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6. 11:0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365일사자후를만나다
69일: 어찌 깨치려 하지 않는가
* 신기하고 신기하구나.
그대들 몸 가운데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가 본래 갖추어져 있건만 어찌 이를 깨치려 하지 않는가?
-화엄경 성기품-
「무지가 죽음을 낳는다.
무지가 최초의 씨앗이다.」
이 말씀 듣고 ‘그럼 무지는 어떻게 생겼는가? 우리는 무지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가?’ 이렇게 의심할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분명히 깨달을 것은, 「무지는 본래 없는 것이다.」라는 진실입니다. 무엇 때문인가? 내 생명의 실체가 곧 진리광명이기 때문입니다. 불성 광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명은 본래 청정입니다. 어떤 번뇌로도 오염시킬 수 없음을 이미 보지 않았습니까? 무지는 일시적 상태입니다. 먹구름이 한 때 푸른 하늘을 덮었을 뿐입니다.
무지의 때가 심각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세월을 지나면서 이 무지의 때는 강한 유전인자가 되어서 우리 생명을 손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지가 본능적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없지 않습니다. 무지로 인하여 악업을 짓고 죽음의 수렁으로 타락하는 것이 숙명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래 없는 것은 역시 본래 없는 것입니다. 본래 빛나는 것은 역시 영원히 빛나는 것입니다. 무지로 인하여 괴로워하는 지금 순간에도 지혜의 빛은 우리 몸 속에 충만해 있습니다. 지혜의 능력은 밖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지혜의 빛이 쏟아져 나올 때, 지혜의 눈을 뜰 때 무지와 죽음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왜 ? 무지와 죽음은 본래 없는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고향 /노 천 명
언제든 가리
마지막엔 돌아가리
목화꽃이 고운 내 고향으로
조밥이 맛있는 내 고향으로.
아이들 하눌타리 따는 길머리엔
학림사 가는 달구지가 조을며 지나가고
대낮에 여우가 우는 산골
등잔 밑에서
딸에게 편지 쓰는 어머니도 있었다.
둥글레 산에 올라 무릇을 캐고
접중화 싱아 뻐국새 장구채 범부채
마주재 기룩이 도라지 체니 곰방대
곰취 참두릅 홋잎나물을
뜯는 소녀들은
말끝마다 꽈 소를 찾고
개암쌀을 까며 소녀들은
금방망이 은방망이 놓고 간
도깨비 얘기를 즐겼다.
목사가 없는 교회당
회당지기 전도사가 강도상을 치며
설교하는 산골이 문득 그리워
아프리카서 온 반마처럼
향수에 잠기는 일이 있다.
언제든 가리
나중에 고향 가 살다 죽으리.
메밀꽃이 하얗게 피는 곳
나뭇짐에 함박꽃을 꺾어오던 총각들
서울 구경이 원이더니
차를 타보지 못한 채 마을을 지키겠네.
꿈이면 보는 낯익은 동리
우거진 덤불에서
찔레순을 꺾다 나면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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