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같은 몸

2007. 6. 9. 13:1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열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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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이 묻는다. 모든 중생들을 아들같이 평등하게 대하는 게 가능한가요? 만일 칼로 부처님을 해하는 자와 전단을 발라드리는 자를 어떻게 똑 같이 대할 수 있나요? 만일 엄한 선생에게 여러 아들을 맡겨 행동 예절을 가르쳐 학문을 배우게 할 때 모두 종아리를 맞아 죽더라도 나는 그 선생을  한탄하지 않겠노라 한다면 이 아버지와 선생을 살인죄를 짓는다 하겠는가? 여래도 그러하여 법을 파괴한 이를 외아들처럼 평등하게 보느니라.

 

어찌하여 여래께서 한량없는 장수를 얻는다 하시나요? 모든 강은 바다로 간다. 이와 같이 모든 생명의 강들이 다 바다로 들어가듯이 모두 여래의 목숨 바다로 들어간다. 온갖 항상한 것 가운데 허공이 제일이듯이 여래도 모든 항상한 것 중 가장 제일이다. 모든 약 가운데 제호가 제일이듯 여래도 여러 중생들 가운데 수명이 제일이다. 그런데 왜 그리 빨리 가시려고 하시나요?

 

가섭이여! 그대는 여래가 없어진다는 생각을 내지 말라. 5신통을 얻은 신선도 얼마든지 장수하고 단명한다. 하지만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이고 바뀌지 않는 법이며 여래의 몸은 변화한 몸이요 잡식하는 몸이 아니건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일부러 독 나무와 같이 보임을 알라. 금강경에도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라 했다. 여래는 모양이나 음성으로는 절대 볼 수 없다. 진리를 보는 눈은 육신의 눈이나 귀가 아니라 지혜의 눈이다.

 

출세간법과 세간법과는 어떠한 차별이 있나요? 제호는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약이다. 하지만 도둑들이 물을 너무 타 젖도 타락도 제호도 모두 잃었다. 범부도 이와 같이 계정혜를 얻었으나 방편을 몰라 해탈한다고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고집 사람이라는 고집 범천 자재천 티끌 세간 성품 계정혜라는 소견과 해탈과 비상비비상천이 곧 열반이라고 말하고 참말 해탈과 열반을 얻지 못하니 마치 도둑들이 제호를 얻지 못함과 같다. 물을 타도 우유는 우유다. 조금 복 받은 정도 가지고 교만하지 말라. 중요한 것은 계정혜 삼보에 귀의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저 알지 못하고 항상하고 즐겁고 깨끗하다 말한다.

 

항상한 법이란 여래를 말함이요 다른 법이 아니다. 열반이란 부처님 법의 성품이다. 그럼 부처님 법의 성품이란 뭔가요? 법의 성품이란 곧 몸을 버리는 것이요 몸을 버린다 함은 있는 바가 없다는 말인데 만일 있는 바가 없다면 몸은 어떻게 존재하며 몸이 만일 존재한다면 어떻게 몸에 법의 성품이 있다고 말하고 몸에 법의 성품이 있다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나요?

 

멸하는 것이 법의 성품이란 말을 말라.  법의성품은 멸이 있지 않다. 마치 무상천이 색음을 성취했지만 색음이 없는 것과 같다. 여래의 경계는 성문 연각으로는 알 수 없다. 부처님들의 법신과 가지가지 방편은 헤아릴 수 없으니 불법승을 닦으며 항상하다는 생각을 가지라. 마치 나무를 의지한다면 나무 그림자가 있을 것이니 여래도 그러하여 항상한 법이 있으므로 귀의할 데가 있는 것이고 무상한 것이 아니다. 만일 여래가 무상하다면 여래는 천상세간 사람이 귀의할 곳이 아니다.

