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불교에서 중도(中道)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흔히 중도, 중도하는데, 개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불교의 핵심은 '중도 연기'라 하는데, 중도가 무슨 뜻입니까? 양 극단의 중간이 중도인가요?
그렇다면 선-악의 중도는 선과 악의 중간, 또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는 것이 되는데, 그게 무엇을 말하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답변]불교 공부를 하는데 어려움 중의 하나가 불교 용어의 어려움이지요. 중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은 초보불자님들로서는 당연한 일 중의 하나라 할 것입니다. 불교학자인 장휘옥 박사님의 말을 빌리면,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의 '중'은 두 가지 극단적 입장을 합쳐서 둘로 나눈 중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와 낙, 혹은 유와 무, 단(斷, 단멸)과 상(常, 상주) 등의 두 개의 극단적인 양면을 떠나 자유롭게 되는 사고 방식, 생활방식을 말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중도 사상은 불교 전반에 걸쳐 일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장휘옥 저, 불교학 개론 강의실2)
불교의 중도를 말하는 것 가운데는 저 유명한 용수보살의 팔불중도(八不中道)가 있습니다. 즉 모든 것은 생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不生亦不滅), 항상도 아니며 단절도 아니고(不常亦不斷),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고(不一亦不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눈다(不來亦不出)는 것입니다.
또한 용수는 '연기하는 것을 즉 '공' 이라 설한다. 이것은 가명(假名)이며, 중도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중도=공=연기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설명을 보아도 중도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감이 잡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알 것 같기도 한데 막상 말하려고 하면 무엇인지 말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그런데 중도를 이렇게 이해하지 말고 '사물을 전일적, 전체적으로 사고하는 가르침'라고 이해하면 의외로 쉽습니다. 즉, 중도는 말 그래도 '가운데 있는 길'이 아니라, 아예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둘로 나누지 않고 있는 그대로 '통째로 보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가령 선악을 말할 때 선이 있고 악이 있는데 그 가운데, 또는 선악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선악이 없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성속도 거룩하고 속된 것이 있는데 그것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성속이 없는 것입니다. 팔불중도를 보면, 생멸이 본래 없고 상단이 본래 없으며 일이, 내출이 본래 없는, 모두가 하나인 것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이분법적 사고'를 떠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스러운 게 있고 속된 것이 있다고 보아 성은 갈망하고 속은 버리려 하는데, 그래서 기독교뿐 아니라 불교에서도 종교인, 스님을 성직자라 부르는 이상한(?) 분도 있는데, 이 세상은 본래 성속이 없다는 것이 중도입니다. 선악도 마찬가지이며, 그 외 세상의 모든 대립적 모습이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생사가 있고 열반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사가 바로 열반의 다른 모습이며, 번뇌가 따로 있고 깨달음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번뇌가 바로 깨달음의 다른 표현이라고 바로 보는 것이 중도입니다. 더럽고 깨끗한 것, 아름답고 추한 것 등이 모두 그러합니다. 그러니 중도란,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한 생각이 일어나기 전의 세상을 바로 보는 것이 중도입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중도를 알기 위해 극단적인 생각을 '떠난다'는 생각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양 극단을 떠난다'는 생각 자체가 벌써 생각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선악, 생멸을 만들어 놓고 이미 만들어진 그 중간, 또는 양 극단을 떠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선악, 생멸, 미추, 호불호를 일으키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이 '중도'입니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때 산다는게 뭘까 하고 문득 중얼거릴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 한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대중가요의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늦은 밤 주소록을 펼쳐 들고 친구들의 눈매를...그 음성을 기억해 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의젖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도 귀뚜라미 울음 소리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이 세상, 이 공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연줄로
맺어져 서로가 믿고 기대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알게된다 낮 동안은 바다위의 섬처럼 저마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다가 늦은 밤이 되어서야 대지에 뿌리박힌 존재임을
상공에서 지상을 내려다볼 때 우리들의 현실은 지나간 과거처럼 보인다 이삭이 여문 논밭의 황홀한 모자이크... 젖줄같은 강물이 유연한 가락처럼 굽이 흐른다 구름이 산자락을 안스러운듯 쓰다듬고 있다 시골마다 도시마다 크고 작은 길로 이어져 있다.
그 길이 물고 뜯는 싸움의 길이라고는
사람끼리 흔들고 미워하는 증오의 길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뜻이 나와 같지 않아서 짐승처럼 주리를 트는 그런 길이라고는 차마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미워하고 싸우기 위해 마주친
서로 의지해 사랑하려고 아득한 옛날부터 찾아서 만난 이웃들인 것이다. 사람이 산다는게 뭘까? 잡힐 듯 하면서도 막막한 물음이다.
우리가 알수 있는 일은 태어난 것은 언젠가 한번 죽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 생사필면,회자정리...그런 것인 줄은 뻔히 알면서도 노상 아쉽고 서운하게 들리는 말이다.
내 차례는 언제 어디서일까 하고 생각하면 순간 순간을 아무렇게나 허투로 살고 싶지 않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사람 한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