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살고 효자효부를 두고 싶은가요?

2009. 12. 15. 20:5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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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리 가는 세월에 인간사 불과 백년도 채 못 살고, 겨우 인생 칠팔십 살고들 가면서 하룻밤 자고 밤사이 뉴스를 듣다보면 저 사람들은 왜 사나? 가 아니고, 저 인간은 귀신도 안 잡아가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거죽은 사람 탈이건만 심성은 개만도 못한 사람 아닌, 인간 못된 종자들의 소식을 너무도 쉽게 접하다보니 현대인들은 곧잘 타성에 젖어드는지라 요즘은 웬만한 자극이나 충격에는 눈도 깜짝 안하고 산다고들 합니다.


전번에 인터넷뉴스를 보니 아들이 부모님을 살살 꼬드겨 겨우 2억에 불과한 집을 팔아서 필리핀에 가서 잘 모시겠다고 하구선 집을 팔아 필리핀에 모시고 가선 부모를 버렸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어쩌다 요즘 세상이 이 지경까지 되어 가는지 혼자 기도하다말고 가만히 망상을 부려 살펴보니 다 원인이 있더라는 말입니다.


저야 혼자 살아오지만 여러분들은 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가족을 구성하고 오손도순하게 살아가고들 계십니다.

결혼하기 전이야 서로 좋아 죽지 못해 안달들 하다가 검은 머리 허연 파 뿌리 될 때가지 살아가겠다고 주례선생님이 물으면 결혼식장에 온 모든 하객들한테 큰소리 다 쳐놓고도 몇 달 못가서, 아니면 몇 년 못가고, 심지어는 황혼이혼이라고 아실런가 모르지만 다 늙어가지고도 헤어진다고들 하니 이 얼마나 황당한 인생들입니까?


어제 신륵사 찻집에 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보살님 한분이 전화를 하고 찾아왔었습니다.

속이 너무 답답하고 뭔가를 해야 하는데 싶어 소위 운세상담을 하러 왔더란 말입니다.

방에 거울도 없이 사는 제가 좀 잘 본다고 소문이 났나봅니다. 자기들의 업력만 볼 뿐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 보살님과 이야기 도중에 이 날 이때까지 남편이 아이들 다 크도록 등록금 한 번을 내주지 않았고, 자신이 벌어서 살아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차라리 이혼을 했으면 편하겠는데 애들을 봐서 그러지도 못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전생에 지은바 복력이 있으신지라 이렇게 사시는 겁니다.

그 보살님에게 인연인과법과 마음공부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어도 너무나 초심자인지라 앞으로 자주 오시고 법회도 참석하시고 기도하는 법도 배우시라고 했지만, 보내놓고도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법문을 이 주제로 하는 겁니다.


우리가 부모님의 그늘에서 살 때는 동업중생이 되어 천지가 동근이라 하늘과 땅이 한 뿌리라고 해서 한 솥 밥을 먹으며 한 가족으로 살았지만, 결혼한다고 천하천생배필을 만나기 위해서 그토록 요모조모 조건 따지고 학벌 따지고 집안 따지고 직업 따져가며 배우자를 선택했는데, 그렇게 고르는 이유가 뭣 때문입니까?


사실, 그 따져보는 그 속내는 저 여자 만나 저 남자 만나 살면서 고생 좀 덜하고 덕 좀 보자는 속내가 있기에 그런 것 아닙니까?

이것저것 이 조건 저 조건 다 따져서 손해 볼 결혼은 안 하고 남는 장사해보겠다고 고르고 골랐던 것 아닌가요.  

서로가 이렇게 속셈이 있어 잘 골랐다고 했는데, 혼수에서부터 밑진다는 한심한 생각이 들면 다툼의 원인이 되고 사니 마니 하는 짓들이 현대인들의 자화상일 것입니다.


범망경에 부부는 7천생의 인연이 있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또, 8천생의 인연이 있어야 부모 자식이 되고, 9천생의 인연이 있어야 형제자매가 된다고 했는데, 이렇게 많은 생을 서로 인연 짓고 살아오면서 어찌 좋은 일들만 서로가 해주고 살았겠습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말이라도 몹쓸 말을 했을 것이고, 서로가 서로 상처를 주었던 적도 있었을 것이니 금생에 인연되어 만난 이들에게 항상 빚 갚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전생의 빚을 다 갚을꼬,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상대방이 좀 서운한 짓을 하더라도 자기가 뿌렸던 씨앗을 거두고 있으니 당할 때 마다 한가지 씩 빚이 탕감된다하고 생각한번 바꾼다면 얼마나 편안해지겠습니까?

