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수행장

2007. 6. 9. 13:0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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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경계에 대한 애착을 여위어야 바른 공부를 하는 수행자다. 수행자는 보아도 본바 없고

들어도 들은바 없어야 한다. 살랑 바람에 흩날리는 가을 낙엽이 되지 말고 세찬 바람에도 꿋꿋이 버티고 앉은 겨울 바위덩이가 되라. 하나를 버려 천을 얻으랴. 하나만을 생각하는 소아적 삶이 아니라 천 속에 하나까지 포함되는 대아적 삶을 살아야 스님이라 할 수 있다. 스님이 어찌 하나를 쫒아 세속을 기웃거릴 수 있나. 수행자는 처자권속의 그물을 벗어나야  깊이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누에고치 속에 갇힌 나방이 자기틀을 뚫고 나왔을 때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이다. 속가에서 살다보면 타성에 젖어 그 것이 바른지 그른지 조차 인식되지 않는다. 다소 공부가 된다 하나 분위기 때문에 멀리 나가기 힘들다. 비록 큰 정진이 없더라도 절에 살다보면 차차 공부가 익어간다. 세속에 살 수 밖에 없는 인연이라면 틈틈히 시간을 내어 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향내음이 조금씩 이라도 몸과 마음에 훈습된다. 절을 찾는 불교 신도들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마음이 너그럽고 긍정적이다. 그리고 행복지수가 높다. 삼보의 가피를 입고있기 때문이다. 비록 아는 것이 많더라도 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부지런히 행하더라도 지혜가 없는 이는 그 어떤 일도 이를 수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순순히 좋은 결과를 보지만 지혜없는 사람은 모든 결과가 허사다. 대부분 사람들이 먹는 데는 물불 않가리지만 지혜 닦는 공부는 등한시 한다. 일을 성취하는 데는 지혜와 실천행이 함께 있어야 한다. 배가 나아감에 지혜는 나침반이요 실천행은 노와 같다.

 

죽을 받아 축원하되 그 뜻을 알지 못하면 또한 시주자에게 응당 수치가 아니며 공양을 받아 창패하되 그 취지에 다다르지 못하면 그 또한 현성에 응당 부끄럽지 아니한가. 사람이 미충<squirming insects>이 깨끗함과 더러움을 분별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것과 같이 성인은 사문이 깨끗함과 더러움을 분별하지 못함을 미워한다<disgust>. 세간의 시끄러움을 버리고 하늘 천상에 오름은 계가 좋은 사다리가 된다. 이런 까닭에 계를 파하고 남의 복권이 됨은 날개 부러진 새가 거북을 지고 하늘을 나는 것과 같다. 자기 죄를 벗지 못하면 남의 죄<faults>를 벗기지 못한다. 그러하니 어찌 계행없이 하고 다른 이의 공급을 받으리오. 행이 없는 빈 몸은 길러도 이익이 없음이요 덧 없는 뜬 목숨<transient fleeting life>은 애착하여 아껴도 용상덕을 바라 능히 긴 괴로움을 참고 사자좌를 기약하여 길이 욕락을 등질지라. 수행자의 마음이 깨끗하면 모든 하늘<devas>이 함께 칭찬하고 도인이 색을 그리면 선신이 버리고 떠나니라.

 

똥파리는 아무 데나 앉는다. 똥에도 앉고 부처님 콧등에도 앉지만 촛불 위엔 앉지 못한다. 신도 추근대는 일 돈 많이 시주한다고 치사하게 노는 일 하지 마라. 삼취정계 - 섭율의계 섭선법계 섭중생계<보시섭 애어섭 이행섭 등사섭> 보통 사람은 섭중생계를 지키기 힘들다. 목숨은 덧 없고 기약 없다. 몸을 아끼지 말고 봉사하고 보시하라. 원효는 섭율의계는 버렸지만 한 차원 높은 섭중생계는 잘 지켰다. 세종대왕도 설총의 이두에서 힌트를 얻어 한글을 창제하셨다.

 

헌신하는 사람은 사바세계 나투신 부처님 화신이다. 이웃의 은혜를 언제나 잊지 말고 밥 한 그릇이라도 고맙게 생각하라. 밥 한 그릇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 있다. 사람은 적어도 무엇이 깨끗한 일인지 무엇이 지저분한 일인지 가릴줄 알아야 한다. 좋은 세상으로 가는 데는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해야 한다. 나만을 위한 일은 악이 되기 쉽고 상대를 위한 일은 선이 되기 쉽다. 스님은 복밭이다. 그러나 행동이 법답지 않고는 남의 복밭이 될 수 없다. 자기수행 자기공부가 충실치 못하면 남을 가르치기가 어렵다. 자기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남을 제도하기 힘드는 법 공부되지 않는 빈 껍데기 몸은 아무 가치가 없다. 아무리 먹고 먹어도 목숨이 다하면 한 줌의 재로 남는다. 끝내 배신하고 말 가죽 포대기에 너무 많이 넣지 말라. 큰 스님이 되고저 하면 어렵고 힘든 과정을 참아라. 역경을 견뎌내지 않고는 큰 일을 이룰 수 없다. 역경은 귀찮은 대상이 아니라 큰 일을 이루게 하는 필수조건이요 과정일 뿐이다. 마음을 잘 닦은 수행자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그 한 사람으로 인해 그를 칭찬하는 온 사람의 입이 거룩해진다.   

      

이상 우학스님 발심수행장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