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행3

2007. 6. 9. 14:0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열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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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말미암아 근심이 있고 사랑으로 말미암아 공포 생기니 사랑하는 애정만 떼어버리면 근심은 무엇이며 공포는 무엇인가? 사랑하는 인연으로 근심 있고 근심하는 고통으로 중생들이 늙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을 이별하는 고통은 목숨이 마치는 것이다. 이별하는 연고로 가지가지 미세한 고통이 생기는 것을 분별해 보여 주리라.

 

지난 세상 사람 목숨 한량없던 때 한 왕이 있었으니 이름이 선주였다. 그 왕이 동자로 있으며 태자일을 보던 때와 왕이 되었을 때가 각각 8만 4천 년이었다. 그 때 왕의 정수리에 살혹이 났다. 10달이 차 혹이 터지며 아기가 나왔는데 용모가 단정하고 훌륭하여 정생이라 이름지었다. 그 때 선주왕이 나라 일을 정생에게 맡기고 궁전과 처자권속을 버리고 입산하여 8만 4천 년 동안 도를 배우고 있었다.


그 때 정생왕은 어느 보름달 높은 누각에서 목욕하고 재를 받더니 마침 동방에 금륜 바퀴가 있는데 바퀴살이 천 개요 속바퀴와 덧바퀴가 구족했으며 장인의 손을 빌지 않고 저절로 만들어져 왔다. 정생왕이 예전에 5통 선인의 말을 들으니 그런 임금은 전륜성왕이 된다 하니 이제 시험해 보리라. 왼손으로 금륜 보배를 받들고 오른 손으로 향로를 들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서원을 세워 이 금륜 보배가 사실이라면 지난 세상 전륜성왕 하던 도법과 같아지이다 했더니 허공으로 날아 올라 시방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돌아와 정생왕의 왼손에 머물렀다. 이 때 정생왕이 환희한 마음으로 내가 지금 전륜성왕이 됐구나 했다.


코끼리 보배가 모양이 단정하기 백련화 같은 것이 칠지로 땅을 디디고 오면 말 보배가 색이 검붉고 갈기가 금빛 같은 것이 와서 응하면 여자 보배로 왕의 마음을 알면 마니주 보배를 얻으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된다 했다.

 

그 뒤 오래지 않아 고방차지 대신이 저절로 나와 재물이 많아 모자라는 일이 없었다. 정생왕은 시험해 보려고 큰 바다에 들어가 신기한 보배를 얻고자 한다 했더니 두 손으로 바닷물을 저으니 10손가락 끝에 10개의 보배가 나와 받들며 필요하신 것을 마음대로 쓰십시오. 남은 것은 바다 속에 던지겠습니다. 또 오래지 않아 군대차지 신하가 자연히 나타나더니 용맹하고 지략이 많아 지모가 제일이며 4가지 군대를 잘 알아 아직 굴복하지 아니한 것은 굴복케 하고 이미 굴복한 것은 잘 지키고 보호했다. 고방차지 군대차지 신하를 얻으면 결정코 전륜성왕이 된다 했다.

정생 전륜왕이 또 신하들에게 염부제 불바제 구타니가 모두 풍족하고 안락하며 백성이 치성하여 모두 귀화했으며 7보를 성취하고 1천 아들을 구족하니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동쪽 불바제 서쪽 구타니 북쪽 울단월은 아직 덕화에 귀순하지 않았습니다. 전륜성왕이 다시 7보와 시종들을 거느리고 허공을 날아 그 곳에 도착하니 그 지방 백성들도 모두 귀순하여 복종했다.


이제 4천하 모두 편안하고 풍족해 백성들이 치성하고 덕화에 귀순했는데 지금 7보가 이뤄졌고 1천 아들이 구족했으니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33천은 수명이 길고 쾌락 태평하여 하늘사람들 형상이 단정하고 사는 궁전 앉는 평상 이부자리들이 모두 7보로 되어 천상의 복락을 믿고 귀화하지 않으니 이제 한 번 가서 평정해 항복받음이 좋을까 합니다.


다시 7보와 온갖 시종들을 거느리고 허공으로 날아 올라가 도리천에 이르니 한 나무가 있는데 빛이 매우 푸르고 훌륭했다. 이 것이 무슨 빛깔이냐? 이 것은 파리질다라 나무인데 도리천 여름 석 달에는 이 나무 아래서 즐깁니다. 또 흰 구름처럼 흰 빛을 보고 이 것은 무슨 빛이냐? 이 것은 선법당인데 도리천 사람들이 그 속에 모여 인간 천상의 일을 의논합니다.


