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6월 백중기도 입재법문

2009. 12. 23. 23:5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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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오늘은 무자년 백중기도 입재일입니다.

 

기름 값은 천정부지요,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데도 모두를 위해 나라정치 잘해달라고 뽑아 놓은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권을 무슨 이유와 어떤 이득을 얻기 위해선지 젤 먼저 미국에 팔아 먹어버리고 이렇게도 시끄러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이게 지금 그토록 입에 발린 말로 해대던 국민을 섬기는 정분가 싶기만 합니다.

 

거기다 대통령이 기독교인이라고 요소요소에 그 잘난 장 자리 차고앉은 기독교인들의 불교에 대한 처신은 차별을 넘어서 아예 없애고자 하는 오해 받을 짓들을 서서히 해대고 있습니다.

 

이게 다 물질이 최고라는 사고에 젖어 들어 국민 대다수의 경제우선주의가 험 많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준 결과가 작금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으니 물질만을 쫓는다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무서운 시행착오를 가져오는지를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부터 백중기도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백중기도 때가 되면 가끔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을 대할 때는 그저 답답하게 여겨지기만 할 뿐입니다.

 

“작년에 백중천도 재를 해드렸는데 또 해요?” 하고 묻는 분들이 있고 또, 기도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부담스럽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절이고, 교회고, 성당에도 돈 없으면갈 수 없다고들 합니다.

하기야, 돈 싫어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마는 부처님께서나, 예수님께서 지금의 대한민국에 와 계신다면 21세기 한국의 종교인들을 보게 되면 뭐라고 하실까 하는 황당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그런 생각들을 하신다면 그것은 자신이 가진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잘못된 가치관입니다.

물론, 현실세계에서는 경제가 바로 현실이지만, 적어도 종교단체에서 만큼은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종교단체에서는 헌금 낸 액수를 대자보로 해서 입구에 붙여놓기도 하고 헌금액의 대소 과다에 따라 단체 내에서 소임도 본다고 하니 예수님께서 정말 후학들을 잘못 가르쳤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누이 말씀드렸던 재물이 들어가지 않는 일곱가지의 보시가 있다고 했듯이 가진게 없고 돈이 없으면 몸과, 입과, 생각만으로도 얼마든지 그 날 하루를 타인을 위해서 봉사와 보시와 헌금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힘쓰고 힘들 功字, 덕 德字가 되는, 몸으로 무한공덕을 지을 수 있는 것을 몸으로 짓는 공덕을 하찮게 생각하고 재물보시를 더 크게 생각하고 자기 스스로를 비하하는 잘못된 우리의 신행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사찰도 제대로 유지되고 운영하는 데는 물질이 필요는 하지만, 그것이 우선이 되어서는 종교는 병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고로 살아온 저이기에 아직까지 이렇게 살아가지만 그래도 제 마음 만은 어디 큰 절 주지 못잖습니다.

 

백중기도인 우란분재(盂蘭盆齋)는 불·법·승 삼보에 대한 지극한 믿음과 나를 이 세상에 존재하도록 해주신 부모에 대한 효도를 실천하는 행사이며, 이러한 기도를 행함으로써 내 자신의 무수겁동안에 지어온 신구의 삼업과 금생에 살아가는 앞길을 막고 있는 업으로 인한 장애와 다겁생의 악연의 고리를 정화시켜서 보다 나은 새 삶을 만들어 가기 위한 효도의 법석(法席)이자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자기 정화의 기회인 것입니다.

 

백중기도는 살아계신 부모님이나 이승을 하직한 부모님께 불효했던 행위를 참회하고 자신의 일상을 뒤 돌아보며 그런 자기 변화의 계기가 되어주는 지혜로운 삶의 이정표를 볼 수 있도록 등불이 되어주시는 불법승 삼보에 대해 감사의 공양을 올리는 날로 한마디로 도랑치고 가재 잡듯 은혜를 갚고 빚도 갚는 날이란 말입니다.

 

이 좋은 날을 그저 단순하게 천도재만 지내드리는 날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백중을 달리 불러서 우란분재, 또는 우란분절라고들 하는데, 이 말은 인도어에서 유래된 말로 “우란분”이라는 단어와 “재”의 합성어로 한문으로 번역하면 “도현(倒縣)”이라는 말이 되고, 도현은 거꾸로 매달렸다는 뜻으로, 지옥에서의 삶이 이와 같다고 합니다.

