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仁, 인을 편하게 여긴다. (제 4편 이인)

2007. 11. 11. 16:55사상·철학·종교(당신의 덕분입니다)/유교(儒敎)

728x90
安仁, 인을 편하게 여긴다. (제 4편 이인)
 

②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질지 않은 자는 곤궁한 곳에 오래 처하지 못하고 즐거운 곳에도 길게 처하지 못하지만, 어진 사람은 인에 편안해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인을 이롭게 여긴다.

(子曰 不仁者 不可爲久處約 不可以長處樂 仁者 安仁 知者 利仁)

 

③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오직 어진 사람만이 능히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느니라.”
(子曰 惟仁者 能好人 能惡人)

 

④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진실로 인에 뜻을 둔다면 미워함(惡)이 없느니라.”
(子曰 苟志於仁矣 無惡也)
 
<강독>

어진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어질지 않은 사람은 곤궁한 곳에도 오래 처하지 못하지만 즐거운 곳에도 오래 처하지 못한다는 말씀은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어떤 경우든 만족을 모르기 때문이다. 즐거울 때 조차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부족감을 느끼고 그 즐거움이 사라지지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인자(仁者)와 지자(知者)를 구분한 것도 사람의 심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느끼게 한다. 인(仁)의 이로움을 아는 것만 해도 좋지만 인(仁) 속에서 편안함을 얻는 것은 더 나아가는 것이다. 머리로 이해하는데서부터 몸으로 체득(體得)하는데까지 나아가는 것이 인간으로서 성숙의 목표가 아닐까.
오직 인자(仁者)만이 호오(好惡)를 능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말씀일까.
일반적으로 보통의 사람들(小人)은 자기 중심으로 好惡를 선택한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면 좋아하고 손해가 되면 미워한다. 자기중심성을 넘어선 仁者만이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다.
그 불인한 것을 미워하는 것이지 그 사람을 미워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4장의 無惡也를 보통 악한 것이 없다고 읽고 해석하는 것 같다. 그러나 3장과 이어서 읽어본다면 惡을 오(미워함)라고 읽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직 인자만이 사람을 좋아하고 미워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고 더 나아가 ‘아니 진실로 인자라면 미워함이 없느니라’라고 말씀하신 것은 아닐까.

 

 

<대화>

 

A; 곤궁한 경우나 안락한 경우나 사람에 따라 대처하는 마음의 상태가 다른 것 같애요. 어떤 경우에나 조급해지지 않고  불안해지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네요.

 

 

B; 즐거움을 물질적 욕구의 충족에서 찾는다면 항상 부족감을 느낄 것 같아요.

 

 

C; 물질 뿐만 아니라 명예나 권력 같은 이른바 출세하는 것에서 찾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런 점에서 공자가 말한 仁者란 욕구의 대상이 바뀐 사람을 가리키는 것 같아요.
그것을 뭐라고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도(道)라는 말로 표현하신 것 같아요.

 

 

D; 仁者와 知者를 구분해서 말씀하신 것이 가슴에 와 닿네요. 저는 아무리 잘 봐 줘도 知者 밖에 못되는 것 같네요. 물론 되고 싶은 것은 仁者구요. 그것이 제일 편할 것 같아서요.

 

 

E; 사람들은 보통 먼저 머리로 알고 점차 체득되는 과정을 걷지 않나요. 물론 특별한 사람들은 담박에 체득까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知者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마음이 강하다면 仁者는 그 보다 受容性이 뛰어난 사람 같아요. 어떻게 보면 사랑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F; 그런 점에서 저는 애정이 없는 비판이나 비난이 사람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애정이 있는 경우는 그 애정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겠지요.
보다 힘이 있는 것은 知 보다 仁 같네요.

 

 

G; 仁者가 사랑의 사람이라는 것이 와 닿네요. 오직 그렇기 때문에 好惡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정말로 仁에 뜻을 둔다면 미워함이 없다라는 말씀이 이해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