아까, 제게 상담했던 보살님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무명답답 중생에게 해준들 귀에 들어오겠나 싶어 세월을 기다려 인연이 지중하면 다시 올 것이라 여겨 복채는 어떻게? 하길래 복채는 이미 받았다고 하고 웃고 그냥 보내고 말았습니다. 중생제도에 중중무수방편아닙니까?


내가 아내에게, 내가 남편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나하고 살면서 나한테 고맙다는 말이 나오도록 해줄 생각을 한다면 파뿌리가 아니라 말린 인삼뿌리가 될 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헌데, 시작부터 지 꾀에 지가 넘어가듯 단추를 잘못 끼워 놓고는 사주팔자만 보려고 허니, 난들 무슨 뾰쪽한 수가 있나요.

그러한 자신의 업을 바꾸려면 얼마나 지극하게 기도와 공덕으로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궁합도 그렇습니다.

전번에 말씀드린대로 궁합의 네가지 유형을 말씀드렸지만 이젠 이것도 틀려요.

얼마 전에 속가의 조카 놈이 선을 본다고 궁합을 묻기에 보니 궁합도 맞고 성격도 맞는 천생연분이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야야! 이 가시나를 잘 좀 해봐라, 니하고 천생배필이다, 했더니 조카 놈도 신중히 대하고 했나봅니다.

아! 그런데 얼마 전에 물어보니 조카 놈이 두 번 다시 그 여자애 말은 꺼내지도 못하게 하더라고했답니다.

이유인 즉, 아까 말씀드린 대로 학벌, 직업 온갖 것 다 따지는데 질려서 그런 정신상태라면 아예 첨부터 안보겠다고 하더랍니다.   

궁합본다고 자신의 선악의 인연이 바뀌는 게 아닙니다.

겉 궁합 속궁합 다 따져서 살아봐도 이런 심보가 안 바뀌면 살면서 얼마나 지옥이겠습니까?

오늘 법회에 오신 보살님들이나 처사님들은 설마 이런 분들은 없겠지요?


두 부부가 항상 서로가 서로에게 빚을 갚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웬만한 일에는 서운함도 쉽게 오질 않고 미운 맘이 일어났다가도 스스로 깨달아 조절하게 됩니다.

그러면 인생이 어떻게 되느냐, 서로의 마음이 항상 편안하다 보니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도 생기질 않고 오장육부가 편안해집니다.

오장육부가 편안해지면 나이 드신 분들은 웰빙 황혼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고 또, 젊은 신혼들은 태교를 따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임신해서 백일이 지나면 인연중생이 태아의 주인공으로 오게 되는데 어미의 마음이 편안하다면 편안한 데는 편안한 주인공이 인연을 맺고, 매사가 짜증과 불평불만과 초조함으로 가득 찬 임산부의 태아에게는 그런 업의 중생이 인연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들 入字 입태라 부르고 밸 孕字 잉태라고 합니다. 

입태할 때 산모의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잉태를 하면 효자를 잉태를 하고, 심보가 안 좋을 때 잉태를 하면 불효자를 잉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효자는 불효자를 둘 수 있으나 불효자는 효자를 둘 수가 없는 법입니다.

왜냐? 보고 들은 바가 없기에 그렇습니다.


제가 항상 하는 애기가 요즘에 온갖 짓들을 다 저지르는 인면수심의 인간들을 보면서 우리 집안에는 저런 일은 없을거야, 하는 안심은 하지 말랬죠?

그래서 보살님들 손자들 볼 때, 씨를 잘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결혼해 가지고 덕 보자는 않했다지만 처음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니까 심사가 뒤틀려 있는 마음에서 살아야 하니 같이 살다보니 애가 생깁니다.

지극정성 기도하는 태교를 해서 애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그냥 둘이 좋아하다 애기가 생겨버린 것이니, 처음부터 씨앗 농사를 잘못하게 된거란 말입니다.


보살님들 이런 도리를 몰랐을 때는 엄벙덤벙해서 살았지만, 이제 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셨지요. 잘들 들으세요.

