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 이야기/한량없이 자비로운공주(3)

2009. 12. 6. 20:0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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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음보살 이야기/한량없이 자비로운공주 오직 득도의 길만을 원하다(3) 묘선이 부왕 앞에 나아가 대답하였다. "다 같은 여자의 몸이라 하지만 뜻이 같지않고 생각 또 한 틀리옵니다.이를 통촉하여 주옵소서." "어서 말해보아라." 묘선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였다. "충신이나 효자.어진 이나 지사 모두 어찌 무상(無常)의 도리를 피할 수 있겠사옵니까.소녀는 수행하여 도를 깨치려 하옵니다 정각을 얻어 보리를 이룬다면 아바마마의 은덕을 잊지 않고 보답하겠사옵니다." "뭐,뭐라고?" 국왕의 얼굴에 어렸던 미소가 어느새 사라지고 있었다. "지옥의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은 목숨을 사랑한 게 원인이요. 애욕을 끊지 못한 결과임을 절실히 느끼게 되옵니다' 이런 인과로 하여 윤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저 모습만 달리 할 뿐 이 세상에 만번 태어나고 만번 죽으며 육도에서 헤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사옵니다 '모든 중생에게는 갖가지 은애와 탐심과 음욕이 있어 생사에 윤회한다.음욕이 애정을 일으켜 생사가 되풀이된다. 음욕은 사랑에서 오고 생명은 음욕으로부터 생긴다 음욕때문에 마음에 맞거나 거스름이 생기고. 그 대상이 사랑하는 마음을 거스르면 미움과 질투를 일으켜 온갖 악업을 짓는다.그러므로 중생이 생사의 괴로운 윤회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탐욕을 끊고 애정의 갈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생사윤회의 이치가 부처님 말씀처럼 이렇듯 명명백백한 즉 소녀는 불도를 따르겠사옵니다." 국왕의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무슨 해괴한 소리를 하는고!" "해괴한 소리가 아니옵니다.애욕을 끊으면 불(佛)의 열매를 얻어 중생을 크게 교화할 것이옵니다. 산 목숨들을 인도하여 지혜의 언덕에 이를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러니 번갯불이나 부싯돌 빛처럼 빨리 수행 정진해야 할 것이옵니다. 마침내 내세의 길에 들어서서야 지난날 마음을 올바른 데 두지 못했음을 반드시 깨닫게 될 것이옵니다." 묘선의 말에 국왕은 크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고약하구나.요망한 년.이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 한나라의 주인이요 만백성의 왕인 내가. 그래 가랑머리 계집애인 너보다 세상을 모른다 말이냐." "소녀는 진정으로 말씀드리고 있나이다." "닥치거라! 자고로 천지가 있으면 음양이 있는 법이요. 남녀가 있기에 서로 만나 부부가 되는 법이니라. 남자는 장가들고 여자는 시집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니더냐. 그런데 그게 무슨 당치않은 말이냐." 국왕은 성이 독처럼 퍼져 올라 점점 이성을 잃어갔다. 턱을 부들부들 떨더니 이윽고 무사들에게 묘선을 당장 끌어 내라고 호령하였다. "저년을 당장 끌어내 하옥시켜라!" "네에!" 신하들의 대답은 우레 소리처럼 컷지만 감히 바로 손을 쓰는 자는 없었다'이때 묘선이 국왕에게 다시 공손한 맕로 말하였다. "도량이 바다같이 넓으신 아바마마께서 이만한 일을 가지고 어찌 산악같이 크게 성을 내시옵니까.소녀 엎드려 청원하오니 자비를 베풀어 저의 염원을 들어주옵소서" 국왕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는지 하늘을 쳐다보며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하하하하." 