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은 외롭지 않다. (德不孤) (제 4편 이인)

2007. 11. 11. 17:05사상·철학·종교(당신의 덕분입니다)/유교(儒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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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은 외롭지 않다. (德不孤) (제 4편 이인)

 

(25)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덕은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그 이웃이 있느니라."

(子曰 德不孤必有隣)

 

 

<강독>

 

덕(德)은 마음을 잘 닦고 길러서 얻어지는 사람의 품성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대단히 지혜롭지만 어딘가 차가운 느낌이 있는 사람이 있고, 어딘지 빈 듯한 구석이 있지만 따뜻한 사람도 있다. 타고난 성품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가가 덕(德)의 요체가 아닐까.
내가 덕이 있는가 알아보려면 '내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와 있는가' 하고 자문(自問)해 볼 일이다.
덕이 있는 사람은 이미 그 안에 많은 사람이 들어와 있어 외롭지 않다. 그래서 이웃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이 구절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덕성은 혼자서 수행을 통해서 길러지는 면도 있겠지만 올바른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실천을 떠나서는 온전한 것으로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특성이 아닐까.
그래서 덕은 고립된 상태에서 존재할 수 없고, 반드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성립한다는 의미로 이 구절을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수양과 사회적 실천이 조화될 때 덕은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에고를 잘 보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수양이라면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아가 다른 사람과 협력하며 상생하는  사회적 실천을 할 수도 있고, 사회적 실천 속에서 자신의 에고를 발견하고 그것을 없애가는 수양을 할 수도 있고, 이 두가지가 뭐가 먼저랄 것이 없이 함께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 존재인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하려면 '이웃과 함께' 행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요즘처럼 개인주의 풍조가 심한 사회에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대화>

 

A; 옆에 있으면 따뜻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사람이 덕이 있는 사람 아닌가요.

 

B; 똑똑하지만 찬 바람이 부는 사람도 있구요. 옆에 있는 사람이 느끼는 것도 있지만 본인이 느끼는 행복도(幸福度)가 다를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시시비비를 칼 같이 따지는 사람은 우선 스스로가 먼저 힘들지 않을까요.
재승박덕이라는 말도 있지 않아요.

 

C; 나는  천성이 좀 날카롭게 태어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덕이 모자라는 것 같아 많이 노력하지만 잘 안 되는 면이 있어요. 보이기는 하거든요. 결국 '나'라는 의식이 강하다 보니까 내 안에 다른 사람이 잘 못 들어온다는 것을 자각은 하고 있는데 좀처럼 잘 안 되는 군요.

 

D; 타고난 천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 삼국지를 읽고 있는데 유비는 타고난 덕인(德人)이더라구요. 천성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면 누대(累代)의 유전인자가 모여서 이루어 진 것이니까 하나의 인품 속에는 수 많은 선조들의 삶과 실천이 축적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E; 지금 내가 노력하면 나는 어떨지 모르지만 후대에게는 반드시 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세세생생(世世生生)이라는 말이 실감이 갑니다.

 

F;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싶어지는 마음이 德인 것 같은데요. 그런 마음이 생기려면 아무래도 물질적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추어 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지 않아요.

 

G;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나 그것이 결정적인 것은 아닌 것 같네요. 물질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 오히려 이기적 풍조가 만연한 것을 보면요. 중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가 사람들을 덕이 신장하는 쪽으로 진보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H; 빈 골(谷)에 바람이 모인다고 하지 않아요. 겸양이야말로 덕이라고 생각되네요.
진정한 리더쉽이나 카리스마는 덕이 아닐까요.

 

I; 다른 사람을 잘 받아들이고 스스로 겸허하면 참다운 의미에서 리더쉽도 생기겠지요. 그러나 그보다 먼저 자신이 자유롭고 행복한 상태로 되지 않을까요.
덕은 결코 억지로 꾸밀 수 없는 것 아닐까요. 그 인격에서 풍기는 향기 같은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