자식을 효자로 낳고 싶거들랑,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시부모 또한 며느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며느리는 스스로 좋은 생각 편안한 마음으로 지극하게 기도하는 생활을 할 때, 입태의 주인공은 한 가지를 들으면 열을 깨닫고 심성이 선인에 이를 정도의 주인공이 태중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런 이치도 모른 채, 그냥 둘이 좋아서 만들어 놓고는 효도를 하니 마니, 저게 누굴 닮아 그러나 하고 서로 탓만 한다면 닮긴 누굴 닮았겠습니까? 

둘이서 저질러 놓고 말입니다.


결혼이라는 첫 시작부터 서로가 손해보지 않고 서로 덕보려는 결혼을 하려고 하다보니 소탐대실이라 서로 맞벌이를 하려고 하는 요즘 세태에서 무슨 태교가 있겠습니까?

임신해가지고 직장에서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신경쓰면서 낳게 된 애가 과연 그 심리가 온전할까요?


이 혼탁한 시대에는 어쩔 수가 없다면 출산해서라도 인성교육이라도 지혜롭게 해야 하건만, 이마저도 인연이 없으면 만나지 못하는 것이니 결국에는 뭔가 열심히 살아온 것 같지만 그 자식들의 살아가는 바는 부모가 살았던 업을 그대로 따라하는 동업중생 밖에는 되질 않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자식들에게 지혜로움을 심어주고 손자들에게 선근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여러분들은 업장소멸기도를 죽는 순간까지 하셔야 웰다잉 근처라도 가실 것이고 집안의 후손들이 그 음덕이라도 볼 것입니다.


그런 집안의 선조를 둔 후손들이 되어야 선근이 바탕이 되어 지금 말씀드리는 중국 당나라 때나 조선시대에 인재등용에 기준이 되었다는 신언서판과 진시황의 생부인 여불위의 사람가리는 경계에 걸림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중국의 당 태종은 과거시험에 통과한 인재를 곧바로 등용하지 않고 신언서판(身言書判)의 기준으로 인물됨을 평가해서 등용시켰다고 합니다.


요즘은 잘 생기고 봐야 한다지만, 용모보다는 깨끗하고 밝은 인상이 중요하고, 태도와 인성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번째 언은 요즘 정치인들처럼 말 잘하는 언변보다는 진솔한 말과 상대방을 헤아릴 줄 아는 지혜로운 말을 하는 것이고, 번째의 서는 필체가 좋은 것보다는 써야할 글과 쓰지 말아야할 글을 말한다고 봅니다.

요즘 신문기사를 보십시오. 기준이 서실 것입니다.

번째의 판은 고도리, 고스톱 판이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 자신의 눈과 견해로 판단하지 않고 옳고 그름의 기준을 모두를 위한 것에 기준할 줄 아는 판단력을 말한다 할 것입니다.


천하를 통일했던 진시황제(秦始皇帝)의 친부인 여불위는 육험론(肉驗論)이라는 책에 사람을 다루고 선택하는 지혜를 써놓았는데 한번 들어보시고 자녀들의 교육을 어찌 시킬 것인가를 헤아려 보시길 바랍니다.


여불위는 심복을 쓸 때면 자신이 세운 다음의 원칙에 의해 시험을 했다고 합니다.

1. 상대방을 즐겁게 하고 얼마나 깊이 빠져드는지 살핀다.

2. 그 사람을 기쁘게 하고 얼마나 자제하는지 살핀다.

3. 그 사람을 괴롭게 하고 얼마나 인내하는지 살핀다.

4. 그 사람을 두렵게 하고 얼마나 침착한지 살핀다.

5. 그 사람을 슬프게 하고 얼마나 삭이는지 살핀다.

6. 그 사람을 화나게 하고 얼마나 개의치 않는지 살핀다.

이 얼마나 대담한 시험입니까?


하지만 이모든 시험을 다 통과 할 수 있는 해답은 바로 심성(心性)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손금이라는 수상을 아무리 잘 본다고 해도 관상만 못하고 관상이 아무리 좋다해도 운명이라는 사주팔자보다는 못하고 사주팔자를 아무리 잘 본다해도 심상(心相)만 못한 것 입니다.


