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방법-진언기도

2009. 10. 20. 21:3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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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진언기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 먼저 사과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저도 실은 진언기도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원론적 이론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칠까 합니다. 부처님 당시 부처님 제자들 중에는 바라문교 출신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바라문교에서는 주문을 외워서 재난․고난을 피하고 복을 비는 기도법이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 부처님께서는 주문 외우는 것을 제자들에게 금하였으나 제자들이 자꾸 부처님께 주문 외우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졸랐다고 합니다. 문명이 아직 발달하지 못한 2천6백년 전이니까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는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마지못해 진언을 설하게 됐다는 설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진언(眞言)은 ‘다라니’라고도 하며 여러 불보살님들의 더없이 자비로운 원력이 응집된 소리로서, 청정 자성이 찾아들고자 하는 각 경계에 따라 여러 진언과 그 진언에 걸맞는 수행법들이 전해지고 있으며, 이때 각 진언은 각 경계의 인도자 역할을 합니다. 염불기도가 생명 진리의 뿌리이신 불보살님의 이름을 외워 우리의 청정 자성과 불보살님의 대자대비 원력이 서로 상응 감응하는 기도법이라면, 진언은 불보살님의 대자대비 원력에 기대어 자신의 소망과 공부를 높이며 그 소망과 공부가 성취되도록 하는 기도법입니다. 진언은 그 소리에 담긴 언어적인 뜻을 넘어서 불보살님의 원력과 청정 자성을 이어주는 열쇠 노릇을 하는 우주의 소리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옛 어른들은 진언을 함부로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그 뜻이야 이리저리 제 나라 말로 옮길 수 있더라도 거기에 어울리는 소리까지 제대로 옮기기란 쉽지 않았던 탓입니다. 진언을 외는 까닭은 자신의 수행력에 견주어 스스로의 생각과 주변 여건이 지나치게 소란스럽거나 견디기 힘든 병고와 환난에 처하거나, 수행하는 가운데 과거세의 업장이 너무 두터워 이런저런 기도와 수행으로도 계속 어렵고 힘들 때 외우게 됩니다. ‘다라니(陀羅尼)’라는 말은 보통 진언(眞言)이라 옮기지만 총지(總持:모든 공덕을 다 지님) 또는 능차(能遮:모든 잘못을 다 막음)라 옮겨지기도 합니다. 총지라는 말이 보여주듯, 다라니는 모든 공덕을 다 갖춘 완전한 존재의 참모습, 곧 여래의 공덕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요컨대 진언을 외우면 자력으로는 넘어서기 힘든 세계를 벗어나 여래장의 세계에 든다는 말입니다. 물론 꾸준한 자력의 기도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 허망한 일에 그치고 말지만 말입니다. 진언에 갈무리된 여래장 세계에서는 첫째, 나쁜 법이 두루 일어나지 않고 둘째, 일체 좋은 법이 사라지지 않으며 셋째, 일체 미혹에 물든 법이 없어서 깨끗한 법계를 깨닫도록 합니다. 그러기에 진언은 곧 또 하나의 세계이며 그 세계에는 모든 것이 갈무리되어 있기에 총지라고 이름하는 것입니다. 서산대사께서 쓰신 <선가귀감>에서는 진언을 외우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왜 진언을 외는가? 태어나서 지은 허물이야 쉽게 다스릴 수 있는 바 자신의 행실로써 밀쳐버릴 수 있겠지만, 전생에 지은 허물은 없애기 어려운 바 신비한 힘을 빌려야 하는 탓이다.” 그러므로 진언수행은 한편 참회기도와 비슷한 성격을 갖기도 합니다. 참회기도에서 수행자는 현생에 지은 허물뿐만 아니라 과거에 지은 허물까지 뉘우쳐야 하는데, 진언은 그처럼 지난 허물을 없애주는 불보살님의 배려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즉 진언은 불보살님께서 베풀어주신 자비로운 업장소멸을 함으로써 본래 원만 구족한 청정 자성의 덕성과 위신력이 드러나게 하는 방편인 것입니다. 진언수행에는 진언에 따른 각각의 수행방법이 있습니다. 공부하는 방법이 한결같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나라와 같이 선불교 중심인 곳에서는 눈 밝게 진언수행의 방법을 가르쳐 줄 스승을 만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진언기도시 주의해야 할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법도에 맞게 늘 기도장소(=도량)을 장엄하게 꾸며야 합니다. 둘째, 몸과 입과 뜻[신구의身口意]의 삼업(三業)을 깨끗이 해서 더 이상 허물을 짓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도량의 경계구역을 정확히 하여 법도를 분명히 지켜야 합니다. 넷째, 늘 삼보(三寶) 앞에 공양을 올려야 합니다. 다섯째, 삼보님과 여러 하늘을 우러러 그이들이 늘 내게 머무르시도록 마음을 내야 합니다. 여섯째, 우러러 찬탄하고 정성을 보여야 합니다. 일곱째, 늘 예불을 해야 합니다. 여덟째, 바램을 잊지 않고 다라니를 늘 외워 잠시라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아홉째, 늘 지나간 잘못을 참회해야 합니다. 열째, 늘 나의 참모습을 살펴 청정 자성이 나의 주인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초지일관의 마음가짐을 지켜야 합니다. 지도할 스님이나 법사 없이 자시(子時)나 축시(丑時) 무렵에 진언수행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진언수행을 하는 이는 무엇보다 먼저 식욕과 수면욕 색욕을 버려야 합니다. 진언수행자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바른 말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이미 진언의 위력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진언수행자는 점을 보러 다니거나 해괴한 부적을 지니고 다녀서는 안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상을 따라다니거나 몸짓을 따라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수행자는 그 환상이 물거품임을 굳게 믿고 거기에 걸려들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도 모르는 새에 어떤 몸짓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때는 진언수행을 잠시 멈추더라도 몸을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그런 환상에 걸려드는 것은 부질없이 스스로를 높이는 마음 때문이며, 참회기도를 철저하게 하지 않은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환상을 보게 되고 무심결에 어떤 몸짓을 하게 되면 먼저 참회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환상이 사라지고 몸짓이 멈추게 될 것입니다. 진언기도는 스승 없이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道文 혜산스님의 기도수행법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