했다고 합니다
그럼 나는 빨깽이요?' 이런 물어보는 대복 있어
실제로 부림사건 변호때 노무현 변호사가 실제로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그때 검사가
부산지검 공안부 최병국 수석검사였고
최병국 씨는 나중에 한나라당에서 3선이나 국회의원을 하죠
19대때 불출마선언을 했다가
늘푸른 한국당인가 거기 공동대표를 하다가
다시 새누리당 지금 자유한국당하고 합당
그때 이 최병국 검사가
노무현의 질문에 실제로 어떻게 답하냐면
'북괴를 찬양하는 발언을 자제해주십시요'라며 소리 질러
도대체 어떤 귀구녕을 가졌기에
노무현 변호사의 저말이 북괴 찬양으로 들리는지....
국가보안법이라는 법이 진짜 코메디가 된 것
1970년 서울 어느 달동네
재개발이 시작이 되면서 강제철거가 이루어진 적 있어
철거를 당하는 한 달동네 주민이
철거반원들이 강제로 집을 뜯어내니까
흥분한 상태에서 어떻게 욕을 하냐면
'애 김일성보다도 못한 새끼들아'이렇게 욕을 퍼부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죄목으로
국가 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 돼
기소내용이 무엇이냐
당시 검사의 상고이유서가 이렇게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면전에서 철거반원을 향해
김일성보다 못한 놈들 운운한 것은
북괴 학정을 겪지 못한자들에 대하여
북괴에서는 대한민국 보다 더 나은 행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게 될 것이고
그곳에 가서 살아보겠다는 의사도 내포된 것으로 할 것이어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김일성보다 못한새끼가 김일성을 찬양하는게 돼버려 완전 개그
기록에 이 분이 목사님인지 아닌지 잘 나와있지 않은데
기록만 보면 목사님은 아니신 것 같고 교회에서 강의를 하신거 같아요
교인 200명 앞에서 어떤 분이 '공과 사' 제목으로 특강을 하는데
'호치민이 베트남에서는 국부로 칭송받고 있다. 존경받고 있다.'
이분도 실제로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유죄판결 받아
그 때 판결문에
'월맹의 공산당 지도자였던 호지명도 비록 공산주의자이긴 하였지만
공만을 위해 사심없이 싸운 사람이기때문에
오늘 날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그 말은 월맹 공산당의 구성원인 호지명의 활동을
찬양, 고무하여 국외 공산계열을 아롭게 한 것이라고
원심이 판시하였는 바 피고인이 비록 공산주의자이기는 하지만
이라는 말을 전제하고 발언하였다 하더라도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지금 호치민이라는 사람은 베트남민중들에게
너무나 존경받는 국부같은 사람이에요
베트남국민들은 호치민을 호아저씨라고 부르죠
그렇게 베트남에서 존경받는 호치민을
존경받는 사람이라고 얘기를 했더니
국외공산당을 고무 찬양했다는 겁니다
이정도면 미친 세상이 되어버린 거죠
호치민이 싫다고했다면 반공투사가 되었겠죠
철도역장이 직원들을 모아놓고 훈시를 한적이 있어
직원들 그냥 갈굴려고 일장연설을 한거에요
내용에
'공산주의 목적은 나쁘지만
그 방법은 나쁘지 않다
행적학에서 나온 과학적 관리법은
소련이 미국보다 앞서있다
공산주의자들의 과학적 관리법은
배울 점이 많다'이런 일장 훈시;를 한적 있어
이 사람 대법원에서 1973년에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유죄판결 받은 적 있어
이것도 역시
'국외 공산계열의 활동을 찬양 동조한다는
미필적 인식하에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왜 이런 비생산적인 일을 코메디처럼
세계에서 우리만 하고 앉아있느냐 하는거죠
이게 노회찬 의원이 이야기했던
'야만'이라는 거죠
숲이 우거지려면 토양에 여러 영양소가 필요하듯 (사회주의에 대한) 이런 논의들이 결국 우리 사회가 야만적으로 흘러가는 걸 막아줄 것이다
이게 노회찬 의원의 이야기였는데
이걸 논의를 차단하니 백주 대낮에 야만적 행태가 벌어지는 거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드리면
어떤 분들은 '아니 토양에 영양분을 주자면서
그런데[ 빨갱이가 영양분이냐''종북이 영양분이야''그건 독이지'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기도...