 

어둠 속에 나무는 있어도 그림자는 볼 수 없잖아요? 단지 육안으로 볼 수 없을 뿐이다. 지혜의 눈으로 보지 못한다. 향을 싼 종이에선 향내가 난다. 만일 법보 승보가 다르다 말하면 삼귀의 할 곳이 되지 못하니 그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제각기 다르므로 무상하게 되는 것과 같다. 불법승 삼보는 항상한다.

 

어떻게 하면 재물을 허비하지 않고 큰 시주를 할 수 있나요? 사문 바라문들이나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고 부정한 물건을 받지도 않고 기르지도 않는 이에게는 종이나 하인을 보시하고 범행을 닦는 이에게는 여자를 보시하고 술과 고기를 끊은 이에게는 고기를 보시하고 오후에 먹지 않는 이에게는 오후에 음식을 대접하고 꽃과 향을 찾지 않는 이에게는 꽃과 향을 공급하여 그렇게 보시하면 큰 시주라는 소문이 천하에 자자하면서도 자기의 재물은 조금도 줄지 아니할 것이다. 상대방이 필요치 않은 것만 줘봐라.

 

<금강신품>금강 같은 몸. 여래의 몸은 항상 머물며 깨뜨릴 수 없는 금강 같은 잡식하지 않는 몸이니 곧 법신이다. 인간 천상의 몸이 아니며 두려워 떠는 풀이 아니며 잡식하는 몸이 아닌 줄 알라. 잡식은 삼도오욕이다. 바다가 깨끗하다고? 그런데 그 물은 어디서 왔나? 온갖 곳에서 왔다. 그래서 잡해라고 한다. 인간이 가장 험한 잡식 동물이다.

 

여래의 몸은 몸이 아니다. 생멸이 없고 마음이 평등하여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며 중생을 깨닫게 하고 깨달음이 없으므로 실상과 같이 법문을 말하며 2가지가 아니라 요량할 수 없으며 허공과 같아서 형상이 없으며 생멸이 없는 성품과 같아서 끊임도 아니고 항상함도 아니어서 여래의 몸이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였다.

 

아는 이도 없고 알지 못하는 이도 없으며 보는 이도 없고 보지 못하는 이도 없으며 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함이 없는 것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세간 아닌 것도 아니며 짓는 것도 아니고 짓지 않는 것도 아니며 의지함도 아니고 의지하지 않음도 아니며 4대도 아니고 4대 아님도 아니며 인도 아니고 인이 아님도 아니며 중생도 아니고 중생 아님도 아니며 사문도 아니고 바라문도 아니며 사자이고 큰 사자이며 몸도 아니고 몸 아님도 아니어서 말할 수 없으며 1법상을 제하고는 셈으로 셀 수 없으며 열반에 들 때도 열반에 들지 않으니 여래의 법신은 이렇게 한량없이 미묘한 공덕을 모두 성취하였다.

 

가섭이여! 여래가 일부러 병의 고통을 나타내는 것은 중생들을 조복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깨뜨릴 수 없는 원인을 알지 못하겠는데요? 바른 법을 보호하여 유지한 인연으로 금강 같은 몸을 이루었다. 바른 법을 수호 유지하는 이는 5계도 받지 않고 위의도 닦지 않고 칼이나 활이나 창 같은 것을 들고 계행을 잘 가지는 청정한 비구를 보호할 것이다.

 

부처님도 이 땅에 가지고 있던 색신이 있었다. 병 들면 병 든대로 죽으면 죽는대로 하지만 육신에 대한 욕심이 없어 화를 내지 않았다. 복 지으면 복만 받는줄 알지만 덕도 쌓는다. 덕 쌓으면 덕만 받는줄 알지만 지혜도 이룬다. 도올이 달라이 라마에게 물었다. 불교란 뭔가요? 과학이요. 불교는 인간학이다. 믿고 안 믿고는 상관 없다. 착하고 옳바르게 살면 천상 간다. 마음 없는 마음을 마음이라 한다. 그 마음은 무심의 마음이다. 무심의 마음은 한결 같은 분별하지 않는 마음이다.

  

이상 정우스님 열반경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