자손을 잘 두고 싶거들랑, 효자를 두고 싶거들랑, 아내에게 잘해주고 며느리에게 잘해주고, 남편에게 잘하고 시부모에게 잘하는 며느리가 됐을 때, 입태와 탁태의 주인공은 천하의 효자에 심성과 심상이 다 갖춰진 후손을 두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집안을 이루고 싶다면 항상 불법을 가까이 하고 살아가면서 재가자가 지켜야할 실천 규범을 설한 부처님의 말씀인 선생경이라고도 하는 육방예경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이외수 "남들 영어할 때 파푸아뉴기니어 해라"

철학 여행 2009/03/03 08:00 꺄르르

 

이외수 선생님은 유쾌하면서도 진지함이 담긴 글을 쓰는 소설가입니다. 또한, 세월에 녹슬지 않고 푸르른 마음으로 살아가시는 ‘횽아’입니다. 10대, 20대는 이외수 선생님과 채팅을 하면서 ‘횽아’라고 하기 때문이죠. 시의적절할 때마다 통쾌하고 당당한 발언을 하시는 시민이기도 하죠.

 

2월 21일, 수려한 산세와 탁 트이는 공기에 절로 상쾌해지는 감성마을을 찾았습니다. 늘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이외수선생님을 뵈려고 찾아오더군요. 바쁘신 가운데 시간을 내어주신 이외수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60대 횽아’와 나눈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초대합니다.

 

-요즘 건강은 어떠신지요?

“술, 담배 끊고 나서 건강해졌습니다. 예전에는 너무 말랐었는데, 이제는 체중이 10kg 늘었어요.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닌텐도에 나와 있는 몇 가지 스포츠를 아들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독자사랑방 모월당이라는 강당이 있는데 거기에 탁구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식구들과 보통 2-3시간씩 ‘1박 2일’에 나오는 막장 탁구를 치면서 건강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바르지 못할 때는 작가로서 분명히 지적”

 

-선생님의 소신발언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늘 화제가 됩니다.

“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특히 요즘 시국에 왜 관심을 가지냐, 니가 머리 기르고 신선이나 된 듯이 살다가 세상일에 갑자기 관심가지냐, 그럽니다. 저는 옛날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초기작 때부터 현실비판, 문명비판, 정치비판, 다했어요. 그때는 거들떠도 안 보다가 늙으니까 요새 좀 신경써주는 거 같네요.^^

 

대통령이나 공직자가 제대로 못할 때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바르지 못하다고 분명히 지적한단 말입니다. 그러면 정치 이해 관계상 자기하고 안 맞아서 반감을 가지거나 정략적으로 육성한 알바들이 벌떼처럼 몰려와서 안 좋은 소리하면, 그때 씁쓸해요. 저는 초딩들하고 자주 얘기 나누고 홈페이지에서 초등학생들 위해서 연재도 하고 합니다만, 제가 무슨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초딩하고 대화를 주고받겠어요.

 

그런데 그것을 정책하시는 분도 오해하거나 또는 정치적으로 육성된 알바들도 오해합니다. 제가 지적하는 것은 함께 숙고하고 반성하자는 의미에서 제시하는 겁니다. 그것이 묵살되어버렸을 때는 저 역시도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죠. 그것은 작가로서 그러는 것이지 정치적인 목적은 없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악성 댓글 다는 사람들에게 많이 시달리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인터넷 들어가면 어차피 디씨(dcinside)같은 경우, 막장의 소굴이니까, 저도 감안하고 거기서 놉니다만, 버르장머리없는 건 둘째 치고 정말 한글을 터득한 벌레들도 득실거리고 한글을 터득한 동물들도 득실거린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입니다. 거의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을 팽개치고 사는 세대를 만들고 있어요. 한국인이 버린 개념 때문에 천문대로 보면 안드로메다가 안 보여요.^^ 그럴 정도로 개념이 없어요.

 

제가 볼 때는 한국 교육이 난독증 환자들을 만들어나서 사람들이 감상력이 없어요. 전부 따지고 분석하고 비판하는 데만 주력하고 그게 마치 다 옳은 줄 알고 있어요. 비난하는 논리에 합리성이 있든 없든 어떻든 간에 그래야만 되는 것처럼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도대체 논리가 될 수 없는 거조차도 논리인 것처럼 행세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단 말입니다.

