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스님의 해제법어

2008. 8. 22. 09:1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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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백담계곡
 
 해제법어 / 원명스님 -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元來這箇非心色  이것은 원래 마음과 경계가 아닌데 
  空說色心惱後人  부질없이 경계와 마음을 말해 뒷사람을 괴롭히네
  莫問此時心與色  마음과 경계를 묻지 말고
  好看家裏舊主人  자기집 안에 있는 옛주인을 볼니니라
   
 4월 보름에 결제를 하여 7월 보름 오늘 해제를 하는데 대중들이 모였다가 흩어
짐에 봄을 보내고 가을 문턱에 이르렀으니 新舊가 교차합니다.
그러나 삼세에 걸림이 없고 시방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없는 이 한 물건은 묶인
것인가 풀린 것인가? 화두를 짊어진 납자가 모였다 헤어지는 것에 마음이 자유롭
지 못하면 어찌 수행납자라 하겠습니까?  
수행자는 오로지 지금 이 순간만을 행각해야 합니다.
 
 
  過去事已過去了 과거의 일은 이미 지나가 버렸으니 아쉬워하지 말고
  未來不必預思量 미래의 일은 이르지 않았으니 미리 사량하지 말라
  只今只道卽今句 지금은 다만 지금의 이야기만 해야하나니
  流水下山白雲歸 물은 산아래로 흘러가고 구름은 계곡으로 날아드네  
 
 대중들은 반드시 새겨야 할 것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잘 챙
겨나간다면 聲色이 나누어지기 이전의 소식을 알게 될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千佛이 出世한다해도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오고 감이 없는 참 주인공을 어찌 이 자리에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시 문 밖을
나서는 것입니까?
나가려는 걸음을 안으로 돌려 한번 바라보세요. 
 
 
  萬里江山毘盧臥  끝없이 펼쳐진 강산은 비로자나가 누워있는 것이요,
  百草頭上觀音舞  바람에 흔들리는 온갖 풀 끝은 관세음의 춤사위로다
  山山水水說無生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무생의 도리를 설하고
  花花草草放自光  꽃은 꽃대로 풀은 풀대로 광명을 놓고 있구나
 
오늘 해제가 이렇게 되어야 제대로 되었다 할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 원명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