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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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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욕 품(愛欲品) 4
옛날, 부처님께서 슈라아바스니이국의 제타숲절에서 신·사람·용·귀신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어떤 큰 장자가 있었다. 재물이 수없이 많았고,
나이 十二,三세 되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만 부모가 목숨을 마쳤다.
그 아이는 아직 나이 어리므로 생활하거나 집을 다스리는 일을 못하여,
몇해 동안 재물을 모두 흩어 버렸다. 그리하여 오랫 동안 구걸하였으나
제 한 몸도 살아가지 못하였다.
그 아버지의 친한 친구로서 재물이 수없이 많은 큰 장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이 거지 아이를 보고 그 곡절을 물어 보았다.
그 장자는 매우 가엾이 여겨 데려다가 살림을 살렸다.
딸을 주어 아내로 살게 하고 종과 수레·말과 수없는 세간과 재물을 주고,
또 집을 지어 가정을 이루게 하였다.
그러나 그는 사람 됨이 게으르고 아무 계획이 없고 생활을 할 줄 몰라,
가만히 앉아서 재산을 다 흩어 버리고 날로 곤궁해갔다.
장자는 그 딸을 주었기 때문에 다시 살림을 차려 주었으나,
살림 사는 법이 여전하여 마침내 또 곤궁하게 되었다.
장자는 여러 번 살림을 차려 주었으나 그는 여전히 살림 사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끝내 성취하기 어려우리라 생각하고, 장자는 딸을 빼앗아 와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친족끼리 의논하였다.
여자는 가만히 엿듣고 그 남편에게 가서 말하였다.
『우리 친정집 사람들은 세력이 많아 넉넉히 날 빼앗아 갈 것입니다.
그것은 다 당신이 생활할 줄 모르기 때문이니 당신는 어떻게 하시렵니까.』
남편은 이 말을 듣고 못내 부끄러워하며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박복하여 살아서 부모를 잃었기 때문에 살림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지금 또 아내를 빼앗기고 옛날처럼 거지가 되겠구나. 그러나 이미 정이 들었
는데 어떻게 참아 살아서 이별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되풀이해 생각하다가 마침내 모진 마음을 먹고 그 아내를 데리고 방
으로 들어가 『나는 지금 너와 한 자리에서 죽으리라.』
하고 칼로 아내를 찌르고 또 제몸도 찔러 부부가 한꺼번에 죽었다.
종은 이것을 보고 놀라 장자에게 달려가 알렸다.
장자의 가족들도 놀라 달려와 그렇게 된 것을 보고 염을하여 관에 넣고
나라의 떳떳한 법대로 장사를 치렀다. 그리고는 모두 시름에 빠져 딸을 생각
하는 마음으로 차마 떠나지 못하였다.
조금 있다
「부처님이 세상에 계시면 교화하여 설법하시는데, 보는 사람들은 모두 걱정을
잊고 근심을 버린다」
는 말을 들었다. 그는 가족을 데리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은 장자에게 물으셨다.
『어디서 오는가, 왜 그리 얼굴에 근심빛이 가득한가.』 장자는 사뢰었다.
『우리 집이 덕이 없어 일찍 딸을 시집 보냈삽더니 마침 미련한 남편을 만나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딸을 도로 빼앗아오려 하였나이다. 남편은 내 딸을 죽
이고 또 저도 죽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장사 치르고 돌아오다가 부처님을 뵈
옵게 된 것이옵니다.』
부처님은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탐욕과 분노는 세상의 떳떳한 병이요 어리석음과 무지는 근심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삼계 다섯 길의 깊은 못에 떨어져 사람들은 수없는 겁 동안
생사에 헤매면서 갖가지 괴로움을 받는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후회할 줄 모르니
하물며 어리석은 사람이 어찌 그것을 알겠는가. 탐욕의 독은 제 몸을 망치고 친
족을 죽이면서 해가 중생들에게까지 미치거늘 하물며 그 부부이겠는가.』
그리하여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은 탐욕으로 몸을 묶어
저 언덕으로 건너가려 하지 않는다.
탐욕하여 재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남도 해치고 또 제몸도 해친다.
애욕의 마음을 밭으로 삼고
음욕·분노·우치를 종자로 삼는다.
그러므로 세상을 구한 이에게 보시하면
한량이 없는 복덕을 받느니라.
동행이 없고 재물이 많으면
나그네 상인(商人)은 두려워한다.
탐욕의 도적은 목숨을 해치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탐하지 않느니라.
그 때 장자는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생겨 근심을 잊고 걱
정이 없어졌다.
그리고 설법을 들은 자리의 모든 사람들은 다 二十억의 악을 부수고 스로오타아
판나의 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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