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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공선사(滿空禪師) 법훈(法訓) < 새벽의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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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과호불 善惡過虎佛
시경허선사 是鏡虛禪師
천화향심처 遷化向甚處
주취화면와 酒醉花面臥
착하기는 부처님보다 더하고,
사납기는 호랑이 보다 더 했던 분, 경허선사여!
천화하여 어느 곳으로 가셨나이까?
술에 취해 꽃 속에 누워계십니까?
경허선사 천화(遷化)를 듣고 읊은 만공선사 게송
구래시비여여객 舊來是非如如客
난덕산지겁외가 難德山止劫外歌
려마소진시모일 驢馬燒盡是暮日
불식두견한소정 不食杜鵑恨小鼎
예로부터 시비가 여여하신 객이,
난덕산에서 겁 밖의 노래 그치셨네.
나귀와 말 태워 저문 이 날에,
먹지 않는 소쩍새가 솥 적다 한을 하네.
경허선사 다비식 때 만공선사 읊은 게송
어느 날 혜월스님으로부터 스승 경허가 함경도 갑산 웅이방에서
열반(涅槃)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스승의 유품과 무덤을 확인하고
다시 다비를 하여 평소 즐겨 다니시던 산천(山川)에 뿌렸다.
만공스님은 한 가닥 연기와 한 줌 재로 화하여지는
스승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며
지난날 미처 드리지 못했던 한마디 대답을 스승께 바친 것이었다.
경허 큰스님의 다비식을 올리고
스승의 유품을 거두어 덕숭산으로 돌아온
만공스님은 1905년 금강산 유점사 조실로 추대되어
마하연에서 여름을 세 번 이나 지내면서
눈 푸른 납자(衲子)들을 지도하기도 했고 다시 덕숭산 금선대로 돌아와
여러 수좌(首座) 학인들에게 선지를 펼쳐 보이셨다.
스님의 명성(名聲)은 갈수록 높아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