그러더니 다시 턱을 떨며 고함쳐 말하였다. "과연 저년이 궁중에 생겨난 요괴가 틀림없구나. 이제 열아홉 나이에 세상 모르는 일 없는 것 처럼 말하고. 효제충신(孝悌忠信) 이라는 인륜의 도는 배우지 않고. 어디서 삿되고 짐을 미혹시키는 허튼 소리만 하고 있는 게냐." "아바마마. 고정하옵소서." "자고로 사람은 태어나면 죽게 마련이고 봄과 여름이 있으면 가을과 겨울이 있는법.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치르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는 게 이치가 아니더냐.한 생을 살면서 공로 있는 자는 사서에 올려 후대에도 전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 효도하려면 충성해야 한다. 극락이라는 게 어디 있고 지옥이라는 게 어디 있으며 귀신은 또 어떻게 생겼다더냐.글을 읽어 조정에 들어와야지 염불하여 극락 가는 걸 누가 보았다더냐." 국왕은 더욱 흥분하여 잠시 할 말을 못 하였다.그러더니 묘선을 노려보며 다시 소리쳐 말 하였다. "윤회를 들먹이는 걸 보니 이 요망한 년이 죽음은 두려운 게로구나 만일 네가 총명하고 식견이 있는 아이라면 공주의 본분을 지키고 군말 없이 애비의 말에 고분고분 순종하리라. 두 언니처럼 부마를 택하라.으례 해야 할 일이 아니더냐. 그래야 과인의 마음이 기쁠 게 아니 겠느냐.어린나이에 장래가 어쩌고 저쩌고 하다니 어디서 그런 심병(心炳)을 얻었는지 모를 일이로구나." 묘선도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말 하였다. "소녀는 의원을 원하옵니다.천하 만물에게 생멸의 상(相)을 없게하고. 애욕의 정을 없게 하고.늙어 병이 나는 고통을 받지 않게하고 빈부의 수치를 없게 하고.좋고 싫음의 환(患)을 없게 할 수 있는 의원. 너와 나를 가르는 마음을 없게 하고.유능하다고 느끼는 교만한 마음을 없게 할 수 있는 의원.대지의 인간에게 마음도 형상도 수명도 명예도 안락도 평등하게 할 수 있는 의원 삼라만상 육도 사생에서 헤매는 영혼을 깨우쳐 정각 보리를 얻을 수 있게 하는 의원.이렇게 할 수 있는 의원이 있다면 때를 가리지 않고 부부로 결합하겠사옵니다.이런 사람과 더불어 인욕을 함께하고 .법의 자리에 나란히 앉고 무위(無爲)의 자리에 함께 누우려 하옵니다.소녀의 소원은 이뿐이옵니다." 이때의 정경을 게송은 이렇게 남기고 있다. "뼈를 깍는 추위 아니고서 매화가 어찌 향기 풍기랴 공주 말에 부왕 가슴이 부글 부글 노여움이 치받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우레 같은 소리로 호통치니 신하들 천둥이 우는가 하더라 국왕 장군들에게 명 내리어 저 공주 죽이라 하였네 문무 대신 일제히 만류하는말 상감마마 고정하옵소서 공주 아직 나이 어려 철 안들었으니 너그럽게 보아 용서 하소서 이때 국왕 입 열어 하는 말 '경들은 짐의 말 들으라 발칙한 년 담대하기는 범을 삼킨 듯 쇠붙이 삼켰는지 마음은 철석 같아 아무리 말을 하여도 마이동풍 격 간교하기 이를 데 없어 가보라 할 수 없고 배은망덕 서슴치 않으니 어찌 착한 사람이랴. 오래 두면 진짜 요정으로 변할 지니 하루 바삐 없애 버림이 좋으리라." 국왕은 용상을 내리치며 또다시 큰 소리로 말 하였다 "이 미친 년. 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냐. 썩 입 닥치지 못할까!"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늙은 시녀에게 호령하였다 "저년의 비단옷을 벗기고 곤장을 쳐서 후원에 가두어라.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려 죽게 되어도 그따위 허튼 생각을 하는지 어디 두고 보라." 묘선은 국왕의 말을 듣자마자 미소를 지었다. 비단옷을 벗어버리는 것이 차라리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계속) - 불기 2553(2009)년 10월 조계종 원로의원(경주 기림사 서장암) 동춘 합장() - 이 책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이신 동춘스님의 원력에 의해 제작,배포하는 법보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