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해제

2008. 7. 18. 20:1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법구경

728x90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해제

 

    생활 속의 구체적 비유 ‘법구경’과 비슷하지만 전혀 달라 현실적 비유들어 자세히 풀어 설파 어느 재벌이 네 명의 아내를 데리고 살았다. 첫째 아내에게는 비싼 옷이랑 장신구들을 아낌없이 사주며 끔찍하게 사랑했다. 둘째 아내 역시 아끼며 사랑했고, 셋째는 대충 그럭저럭 지내며 마주칠 때만 아껴주었다. 넷째는 무관심과 냉대로 대했다. 어느날, 재벌이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면서 네 명의 아내에게 각각 동행 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끔찍히 사랑한 첫째와 어느 정도 잘 해준 둘째 아내는 당연히 떨쳐나설 줄만 알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둘 다 냉정하게 뿌리쳤다. 셋째 아내는 동구 밖 까지만 나왔다가 돌아가겠다고 한다. 한편, 그동안 냉대했던 넷째 아내가 어디든지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이 었다.재벌은 평소에 넷째 아내를 홀대한 것을 절실히 후회했다. 이는〈법구비유 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서 재벌은 우리 모두를, 먼 길을 떠나는 것은 죽음을, 첫째 아내는 육체를, 둘째는 재물을, 셋째는 가족을, 넷째는 수행을 비유한다. 우리는 평소 자신의 몸을 가장 끔찍하게 위하며, 다음으로는 돈을 좋아하고, 그 다음에는 가족을 위하지만, 결국 죽을 때 가져가는 것은 수행의 결과 뿐이다. 육신도, 돈도, 가족도 나의 죽음을 대신할 수 없고 나를 동반할 수도 없다. 만일 수행을 홀대하고 게을리 한 사람은 죽을 때 가져갈 것이 아무 것도 없을 것 이다. 반대로 수행을 부지런히 한 사람은 내생을 위해 죽을 때 가져 갈 것이 많다. 비유는 어려운 가르침을 아주 쉽게 전달한다. 또한 따분하기 쉬운 가르침을 재미 있게 구성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처럼 실제 생활에서 예를 따온 쉽고 재미있 는 비유로 설파된다. 〈법구비유경〉에는 이 같은 인상적 비유들이 가득하다. ‘향 쌌던 종이는 향내 나고 생선 묶었던 종이는 비린내가 난다’는 이야기, 출가수행자가 아내와의 인연을 끊지 못해 집으로 돌아가려하자 ‘지붕 덮기를 촘촘히 하면 비가 와도 새지 않듯이 뜻을 단단히 하면 속심(俗心)이 생기지 않는다’는 가르침, 자식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에게 ‘부모와 자식의 인연이란 마치 한 여관에 머문 나그네들이 아침에 일어나 각자 자신의 길로 떠나는 것과 같다’는 등의 비유는 언제 다시 읽어도 감동적이다. 이 경은 한역 〈법구경〉의 게송 가운데서 3분의 2를 그대로 옮겨와 그것이 설해진 인연과 교훈을 구체적 비유를 들어서 알기 쉽게 설파했다. 또한 각 법구와 비유마다 문답형식으로 엮어 그 근본과 결말을 확실히 한다. 따라서 이경을 〈법구본말경(法句本末經)〉이라고도 한다. 전체 4권 39품으로 엮었는데 각 품마다 한 가지 이상 여섯 가지까지, 전체 68개의 비유를 든다. 이 경은 〈법구경〉을 대부분 그대로 따르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 〈법구경〉은 전달하고자 하는 가르침을 시구로 간략히 전하고 있는데 비해, 이 경전은 그것을 비유를 구사한 산문으로 자세히 풀어서 설파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내용이라도 훨씬 구체적이며 실제 생활의 맥락에 닿아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경전에 등장하는 비유들은 모두 2500여 년 전 생활 속의 일들이지만 요즈음 우리들의 문제나 삶의 현안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들이다. 심지어 요즘 모든 이들의 관심사 중의 하나인 다이어트 법까지도 비유를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부처님은 살이 찌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진단하고 그 해법마저 제시한다. 이 경은 서기 290~306년 사이에 법거와 법림 스님에 의해 한역(고려대장경, 1020) 되었고, 우리말 번역(한글대장경 제 20책)도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법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 상 품(無常品) 2  (0) 2008.07.18
      무 상 품(無常品) 1  (0) 2008.07.18
      법구경 중에서  (0) 2008.07.17
      - 법 구 경 -  (0) 2008.07.17
      법구경 우암품  (0) 2007.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