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9. 12:16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증도가
전단림무잡수 울밀심침사자주 경정림한독자유 주수비금개원지 – 전단향 나무 숲에는 잡목이 없으니 울창하고 깊숙하여 사자가 산다. 경계 고요한 숲 사이 한적하게 홀로 노나니 길 짐승 날짐승 다 멀리 가는구나. 전단림은 무성한 숲으로 선승이 사는 곳. 다만 스스로 만물과 같이 있지만 무심할 줄을 안다면 어찌 만물이 다 둘러쳐 있어도 방해할 수 있나. 쇠로 만든 소는 사자의 울음소리를 걱정할 필요 없고 나무로 만든 사람이 꽃과 새를 보는 것 같다. 부동의 경계. <무념>몸이 있을 때 유여의 열반으로 무념을 하라. <무상>몸이 없을 때 무여의 열반으로 무상을 느껴라. <무주> 머물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가라 그러면 본래의 창고인 자성청정장으로 간다. 있고 없고 나고 죽음을 떠난 무주처열반으로 가라. 본래무일물이거나 본래유일물이거나 있고 없는 것이 도착한 그 곳이 자성청정장이다.
사자아중수후 삼세변능대효후 약시야간축법왕 백년요괴허개구 – 사자 새끼 무리 뒤따라서 세 살에 벌써 크게 소리치도다. 만약 여우가 법왕을 좇으려 한다면 백년 묵은 요괴가 헛되이 입만 열리로다. 법왕은 진여자성 여우는 망령된 정적인 경계. 바로 깨치면 작고 큰 것이 없다. 사자도 여우도 없다. 진여본성을 바로 깨달아서 성불해 버리면 조그만 어린애 같지만 깨친 그대로 사자 여서 크게 소리칠 것 같으면 천지가 무너지고 사해가 뒤집힌다. 죽임과 살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자재가 된다. 나고 죽는 것이 같다고 생각하라.
원돈교몰인정 유의불결직수쟁 불시산승정인아 수행공락단상갱 – 원돈의 가르침엔 인정이 없나니 의심이 있다면 바로 물어보라. 이 산승이 인아상을 내는 게 아니요 수행하다 단상갱에 떨어질까 염려함이로다. 원은 원만구족으로 공간적인 것 돈은 눈 깜짝할 사이로 시간적인 것. 원교의 대표적 경전은 화엄경이며 돈교의 대표적 경전은 유마경 원각경이다.
단상이견을 떠나고 유무이변에 치우치지 않는다. 단상갱은 두 가지 소견에 집착된 깊은 함정. 단견은 만유는 무상하여 실재하지 않듯이 사람도 죽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져 버린다는 집착이며 상견은 모든 것이 영원히 변치 않듯이 이 몸도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 끝없이 지금의 상태를 계속한다는 집착.
비불비시불시 차지호리실천리 시즉용녀돈성불 비즉선성생함추 – 그름과 그르지 않음과 옳음과 옳지 않음이여 어긋남이 털 끝만 치라도 있으면 천리를 잃느니라. 옳은 것인즉 용녀가 몰록 성불한 것이요 그름인즉 선성 비구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지노라. 죄를 진 사람도 여자도 성불할 수 있다. 우리가 바른 길만 갈 것 같으면 일체가 원만구족한 무상대법인 구경각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성취할 수 있다. 옳고 그른 것은 둘이 아니다. 같다고 생각하고 살아라. 그래야 윤회에서 벗어난다.
티끌 세상 벗어나는 일 항상 하지 않으니 불법을 요긴하게 잡아 한 마당 지어보소 한 번 뼈에 사무치는 일이 옳지 않으면 매화의 향기가 코를 찌름을 어찌 얻으랴.
이르는 곳마다 주인인 것을 알고 서는 곳마다 진실되게 말하고 행동하라.
한 마음 항상 깨끗하면 곳곳마다 연꽃이 피어 오르니 몇 번을 태어나고 몇 번을 죽었던가. 나고 죽음 자꾸자꾸 그칠 날이 없는데 문득 깨달으니 삶조차 없는 것을 모든 영화 욕됨 근심 기쁨이 어디에 있나.
절대 남에게서 찾지 말지니 나와는 아득히 멀어진다. 내 지금 홀로 가니 곳곳마다 그대 만나는 구나. 그대는 지금 바로 나인데 나는 지금 그대가 아니구나.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만 비로소 여여한 한 경지 깨우치리라.
산은 우뚝우뚝 물은 차갑고 바람은 솔솔 꽃은 만발하네. 도인은 다만 이렇게 가거라. 어찌 구차하게 세정을 엿보는가. 살아서는 천상을 좋아하지 않았고 죽어서는 지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손을 떨쳐 몸을 삼계 밖에 놓아두고 높이 올라 움직임에 맡기니 어찌 구속이 있겠는가.
가난한 집도 깨끗이 청소하고 가난한 여인도 깨끗이 머리를 빗으면 그 모습 비록 아름답고 곱지는 않을지라도 그 기품은 절로 풍아해진다. 그러므로 군자가 한 때 곤궁과 실의의 슬픔을 당할지라도 어찌 문득 자포자기 하겠는가?
오조년래적학문 역증토소심경론 분별명상불지휴 입해산사도자곤 – 내 어려서부터 학문을 쌓아 일찍이 소를 구하고 경론을 찾았지만 명상을 분별하여 쉴 줄 알지 못하였으니 바다에 들어 모래알 헤아리느라 피곤만 했네. 분별심 아상 차별심 인상 열등심 중생상 애착심 수자상을 없애라.
이상 자광스님의 증도가 전단림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