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11. 16:54ㆍ사상·철학·종교(당신의 덕분입니다)/유교(儒敎)
마을의 풍속이 어질어야 (제 4편 이인)
제4편 이인(里仁)
ⓛ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마을의 풍속이 어질어야 사람의 마음도 아름답게 되는 것이니,어진 곳을 택하여 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로운 자라고 할 수 있으리요!”
(子曰 里仁 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강독>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이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불변의 사실이다.
그 사회제도와 문화는 달라졌지만 마을의 풍속이 어질어야 사람의 마음이 아름답게 된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것이다.
과거 농경시대의 마을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를 비롯한 급격한 사회변동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급격하게 변화시켰고 마을의 모습도 크게 바뀌었다
오늘 이농(離農)으로 텅 비어버린 고령화된 농촌 마을과 급속하게 팽창한 대도시의 고층 아파트 단지를 떠올리면 그 동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농경 시대의 공동체는 해체되어 가고 자본주의의 물결이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곳에 스며들어 농촌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은 ‘어진 풍속의 마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이익을 줄 곳’을 찾아 이동한다.
취업하기 좋은 곳, 자녀를 상급학교에 진학시키는데 유리한 곳에 사람이 많이 모이게 된다.
교통, 통신, 대중매체의 발달로 거의 획일화된 가치관과 문화를 갖게 되기 때문에 ‘특히 어진 풍속의 마을’이라는 말은 실감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가치관과 문화 속에서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산업사회 이후의 ‘어진 풍속의 마을’을 그리게 된다.
이제 인위적으로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제는 ‘인(仁)한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어진 풍속의 마을’이 새롭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자녀의 양육을 위해 이제 새로운 의미에서 ‘어진 풍속의 마을’을 선택하려 할 것이다.
요즘 농촌에서 일어나는 ‘마을 만들기’나 도시의 ‘아파트 공동체 운동’ 등이 그런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대화>
A; 지금 저희 자신에 대한 이야기네요. 처음으로 귀농해서 살려고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선택해야 하는데 그 지역의 인심이 어떤가 하는 것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되는 것 같아요.
우리는 이곳 ‘좋은 마을’에서 같이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정말 좋은 마을로 되어야 하는데. (웃음)
B; 좋은 마을의 요체는 역시 공자께서 말씀하신 인(仁) 이라고 생각해요. 건강한 노동과 단순 소박한 삶도 행복의 조건이지만 이웃과의 소통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 소통은 인(仁)이 바탕이 될 때라야 안정되고 지속적이 되겠지요.
오늘 날 인(仁)이란 무엇일까요.
C; 자기와 다른 상대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상대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이 아닐까요.
D; 그렇지요. 그러나 그것이 당위나 의무 같은 것으로 되면 좀 때로는 많이 부담스러울 것 같네요. 부자유감 없이 어떻게 하면 서로 양보하고 싶어지는 사람들로 될 수 있을까요.
그런 기풍, 그런 풍속을 같이 만들어 가고 싶네요.
E; 좀 전에도 서울에 사는 지인(知人)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대체로 같아요. ‘현실도피 아니냐’는 것과 ‘고생이 심하지 않느냐’는 것이에요. 정말로 왜 귀농해서 살려고 하는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계속 물어주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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