 

요즘 광우병 소에 대한 뉴스나 토론 장면을 보다보면 미국의 도축장 시설이 문득 문득 보일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보면 목이 잘리고 깨끗이 털이 뽑힌 채, 내장은 다 빠지고 가슴은 열어젖힌 채, 거꾸로 매달려 있는 소의 전신을 보게 됩니다.

그런 장면이 나오면 저는 눈을 감고 합장하고 나무아미타불을 해주면서 저게 바로 지옥세계에서 거꾸로 매달렸다는 도현이겠거니 하면서 기도를 해줍니다.

 

이처럼, 지옥·아귀·축생이라는 삼악취에서 괴로움을 겪고 있을 인연영가들을 위해 살아있는 후손들이, 그들의 정토왕생과 피안과 차안의 모든 주인공들이 부처님의 바른 인과법을 알게 되기를 간절한 발원하는 49일간의 기도주간인 것입니다.

 

이런 기도하는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실천함으로써 내가 우란분의 주인공이 됬을 때를 대비한다는 생각도 해 봄직도 한 것입니다.

 

초심에 蛇飮水하면 成毒이요 牛飮水하면 成乳라, 뱀이 개울물을 마시면 독을 만들게 되고 소가 개울물을 마시면 우유를 만들게 된다고 했지만 세상이 바뀌어 미국 목축업자라는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요즘 소들은 우유보다도 프리온을 만들어 내버립니다만, 사람의 마음은 물과 같은 것입니다.

 

여름휴가에 바닷가에 가면 하얀 파도를 보고 시원함을 느끼고 시원하게 얼린 얼음냉수에 더위가 가셔지고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엔 우울증 환자들에겐 아주 위험한 날이 되지만,

현상은 인연에 따라 달라 보이지만 본질은 똑 같은 물에 불과한 것입니다.

 

맹물에다 설탕을 타면 설탕물이 되어 단맛을 내고, 소금을 타면 소금물이 되어 짠맛을 내게 됩니다.

물에 독을 타게 되면 독물이 되어서 그 물을 마시면 사람이 죽게 됩니다.

똑 같은 금이지만 인연 따라 팔찌도 되고 목걸이도 될 뿐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처님을 향하면 역시나 인연따라 내 안의 자성불은 그대로 온전한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49일 동안 우리는 위패의 주인공들인 일체 선망부모와 마음에 걸리는 일가친척 영가뿐만이 아니라, 금생에 살아오면서 인연 맺어진 유주무주 인연무연의 일체 영가들에게 무주상 무주착의 무상의 도리를 일러드려 일체 불급한 연을 정리하여 홀연히 가벼운 영이 되도록 해드리는 최대의 작법공덕의 날이자, 모두가 금생만이 아니라 다겁생래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알게 모르게 지었던 그 모든 업들을 49일간의 기도공덕으로 정화시키고 소멸시켜버리는 날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오늘로 해서 49일간의 공덕산에 오르는 여행이 시작된 것입니다.

모쪼록 이 49일 동안 집안에서 주부는 가족들의 업을 조금이라도 소멸해주기 위해서라도 남의 살을 음식의 재료로 덜 쓰시고 아예 안 쓰면 더욱 좋고 거사님들은 삼겹살 소주집에도 두 번 갈 것 한번만 가시는 49일 간의 공덕행에 동참해주시길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요.

 


    행복 요리법

    “많은 양의 기쁨을 그릇에 담아
    계속해서 끓입니다.

    거기에 한 양동이 가득 넘칠 만큼
    친절을 붓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아주 넉넉하게 넣습니다.

    그리고 큰 숟가락으로 가득 퍼서 연민을 섞고
    자애라는 양념을 아주 약간 넣습니다.

    그것들을 함께 젓다가 주의 깊게 살펴서
    이기심의 조각이 보이면 국자로 떠내어
    곧 건져 버립니다.

    또 그 위에 뜬 짜증의 거품도
    국자로 제거합니다.

    그리고 맛이 날 만큼 오랜 인내를 가지고
    보글보글 끓입니다.

    알맞게 익은 맛과 군침 도는 향기가 나면
    이제 사랑이라는 소스와 감사라는 향료를
    조금 뿌리고 식탁에 올리면 최고의 인격과
    교양을 갖춘 음식이 됩니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