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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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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상 품(無常品)6
옛날 부처님은 라아자그리하성의 대나무동산에서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어떤 범지 四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 다섯가지 신통을 얻어 이레
뒤에는 반드시 죽음을 모두 알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는 다섯 가지 신통의 힘으로 하늘과 땅을 뒤집고 해와 달을 어룸나지
며 산을 옮겨 놓고 강물을 흐르지 못하게 하는 등 못할 일이 없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 죽음을 피할 수 없겠는가.』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나는 큰 바다 속에 들어가 나타나지 않지만, 밑에까지는 내려가지 않고 중
간에 있으련다. 아무리 죽음의 살귀(殺鬼)인들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알겠는가.』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나는 수미산 속에 들어가 그 표면을 합쳐 틈이 보이지 않게 하련다.
아무리 죽음의 살귀인들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알겠는가.』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허공에 날아 올라 거기 숨어 있으련다.
아무리 죽음의 살귀인들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알겠는가.』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큰 시장 복판에 숨으련다.
죽음의 살귀가 와서 한 사람을 잡으려 할 때에 하필 나를 찾겠는가.』
그들은 이렇게 의논을 마치고 그 왕의 앞을 하직하면서『우리들은 우리들의 수명
을 계산해보니 앞으로 이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죽음을 피하려
하는 것입니다. 바라건대 죽음을 벗어난 뒤에 돌아와 뵈오려 하오니, 부디 덕을
힘쓰소서.』
그들은 왕을 이별하고 제각기 자기 있을 곳으로 갔다. 그러나,
이래의 기한이 차차 모두 목숨을 마치고 말았으니 그것은 마치 과실이 익어 떨어
지는 것과 같았다.
시장 감독이 왕에게 아뢰었다,.
『어떤 범지가 시장 안에서 갑자기 죽었습니다.』
왕은 그 범지임을 알고 말하였다.
『네 사람이 죽음을 피하였는데 벌써 한 사람이 죽었다.
그 나머지 세 사람인들 어찌 죽음을 면하였겠는가.』
왕은 곧 수레를 장엄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한 뒤 물려 앉아 사뢰었다.
『요즘 어떤 범지 四형제가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다섯 가지 신통을 얻어 제 목
숨이 다한 것을 알고,모두 죽음을 피해 떠났나이다.알 수 없나이다. 지금 그들은
과연 죽음을 벗어날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사람에게는 떠날 수 없는 네 가지 일이 있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중음(中陰)으로 있어도 생(生)을 받지 않을 수 없고, 둘째도 한 번 났으면
늙지 않을 수 없으며,셋째는 늙어서는 병들지 않을 수 없고, 이미 병이 들었을 때
는 죽지 않을 수 없는 것이오.』
그리고 부처님은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허공도 아니요, 바다 속도 아니다.
산 속도 아니요, 바위 틈도 아니다.
죽음을 벗어나 받지 않을 곳,
그 아무데도 있을 수 없다.
"이것은 힘쓰야할 일, 이것은 내 할 일,
나는 이것을 성취해야 한다"고
사람들은 이 때문에 초조히 날뛰면서
늙고 죽음의 근심을 밟고 다닌다.
이런 줄 알아 스스로 고요하고
그리하여 생·사의 끝남을 보아
비구는 악마의 군사 싫어하고
비로소 생·사를 건느게 되리.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장하십니다. 진실로 부처님 말씀과 같습니다. 네 사람이 죽음을 피하여 한 사
람은 이미 죽었습니다.제가 지은 업으로 얻은 목숨은 한계가 있거늘, 그 나머지
세 사람도 또한 그럴 것입니다.』
신하들과 관리들도 모두 믿고 받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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