 

글자를 읽을 줄 안다고 책까지 읽을 줄 아는 건 아니거든요. 학교 교육이 바르게 읽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데, 문학을 감상하고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바르게 읽는 법, 두뇌로 읽는 법보다 가슴으로 읽는 법을 가르쳐야 해요. 저는 글장이니까 사람들이 글을 많이 읽어주기를 바라죠. 그리고 바르게 읽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 수능에 대비해서 책읽기를 하는 건 수박겉핥기입니다.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없고, 그렇게 배워서 문학작품들에 똑같이 대하면, 장님이 코끼리다리만지기나 수박겉핥기밖에 안 되는 겁니다. 바르게 많은 사람들이 책 읽는 행복감을 주기 위해 저도 열심히 쓰겠습니다만 사람들도 책을 읽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한국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따져야 합니다

 

“솔직하게 아무리 내 글이라도 100점 만점에 20점 맞을 자신 없다”

 

-학교교육에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 디씨에서 어떤 친구가 선생님께서는 선생님 글이 수능에 나온다면 몇 점 맞을 자신 있어요, 묻기에 솔직하게 아무리 제 글이라고 100점 만점에 20점 맞을 자신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어떤 시인은 자기 시를 가지고 출제했는데 40점 이하로 맞았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지금 교육이 망하자는 교육이라는 겁니다.

 

저는 항상 인터넷에서도 그렇고 소설 속에서도 그렇고, 교육제도 잘못 되었다고 그럽니다. 개념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개념을 교과과목에 안 나오잖아요. 어디서도 도덕이나 사회에서 잠시 배운다고 하더라도 시험 보면 다 잊어버려요.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요. 스스로 성적싸움만 벌이고 암기에 시달리고 있지요.

 

이런 일이 꼭 당사자들의 책임은 아니란 말입니다. 개념 없는 개인이 몇 명 없으면 당사자의 책임일 수 있는데. 이게 보편화 되어버렸어요. 자기인생의 주인이 아닌 채로 다수가 살고 있어요, 이건 국가 책임을 물어야 해요. 그런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요. 우리나라는 늘 그렇듯 대형사고의 책임자가 없어요.

 

정부는 늘 개혁을 한다고 하고, 정치가들은 부르짖습니다. 그런데 60년 살면서 말은 개혁한다고 하는데, 개혁하는 거 못 봤습니다. 개혁하려면 백년지대계 교육부터 손대야 하잖아요. 그런데, 교육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고 이럴수록 학원은 좋지요.

 

그럼 이걸 누가 개념을 만들어줘야 하는냐, 결국 자신이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보편화 된 것을 당연지사라고 알고 있는데, 거기에 휩쓸려가는 인생을 자기 인생으로 설정하지 말라는 겁니다. 젊었을 때, 남들 대학 가는 거 따라가듯 살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 인생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개척정신, 창조정신을 자기가 만들어야 합니다. 젊었을 때 인생 설계를 미리 스스로 해야 합니다.

 

-사람 교육을 할 때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까요?

“그야말로, 정말로 바른 가치관을 가지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합니다. 오늘날, 정말 가치가 있는 게 무엇인가, 반드시 간판인가, 돈인가, 이걸 고민해야 합니다. 모든 교육기관, 학교, 가정, 학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중시해야 됩니다. 자기 삶에 부끄러움이 없으려면 자기 인생에서 주인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자기 인생에서 주인이 되려고 공부하는 거지 꼭 일류대학 간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얼마든지 가치기준을 바꿀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 모든 교육기관이 높은 성적, 일류대학, 대기업만을 강조한단 말이에요. 세상에 알바구하기도 힘들고 청년백수가 400-500만 이라는데, 저 같은 놈은 후진고등학교 나와서 대학교 중퇴하였는데, 직업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결국, 자기 인생을 창조할 줄 아는 것, 바른 가치관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세상에는 얼마든지 다른 가치들이 있다는 걸 부모도 인식하고 선생님도 인식하고 젊은이들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답답한 게, 인터넷에서 다니다보면 젊은이들이 자기 미래를 저에게 물어요. 저는 특기도 없고 취미도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 인생인데, 제가 몇 줄 보고 알 수가 있나요. 그런데 이런 젊은이들이 많다는 겁니다. 이들은 미래 세대아닙니까, 그렇게 되어버리면 사회전체가가 불안정한 사회가 된다는 거죠. 특히, 교육일선에 계시는 분들은 인성의 중요성이라든가 가치관의 대해서 진지하게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남들 다 영어할 때 파푸아뉴기니어를 해라”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고 불안한 미래에 힘들어 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예술 한다고 하면 다 굶어죽는다고 그러는데 아니에요. 공부 아무리 잘하고 아무리 좋은 대학 나와도 실력이 어중간하면 어느 분야든 굶어죽게 되요. 상위 10%에 들어가면 먹고 살 걱정 안 하지만 어디가든 10%되기는 힘듭니다. 그렇다면 남들 따라서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곤란하죠.