물론 그 의견에 반대합니다
사회주의건, 종북이건 뭐든 자기가 의지가 있고 그렇게 생각을 갖고 있으면
이야기할 수있는 그 자유로운 세상이
야만을 막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주는 토양이라고 믿습니다만
설혹 빨갱이나 종북은 자양분이나 영양분
절대 아니고 독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렇대 해도 그분들의 의견은
'빨갱이나 종북은 독소니까 발라내야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국가보안법은
그 독소를 발라내는데도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줘
예를 들어서
'종북, 김일성주의자들을 다 발라내야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당연히 그런 생각이 있고요
'그러면 종북, 김일성 주의자들은 어떻게 찾아낼 겁니까?'
붙들고 너 종북이냐, 너 김일성주의자냐?
물어보면 누가 '제가 살아숨쉬는 종북의 본산이죠
제가 김일성 주석을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누가 이렇게 대답을 합니"까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이 없고 다 숨어버려
왜 숨을까요. 국가보안법때문에 숨는겁니다.
종북 나 김일성이 나 너무 좋아요 이런 사람이 있는 세상에서
국보법을 없앴다고 가정해보세요
자 자유롭게 떠들고 다니세요
종북하시고 김일성 찬양하시고...
그러면 진짜 종북이 몇명인지 나오겠죠
이제 위법이 아니니가
자유롭게 자기 사상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장담하건대
종북적인 사상, 김일성우상화의 사상을 가진 세력이 있다면
그걸 공개하고 정치세력화하는 순간
망합니다
그걸 누가 따르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 종북 논란은
국보법이 오히려 종북이라는 카테고리를
신성화시키고 있는 겁니다
오히려 보호막을 치고 있어요
그냥 공개하라고 해야됩니다
죄가 아니니 종북을 하건
김일성을 우상화하건
상관없어
말해봐 내버려 둬보십시요
그게 은밀히 사회를 전복하는 씨앗이 되고...그렇지않습니다.
그정도에 전복될 정도로
이 사회의 문화적 기반이 약하면
이건 사회가 아닌거죠
정말로 우리 사회에 해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는 처방은
국보법을 폐기하는 겁니다
굉장히 간단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거에요
숲이 우거지려면 토양에 여러 영양소가 필요하듯...
이 노회찬의원의 일성은
사실 세계 문화지성사에서도
너무나 잘 증명해줍니다
위대한 프랑스의 지성
쟝폴 사르트르는
자기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불렀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빨갱이입니다
국보법 위반이에요
21세기를 대표하는 천재수학자
철학자이기도 하죠
버트란드 러셀 이 사람 사회주의자라고 인정을 했어요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쉬타인
자기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 사람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으면
감방생활을 해야합니다.
그림하나에 수백억씩 팔리는
파블로 피카소
1944년 8월에 프랑스 공산당에 입당한 공산당원이었어요
이 사람 한국에 왔으면
그림 수백억씩 팔리는게 아니라 역시 감방생활해야 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평화적인 인종차별 폐지 운동가 마틴 루서킹 목사
그 평화주의자인 킹목사도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시인 파블로 네루다
1945년 칠레공산당의 추천을 받아 정식으로 상원의원 당선
우리나라에서는 노벨상 못받았을터
굉장히 잘생긴 프랑스배우
이브몽땅
프랑스 공산당 당원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택도 없는 이야기
어렸을때부터 위대한 위인으로
생각하고 교육받고 전기를 읽는
헬렌켈러는
1912년에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는가'
라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기도...
20세기 최고의 사회심리학자라 불리우는
'에리히프롬'도 대표적인 마르크스 지지자였어
심지어 비틀즈의 리더
존 레논은
세계에서 제일 돈 맣은 공산주의자라고 자기를 부르기도 했어
사상의 자유가 열리면
이렇게 다양한
토양들이 사회를 풍부하게 해
위대한 다양성의 영양소가
국가라는 토양에 스며들고
사회를 발전시켜
우리는 김일성이 알리를 응원하면
알리응원이 종북이냐 아니냐
이런 논쟁을 하고 있어서야
노회찬의원이꿈꾸었던 대로
다양한 영양소가 자유롭게
토양에 스며들고
토론하고
그러면서 변화하는 그 모습이
그것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숲이 우거지는 겁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태양처럼 영원하지 않다
라는 말을 남긴 정치인을 빨갱이로 모는 사회였다면
우리는 노회찬이라는 빛나는 정치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