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절
2009. 10. 16. 22:3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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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기도와 절 1. 왜 절을 하는가 모든 기도법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가치 있는 것들을 부처님께 바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들어 정성을 바친다거나 공양물로 재물을 바치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장 잘 표현함과 아울러 모든 기도법의 바탕이 되는 공부법이 바로 절을 하는 것입니다. 절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의 몸을 굽혀 자신의 참된 진리 생명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또 그것은 자신의 몸을 더없이 낮춤으로써 불보살님과 그 참된 진리 생명을 더없이 높이는 일입니다. 등을 바칠 때도, 꽃을 올릴 때도, 향을 사르거나 다른 방편에 따라 기도를 할 때도 절을 해야 합니다. 절을 하지 않는 기도는 이미 기도가 아니라고 할만큼 기도에서 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큽니다. 미혹된 채 몸으로 업을 짓고 살아가는 중생들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자신의 몸입니다. 그런데 절이란 가장 소중한 자신의 몸을 스스로 낮추어 부처님께 바치는 기도법입니다.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몸보다 소중한 것이 청정 자성의 회복이라는 것은 되풀이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요컨대 절이란 몸 대신 진리 생명을 드높이고 청정 자성으로 하여금 우주 만유의 근본이신 불보살님들의 밝은 빛을 만날 수 있도록 자신의 몸을 가장 낮게 굴복시키는 행위인 것입니다. 2. 절하는 방법 절하는 사람은 먼저 두 손을 들어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아 손바닥을 서로 맞대게 하여 가슴의 명치(가슴뼈가 갈라지는 곳)에 둡니다. 이때 양팔을 넓게 벌리거나 두 손을 높게 올리지 말고 자연스럽게 두 손을 들어 가슴으로 올립니다. 손의 각도는 약45도에서 60도 사이로 기울입니다. 너무 위로 곧추세우거나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합니다. 이때 손가락과 손바닥을 서로 어긋나거나 느슨하지 않도록 붙여야 합니다. 이것을 합장(合掌)이라고 합니다. 합장을 하는 이유는 흩어진 마음을 모아 한마음이 되게 한다는 의미와, 진리이신 부처님과 자신의 청정 자성이 원래로 둘이 아님을 믿는 다는 표현이고, 우리의 마음을 부처님의 마음에 합일(合一)시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합장을 한 자세로 허리와 머리를 45도에서 60도 정도 숙여서 공손히 절을 하고 다시 일으킵니다. 이를 반절이라 합니다. 또는 합장례(合掌禮)라고도 합니다. 반절은 서서 할 수도 있고 앉은 자세로 할 수도 있습니다. 집에서 기도할 때는 부처님 존상이 모셔져 있지 않은 경우에는 앉은 자세로 반절로 절하기를 권합니다. 다음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 바닥을 짚습니다. 무릎을 꿇었으면 왼손을 오른손과 어깨넓이가 되도록 앞으로 내밀어 바닥을 짚습니다. 동시에 두 발이 서로 X자가 되게 포갭니다. 이어서 머리와 팔과 다리를 모두 낮추어 바닥에 붙게 하는데, 그래서 절을 일러 오체투지(五體投地)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때 엉덩이가 발에서 떨어져 몸의 뒷부분이 위로 올라가지 않도록 자세를 낮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절을 3배가 아니고 많이 할 때는 두 손을 동시에 내밀어도 괜찮습니다. 일어나는 순서는 절할 때의 반대 순서입니다. 그리고 절을 몇 배를 하던 마지막 절을 하고는 바로 일어서기 전에 꿇어앉은 채로 상체를 약간 일으키면서 두 손을 합장하고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다가 다시 이마를 바닥에 대는 절을 하는데, 이를 고두례(叩頭禮) 또는 유원반배(惟願半拜)라고 합니다. 이는 무수히 예경 참회하고 싶은 심정은 간절하나 절을 이것으로 마치게 되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예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절하는 마음 절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몸을 바닥에 낮추듯이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불보살님께 최대의 존경을 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 오체투지의 예는 교만과 거만을 떨쳐버리는 행동 예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겸손하여야 합니다. 하심(下心)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절을 많이 할 때 빨리 하려는 마음에 절하는 법도를 어기고 대충 하는 것은 올바르지가 않습니다. 조금 천천히 하더라도 정확하게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예경할 때는 참으로 불보살님을 우러르는 마음이 나오는 것이고, 참회할 때는 온갖 죄업을 뉘우치고 다시는 짓지 않겠다는 맹세의 마음이 자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절을 아무리 많이 한 사람이더라도 겸손과 하심이 없다면 그 사람은 아직도 훨씬 더 많은 절을 하여야 할 사람입니다. 4. 절할 때의 무아경 절을 할 때 쉬지 않고 빨리 절을 해서 많은 회수를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마음이 따라갈 수 있다면 쉬지 않고 많은 회수의 절을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따라가지 못하는데도 아무런 생각 없이 거듭거듭 빠르게 절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더구나 절하는 자세가 흐트러진 채 빠르게만 엎드리고 일어나고 거듭하는 것은 달리기를 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것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절을 하다보면 저절로 무아의 경계에 빠지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고 하기도 합니다. 분명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절을 할 때 주의할 것은 몸이 지어내는 거짓 무아경과 마음이 맛보는 참된 무아경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마음의 즐거움으로 비롯되는 참된 무아의 경계에서는 불보살님과 청정 자성이 만남으로 말미암아 몸과 마음이 더없이 밝고 가볍고 편안[경안輕安]함과 맑고 시원[청량淸凉]함을 느낄 수 있지만, 몸이 지어내는 거짓 무아의 경계에서는 아무런 밝고 경안하고 청량함을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때로 어지럽고 어둡고 무거운 기운을 느낄 따름입니다. 절하는 이는 모름지기 참된 무아경에 빠지되, 거짓 무아경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경우에도 절을 하다 느껴지는 이러한 경계는 사람을 향해서 말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예경과 참회가 어느 정도 되고 있음을 인정할 따름 그 경계가 계속되기를 바라서는 안되며, 그런 경계가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려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처음 기도를 시작할 때의 예경하고 참회하는 마음 그대로 기도를 계속해야 합니다. 경계에 집착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5. 절하고난 뒷마무리 절이 끝난 다음에는 되도록 그 마음을 오래 유지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어 대화를 해야할 필요가 있을 때에도, 세간의 여러 가지 잡된 일들에 대한 대화는 가능한 삼가야 합니다. 소리도 되도록 가만가만 내야 합니다. 행동도 되도록 활발하게 움직이지 말아야 합니다. 몸과 마음을 적정(寂靜) 상태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부처님의 찬란한 진리 광명이 내 몸과 마음을 감싸고도는 마음을 오래 유지해야 합니다. 道文 혜산스님의 기도수행법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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