이 때 도리천 제석천왕이 정생왕이 온 줄 알고 친히 나와 처음 인사를 하고 손을 잡고 선법당에 올라 자리 잡고 앉았다. 그 때 두 임금의 얼굴 몸매는 평등하여 별로 차별이 없으나 다만 눈을 깜박이는 것이 같지 않았다. 이 때 정생왕이 이제 저 제석천왕을 퇴위시키고 여기서 천왕이 돼볼까 하였다.


이 때 제석천왕은 대승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열어 보이고 분별하여 연설했으나 깊은 이치는 통달하지 못했다. 이렇게 다른 이에게 연설한 인연의 힘으로 큰 위덕이 있었다. 이 정생왕이 제석천왕에 대해 나쁜 마음을 내고 문득 타락돼 염부제로 돌아오고 사랑하던 천인과 이별하게 돼 큰 고통을 받았으며 또 병을 만나 죽고 말았으니 그 때 제석이 곧 가섭불이고 전륜왕은 내 몸이다.

 

이렇게 사랑하는 것을 이별하는 것이 대단한 고통인 줄 알라. 보살이 지난 세상 이렇게 사랑하는 것을 이별하던 고통도 기억하거늘 하물며 보살이 대승의 열반경에 머물러 있으며 지금 세상에서 사랑하는 것을 이별하는 고통을 관찰하지 아니하느냐?

어떤 것을 보살이 대승의 열반경을 수행하면서 원망함과 미운 것과 모이는 고통을 관찰한다 하느냐? 지옥 축생 아귀 인간 천상에 모두 이런 원망함과 미운 것과 모이는 고통이 있음을 관찰하니 마치 사람이 감옥에 갇히고 큰 칼을 쓰고 족쇄에 채이고 고랑을 차는 것을 보고 큰 고통을 삼는 것같이 보살도 5갈래 5도에 태어나는 모든 것이 모두 미운 것과 모이는 고통인 줄로 관찰하라.

 

마치 사람이 원수나 큰 칼 쓰는 것 족쇄 채는 것 고랑 차는 것 따위를 무서워 해 부모와 처자권속 보배와 살림을 버리고 멀리 도피하는 것처럼 보살도 나고 죽는 일이 무서워 6바라밀을 구족하게 수행하여 열반에 들어간다. 이 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을 수행하며 구불득고의 고통을 관찰한다 한다. 구한다 함은 모든 것을 다 구하는 것이며 2가지 있으니 하나는 선법을 구함이요 다른 하나는 악법을 구하는 것이다. 선법은 얻지 못함이 고통이요 악법은 여의지 못함이 고통이다. 이 것이 5음으로 성하는 고통을 말한 것이니 이 것을 고라는 참된 이치라 한다.

5음으로 성하는 오음성고의 이치가 그렇지 않으니 부처님이 예전에 석마남에게 만일 색이 고통이라 이름하지 않는다 하셨으며 또 3가지 받음이 있으니 괴로운 받음 즐거운 받음 괴로움도 즐거움도 아닌 받음 불고불락수라 했으며 만일 사람이 선법을 닦으면 즐거움을 받는다 하셨고 좋은 갈래에서 6촉으로 즐거움을 받으니 눈으로 좋은 빛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요 귀 코 혀 몸 뜻으로 좋은 법을 듣거나 생각함도 그와 같다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게송을 말씀하였다.

계행 가지는 것이 즐거움이니 몸으로 모든 고통 받지 않으며 잠 잘 때 편안을 얻게 되고 깨고 나면 마음이 환희하니
의복이나 음식 받았을 때 경전 읽고 외우며 거닐 적에 산림 속에 고요히 앉아 있는 것 이 것이 가장 좋은 즐거움이니
누구나 중생들 대할 적마다 밤낮으로 자비심 항상 닦으면 이런 일로 즐거움 얻게 되니 다른 이를 괴롭히지 않는 연고라
욕심 없어 만족함을 알면 즐겁고 많이 듣고 분별함도 즐거움이며 고집함이 없어진 아라한들도 즐거움 받는다 이름하니
시방세계 여러 보살마하살 필경에 열반 언덕 이르러 가서 여러 할 일 마치고 나면 그 것을 가장 좋은 낙이라 하네.

