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9. 13:12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열반경
<순타이야기>부처님 열반시 유일하게 공양을 올린 우바새가 장인의 아들 순타다. 바라건대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이 작은 공양을 받으소서. 착하다 착하다! 음식을 보시하면 첫째 깨달음을 얻고 두 번째 열반에 든다. 어찌하여 두 가지 보시의 과보가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 하나요? 선남자여! 여래의 몸은 이미 한량없는 아승기겁부터 음식을 받지 않는다. 모든 난타와 난타바라라는 소 기르는 두 여자가 받드는 우유죽을 받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말하지만 실은 먹지 않은 것이다.
우리 마음 속엔 지옥마음 아귀마음 축생마음 아수라마음이 모두 들어 있다. 이 마음이 탐진치 다. 탐진치만 없으면 마냥 기쁘다. 우리 마음은 우주가 다 들어와도 우주가 없고 밖으로 쓰기 들면 바늘 끝 하나도 용납 못하는 옹졸함과 용렬함이 있다. 밥은 도를 위해 먹는 것이다. 식도락 세치 혀를 위해 먹지 말라. 국수 먹고 배부르나 고기 먹고 배부르나 마찬가지다. 넘어간 뒤 뭐가 다르던가? 기를 통하게 하는 데는 돼지고기가 좋다. 선방에서도 약으로 썼다. 나를 위해 잡는 것이 아니다. 먼지 많은 일하는 사람들이 돼지고기 많이 먹는다. 땡기니까 먹는 거다. 육신이 먹는 거다. 마음이 먹는 것이 아니다. 잠을 자도 마음이 자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께 세상에 오래 머물도록 청하지 말라! 이 세상 난 것은 죽고 말고 목숨이 길다 해도 끝이 있다.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고 모인 것은 마침내 헤어진다. 젊었던 나이도 오래 못 가고 건강은 병고가 침노하니 이 목숨 죽음이 뺏어가 항상 있는 법이라곤 하나도 없네. 나라 임금들은 멋대로 하고 서슬 푸른 세력이 짝이 없지만 온갖 것 무상하여 옮아가듯 알뜰한 이 목숨도 그러하네. 돌아가는 고통바퀴 끝날 새 없고 나고 죽고 헤매는 일 쉬지 아니해 욕계 색계 무색계 덧없는 세상 모든 것이 하나도 즐겁지 않네. 도라는 것 애초에 성품과 모양 온갖 것이 모두 다 공한 것이니 견고하지 못한 법 바뀌고 흘러 근심 걱정 항상 있는 법. 두려울새 모든 허물 늙고 병들고 시달리고 죽고 하는 여러 일 이런 것이 뒤를 이어 가이 없어서 부서지기 잘하고 원수가 침노. 시끄러운 번뇌 얽혀지는 일 누에가 고치 속에 들어있듯이 누구나 지혜 있는 사람으로야 즐겁다 애착하리요. 이 몸은 온갖 고통 모여서 된 것 하나하나 모든 것 더러울 따름. 눌리고 얽매이고 헌데 투성이 근본부터 보잘 것 없네.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는 몸 누구나 한결같이 다 그리하여 온갖 탐욕 모두가 무상하거니 그러기에 이내 몸 애착 않노라. 모든 욕심 여의고 삼매를 닦아 진실한 바른 법 증득하였고 마침내 모든 생사 끊어버린 이 오늘 큰 열반에 들려 하네. 생사 없는 저 언덕 나는 건너가 이 세상 온갖 고통 뛰어 넘으니 오늘날 항상 즐거운 위없이 묘한 낙 받을 뿐이네.
날이 흐리다고 해와 달이 없어졌다고 말하지 말라. 2500년전 누가 이런 말을 하던가? 산은 산 물은 물. 누가 모르나? 성철 스님 한 말이지만 우리가 이런 말하면 알아줄까? 그 게 다 법력이다. 최소한 본전 치기만 해도 인간세상 다시 온다. 천당 가는데 연연하지 말라. 잘 살면 천당도 성불도 저절로 다 이뤄진다.
순타는 묘하게 안다는 말이다. 순타가 문수사리법왕자에게 오히려 여래의 실상을 계도하듯 말한다. 여래가 어찌 행법 인가요? 행법이란 났다 없어졌다 하는 법 안니가요? 부자 집 아들과 관상쟁이 단명 비유처럼 상을 보고 하는 것은 행법이지요. 하지만 가난한 여인이 항하를 건너다 아기를 사랑하여 생명을 버린 뒤 범천에 다시 태어나는 비유로 구하지 않았지만 저절로 범천에 나게 된 것과 같지요. 부처님 법은 유위법이 아니고 무위법 이지요.
문수사리법왕자는 순타의 말에 감탄했다. 훌륭하다! 그대는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이며 변하지 않는 법이며 함이 없는 법임을 자세히 알았다. 함이 있고 함이 없는 이야기는 그냥 두고 그대는 이 때 빨리 공양을 올려라. 만일 먼 길을 가다 피곤하여 요구하는 물건이 있거든 때를 놓치지 말고 깨끗하게 베풀어 주라. 마지막 공양을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올리려거든 많든 적든 만족하든 만족치 못든 간에 시기를 놓치지 말고 빨리 베풀어라.
이상 정우스님 열반경 강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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