 

너도나도 다 영어할 때, 나도 영어하면 바보 된다고 그래요. 남들 다 하는 거 나도 하면 뭐해요. 경쟁률만 높아지고 돋보일 리가 없잖아요. 남들 다 영어할 때 파푸아뉴기니어를 해라, 그럼 거기서도 요긴하게 쓰이고 여기서도 대접받는다. 이게 바로 실제로 말하는 틈새시장이고, 정말 자기가 자기 인생을 창조하는 거 아니겠느냐는 거죠.

 

구두를 닦아도 상위 10%에 들어가면 굶어죽지 않고 그는 이미 자기 인생을 창조했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가 한번 봅시다. 일류대학 안 나온 사람 중에서 생활의 달인 봐요. 이 사람들 되게 4년차, 5년차예요. 표정 끝내주게 밝고 자신만만합니다. 물어보면 그것가지고 아파트사고 자동차사고 아이들 키웠다고 합니다. 늘 표정이 밝고 당당하고 행복해요. 자기가 인생의 주인이 된 겁니다.

 

열심히 4.5년 자기 분야를 즐기면서 일한 거예요. 수입을 보면 짭짤합니다. 10%에만 들어가면 짭짤합니다. 10년차는 다 어디 갔을까, 사장되었어. 생활의 달인 이런데 안 나가, 생활의 달인 오너가 되어 있는 거예요. 대기업을 가야만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거로 착각하는데, 그런 의식만 붙들고 있지 말고 다른 방식들이 많이 있으니 젊은이들은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젊은 나이 때, 꼭 그렇게 강박과 불안, 초조 속에서 경쟁을 해야 되느냐도 다함께 생각하고 고민해봐야겠지요.“

 


-나이가 드실수록 더 인기가 좋아지시는 비결이 있다면?

“10대와 맞짱을 뜰 때, 키배틀을 뜰 때, 인기를 느낍니다.^^ 누가 60먹은 놈에게 횽아라고 합니까, 그런데 저는 ‘형’소리 듣잖아요. 10~20대에게 횽아야, 횽아, 이건 뭐 자지러지는 인기 아닙니까, 또는 본좌나 지존이라고 해요. 제 갤러리에 와서 성지순례 왔습니다. 이러는 친구들도 많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 평소보다 3배정도 더 열심히 일합니다. 어차피 소설은 평생의 업입니다. 권투선수라든가 축구선수들은 매트위에서 대자로 죽는 게 영광이다, 그라운드에서 뛰다가 공이랑 같이 죽는 게 영광이라고 하듯 소설가도 마찬가지예요. 글 쓰다가 코피 흘리고 코 박고 죽는 게 영광이죠. 이제는 자판에 엎어져 죽는 게 영광이에요 쓰다가 죽는 거 그게 사명이겠죠.“

 

“스스로 봄이 되세요, 사람을 사랑하세요”

 

-이제 3월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덕담 한마디 해주신다면?

“실제로 시간으로 따지면 태양이고 달이고 다 헌 거예요, 새 거가 없어요.^^ 자기가 새 거라고 인식해야 새 거죠, 따라서 자신을 먼저 새 것이라고 인식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세월이 왔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을 새 거라고 여기고 자기 스스로 새 것이 되려고 노력해야 해요.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새 봄이 오면 자신도 새것이 된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죠. 스스로 봄이 되세요! 사람들이 돈을 사랑하는 거만큼 사람도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이외수 선생님과 즐겁게 이야기 나누다보니 어느새 감성마을에 어둠이 찾아왔네요. 이외수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감성마을을 떠났습니다. 캄캄한 밤이었지만 두둥실 마음에는 커다란 달이 뜨는 기분이었습니다. 팍팍한 세상살이지만 팔팔하게 살아야겠지요. 마지막으로 이외수 선생님이 쓰신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라는 시를 띄웁니다.

 

  사랑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