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관찰과 구성요소

2007. 6. 9. 14:0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숫다니파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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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걷거나 서며 혹은 앉고 눕거나 몸을 구부리고 또는 편다. 이것이 신체의 동작이다.
194. 신체는 뼈와 힘줄로 연결되어 있고 내피와 살과 살갗으로 덮여져 있어 있는 그대로 볼 수는 없다.
예전에 동문수학하던 한 후배가 여자친구를 소개해 달라 했다. 야 어떻게 스님인 내게 그런 부탁을 하냐 했더니 절에 오는 신도님들 따님이 있지 않느냐 말했다. 한편으로 일리있는 말이었다. 그래서 잘 관찰해서 소개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 후배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다. 당연히 약속은 취소되고 내가 중간에 곤란하게 되었다. 약 한달 후 그 후배가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다. 해부학 시간에 한 젊은 여성을 해부실습 했는데 암모니아에 담겨진 시신을 보고 그 내장을 절개했을 때 충격으로 잠시 방황했다고 말했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우리몸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얻어질 수 있다. 욕망의 근원적 번뇌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195. 신체 내부는 내장과 위로 가득 차 있고 간장 방광 심장 폐장 신장 비장이 있다.

196. 콧물 점액 진물 지방 피 관절액 담즙 기름이 있다.
또 그 9구멍에서는 항상 더러운 것이 흘러 나온다. 눈에는 눈꼽 귀에서는 귀지.

198. 코에서는 콧물 입에서는 담즙을 내거나 가래를 뱉는다. 온 몸에서는 땀과 때를 배설한다.

199. 또 머리는 빈 공동이 있고 뇌수로 차 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무명에 끌려 그 것을 깨끗한 것으로 안다.

200. 또 죽어 몸이 쓰러졌을 때는 부어서 검푸르게 되고 무덤에 버려져 친척도 그 것을 돌보지 않는다.

201. 개나 여우 늑대 벌레들이 파 먹고 까마귀나 독수리 같은 것이 쪼아 먹는다.
인도는 종교 철학의 나라다. 거지와 성자의 나라며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이다. 갠지스 강가에는 시신에 불을 지펴 화장하고 타면 강에 버리고 바로 옆에선 성스러운 물이라며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신다. 우리 위생관념으론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도인들은 이런 모습을 통해 삶과 죽음을 관조하고 중도적인 시각을 가진다. 죽음은 끝이 아닌 탄생의 시작이며 탄생은 죽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일 뿐이다. 슬퍼하거나 아쉬워할 것이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바라본다.

202.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수행자는 깨달은 사람의 말씀을 듣고 그 것을 완전히 이해한다. 왜냐 하면 그는 있는 그대로 보기 때문에.
우리는 71%의 물과 18% 의 탄소 4%의 질소 2%칼슘 2%의 인 1%의 칼륨 0.5%의 나트륨 0.4%의 염소로 이뤄져 있다. 거기에 큰 숟가락 한 술 분량의 여러 희유 원소 마그네슘 아연 망간 구리 요오드 니켈 브롬 불소 규소를 함유하고 있다. 또 소량의 코발트 알루미늄 몰리브덴 바나듐 납 주석 티탄 붕소도 지니고 있다.
이 모든 물질들은 별들이 연소하면서 생겨나는 것으로 우리 몸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 몸의 물은 흔하디 흔한 바닷물과 다를 바 없고 당신 몸의 인은 성냥개비 인과 한가지며 당신 몸의 염소는 수영장 물 소독하는데 쓰는 염소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단순히 그런 물질을 합쳐놓은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화학적 구조물이며 동시에 훌륭한 건축물이다. 구성 물질들이 적절히 배합되고 안정감 있게 평형을 이루며 완벽하게 기능하고 있다. 그 복잡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우리를 이루는 분자들은 다시 원자 미립자 쿼크 진공으로 이뤄져 있고 그 모든 것들은 전자기적인 힘과 인력과 전자의 힘에 의해 결합되어 있다. 그 절묘함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 인체를 있는 그대로 경전의 표현을 빌려 여시하게 보면 욕망을 조절하고 지혜로운 수행자가 될 수 있다.

이상 도문스님 숫타니파타 강론 중에서

 

지금 나의 몸은 지수화풍 4대가 합하여 만들어졌다. 이른바 머리털과 손톱과 치아와 살갗 근육과 뼈 골과 뇌 등으로 만져지는 모든 것은 썩어서 땅으로 돌아가고 콧물과 피고름 침과 눈물 정액과 대소변 등으로 손에 적셔지는 축축한 모든 것은 물로 돌아가며 몸의 따뜻한 기운은 불기운으로 돌아가고 들숨과 날숨같이 몸 속에서 움직이는 모든 기운은 바람으로 돌아간다. 몸이 각자 4대로 흩어진다면 지금의 허망한 이 몸은 어디에 있겠는가!

 

이 것으로 이 몸은 결국 실체가 없이 인연으로 화합하여 만들어진 모습이니 진실로 환화와 같음을 알 것이다. 4가지 연이 임시로 화합하여 허망하게 6근이 있게 되고 6근과 4대가 안팎에서 합해져 몸이 형성되면 허망하게 인연 되는 그 기운이 그 자리에 쌓이어 인연의 모습이 있는 듯 하니 이를 잠시 마음이라 부른다. 선남자여! 이 허망한 마음은 육진이 없다면 곧 존재할 수 없으며 4대로 흩어지면 얻을 수 있는 6진의 경계도 없다. 그 가운데 인연의 경계가 제각기 흩어져 없어지면 마침내 볼 수 있는 반연된 마음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