모든 중생이 하품 고통에서 즐거운 생각을 잘못 내는 것이어서 내가 말하는 고통의 모양이 본래 말한 것과 다르지 않다. 하품 고통에서 즐거운 생각을 낸다 하면 하품 생노병사 하품 애별리고 하품 구불득고 하품 원증회고 하품 오음성고 따위의 고통에서도 즐거움이 있겠나이다.

 

하품 나는 것은 3악도요 중품 나는 것은 인간이요 상품 나는 것은 천상일 것이며 만일 하품 즐거움에 괴로운 생각을 낸다면 중품 즐거움엔 괴롭지 않고 즐겁지 않은 생각을 낼 것이며 상품 즐거움에는 즐거운 생각을 낼 것이겠나이다 하면 어떻게 대답하겠나이까?

 

하품 고통에서 즐거운 생각을 낸다면 혹시라도 천 번 벌을 받을 사람이 천 번 벌을 받을 적엔 즐거운 생각을 내야 할 것이며 만일 내지 않는다면 어찌 하품 고통 속에서 즐거운 생각을 낸다 하오리까?


그대 말과 같다. 그런 뜻으로 즐거운 생각이 없으련만 마치 그 사람이 마땅히 1천 벌을 받을 것이로되 첫째 한 번 받고 면할 수 있다면 그 땐 그 사람이 즐거운 생각을 내니 그러므로 즐거움이 없는 데서 허망하게 즐거움을 내는 것이다. 그 사람은 한 번 벌을 받으므로 즐거운 생각을 내는 것이 아니고 면할 수 있으므로 즐거운 생각을 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예전에 석마남에게 5음 가운데 즐거움이 있다 말한 것이 헛된 것이 아니다. 3가지 받음과 괴로움이 있으니 3가지 받음이라 함은 즐거운 받음 괴로운 받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받음이요 3가지 괴로움이라 함은 괴로운데 괴로움과 변천하는 괴로움과 파괴되는 괴로움이다.

 

괴로운 받음이라 함은 3가지 괴로움이니 괴로운데 괴로움과 변천하는 괴로움과 파괴되는 괴로움이요 다른 2가지 받음은 변천하는 괴로움과 파괴되는 괴로움이다. 이 인연으로 생사 속에 실로 즐거운 받음이 있거니 보살은 괴로움과 즐거움의 성품이 서로 여의지 않아 모두 괴로움이라 한다. 생사 속에는 진실로 즐거움이 없건만 부처님과 보살들이 세상을 따르느라 즐거움이 있다 말한다.


부처님과 보살들이 만일 세상을 따르느라고 말한다면 그 것이 허망한 것인가요? 부처님 말씀대로 선한 것을 수행하는 이는 즐거운 과보를 받고 계행을 가지면 편안하여 몸에 괴로움을 받지 않고 내지 모든 일을 마치고 나면 그 것이 가장 좋은 낙이라면 그런 경전에 말한 즐거운 받음이란 허망한 말일 것이며 만일 허망하다면 부처님 세존께서 한량없는 백천만억 아승기겁 동안 보리를 닦아 허망한 말을 여의었거늘 지금 이렇게 말씀함은 무슨 뜻인가요?


위에 말한 즐거움을 받는다는 게송은 곧 보리도의 근본이며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기르는 것이니 그런 이치로 먼저 경전에 즐거운 모양이라 말했다. 마치 세간에 필요한 살림거리가 즐거움의 원이 되므로 즐거움이라 이름하니 이른바 여색을 즐기는 것 술을 마시는 것 훌륭한 음식 맛있는 음식 목마를 때 물 만나는 것 추울 때 불 만나는 것 의복 말 수레 하인 금은 곡식 따위가 세상에 필요한 것이어서 즐거움의 원인이 되므로 즐겁다 이름한다.


이런 것들도 괴로움을 내니 여인으로 인해 남자가 괴로움을 내 근심 걱정하고 울고 목숨을 끊으며 맛있는 술 내지 창고 곡식으로 인해 사람들로 하여금 걱정을 내게 하니 이런 뜻으로 온갖 것이 모두 괴로움이요 즐거운 것이 없다 한다. 보살은 이 8고에 대해 괴로움에 괴로움이 없는 줄 알거니 성문과 벽지불들은 즐거움의 원인인 줄을 알지 못하므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하품 고통 속에 즐거움이 있다 말하는 것이며 오직 보살만이 대승의 대반열반에 머물러 괴로움의 원인과 즐거움의 원인을 안다.

이상 정우스님 열반경 거룩한 행3 강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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