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7. 22:0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가사(승려의 법복)
법우님들께서 신행생활 속에서 궁금해 하시는 사항 중에
스님들께서 수하고 계시는 가사(법복)에 대하여
오늘 미타재일과 정해년 하안거를 시작하는 날에 가사(승려의 복법)이란
주제로 지면과 시간상 이를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오늘 법문(法問)에 자료를 제공하여 주시고,
이를 활용토록 허락하여 주신
전통가사연구원(傳統袈裟硏究院) 지상(智常) 정남식(鄭南植)님께
감사에 말씀을 올립니다.
우리 스님들이 일반인들과 겉모습이 다른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흔히 삭발염의(削髮染衣)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첫 번째는 삭발(削髮)이요,
둘째로는 먹물들인 의복(衣服)을 입고,
셋째는 법의(法衣) 또는 법복(法服)이라고 일컫는 가사(袈裟)를 수합니다.
첫째, 삭발(削髮)의 의미는 출가의 본뜻이 무명(無明)에서 비롯한
번뇌를 끊고, 안심입명(安心立命)을 얻어 과거세의 업장을 소멸하고,
윤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소중히 여기는
머리카락을 과감히 자르고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하고자 하는 뜻 입니다.
둘째, 스님들은 평상복을 속인들과 다르게 먹물을 들여 입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민족은 원래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고 했는데
그 연유는 우리 조상들이 흰옷을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의 척불정책(斥佛政策)으로 인하여 유생들이
스님들을 업신여기기도 하고 옷을 뺏기도 하는 일이 일어나자,
스님들은 관가에 하소연 해봐도 소용없어 먹물로 물을 들여 입었더니
속인들이 탐을 내지 않았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셋째, 법의(法衣)인 가사를 수하는데 이 까닭은 호사를 위해 옷을 입는
속인들의 허례허식이나 벌거벗고도 부끄러움이 없는 외도(外道)의 양극을
지양하고 신체보호의 기본조건을 갖춤으로써 수행인들로 하여금
중도(中道)를 따르게 하려는 데 근본정신이 있기도 하였고,
추위나 더위를 막고 치부를 가려 참괴심(慙愧心)을 없앨 수 있었으며,
마을에 나가 걸식 할 때 출가 수행자라는 표시도 되었고,
위의(威儀)를 청청하게 하기 위하여 가사를 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법의(法衣)는 발우와 함께 불교 수행자가 구비해야 될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가사의 발생(發生)
불교가 발생할 당시의 인도에는 96종의 외도(外道)들이 있었는데,
이런 와중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성도로 인하여 새로운 사상을
가진 또 하나의 교단인 불교가 탄생하자 이에 귀의하는 신봉자가
늘어나게 되었고, 따라서 우리불교 수행자들이 외도들과
구분 되어야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불교적 의미를 함축한 형태로 법의(法衣)를
제정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 법의(法衣)를 제정 할 당시에는 삼의(三衣)(5조, 7조, 9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비살라에서 공양을 받고
나오시다가 이슬을 피할 수 없는 평지에 머물게 되었는데,
초저녁에는 5조만 입고 있다가 한 밤중에 조금 한기를 느껴
5조 위에 7조를 입었고, 새벽이 되니 더욱더 한기를 느껴
그 위에 다시 9조를 입어 비로소 추위를 감당하였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부처님께서는 가사 세벌만 가지면 추위를 지낼 수
있다고 판단하여 제자들을 모아 놓고 삼의(三衣) 이상은 갖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가사의 전래(傳來)
인도(印度)의 남방지역은 열대성 기후이므로
당시의 수행자들은 가사만 걸치고 생활하였습니다.
불교가 중국대륙으로 전파되면서 경서(經書)와 함께
법의(法衣)인 가사도 전래되었는데,
중국은 인도와는 기후도 다르고 예(禮)와 도덕을 숭상하는
유교사회였으므로 인도의 가사는 중국의 습속과 융화되어
그들의 속복(俗服) 위에 겹쳐 있는 형태로 정착하여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되면서 함께 들어왔던 것입니다.
중국의 북방 전진(前秦)의 왕(王) 부견이 고구려 소수림왕 2년에
불상(佛像)과 불경 및 가사를 고승 순도와 사신을 통해 왕실로
보내옴으로써 우리나라에도 불교가 전래되었고,
가사는 수행자의 상징물로 여겨졌으며,
백제와 신라에도 불교사상과 함께 가사도 한반도 구석구석에
전해져서 승려(僧侶)들에게도 없어서는 안 되는 불법(佛法)의
상징성이 내포된 포교 자료도 겸한 법의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부처님께서
과거 인행시 할절(割截:부처님께서 인행시에 온 몸을 칼에 난자당한 것을
본 따서 누더기 조각 천을 모아 꿰맨 모양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연유로
가사의 색이 피의 색인 홍색으로 조성된 것이다.)을
허용되면서 몸소 보이신 인욕(忍辱)을 상징하기도 하였고,
가사를 일명(一名) 복전의(福田衣: 유루의 복을 심어 무루의 복을 얻게 한다는 뜻)라고
하는데 서도 알 수 있듯이 인과를 설명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였습니다.
가사의 어원(語源)
우리는 스님들이 수하는 법복(법의)을 보통 가사라고만 부르고 있지만
불교가 인도에서 발생하여 중국대륙에 전파되면서 수행자들의
법의는 수많은 명칭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그 많은 이름 중에는 용도·모양·공덕·색에 의한 명칭이 있는데,
염의(染衣), 간색의(間色衣), 적혈색의(赤血色衣:석존께서 과거 인행시
인욕선으로 계실 때 바라나국의 왕 가리에 의해 수족이 잘리는 등 시험을 당하였으나
인욕 행을 계속 하는 것을 보고 대범천왕등이 내려와 공경하며 치료하여 드렸다는 설에
의거하여, 불제자는 모름지기 이를 본받아야 할 것을 천명하는 뜻에서 붙여진 법의의
별명이라고 합니다.), 괴색의(壞色衣) 라는 명칭에서 보듯이
가사를 뜻하는 명칭 그 자체가 색깔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것은 가사(袈裟)가 옷감으로 만들어졌고,
또한 옷감은 반드시 색깔을 갖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가사는 그 명칭만큼이나 많은 색깔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모두 부처님의 행적이나 설법하신 내용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가사(袈裟)라는 말은
인도의 범어로는 Kasaya 또는 Kasa-la 라고 하였고,
팔리어로는 Kasava 라고 하였으며,
서장(티베트)에서 부르는 명칭은 Snigs-nia 였는데,
중국에서 소리 나는 데로 부른 명칭이“가사”였고,
그 뜻은 다양하게 번역되었던 것입니다.
우선 법의(法衣)라는 명칭은
부처님 당시 수행자들이 삼의(三衣)를 갖추었다고 하였는데
그를 통틀어 법의라고 합니다.
즉 가사 그 자체가 불법(佛法)을 상징하고 있으며,
수행자의 표시하는 옷이었기 때문에 법의라고 한 것입니다.
이 삼의(三衣)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1. 안타회(安陀會): 5조(條)로 조성 되었으며,
그 뜻은 내의(內衣), 하의(下衣), 중숙의(中宿衣), 도행의(道行衣),
직무의 등으로 번역되었는데
제일 먼저 입는 법의(法衣)로서 속옷 개념이면서
작업 등을 할 때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수한 것 같습니다.
2. 울다라승: 7조(條)이며
상의(上衣), 입중의(入衆衣), 원중의(院中衣), 중가의(中價衣), 등의
별칭이 뜻하는 바와 같이 웃옷이며 격식을 갖춘 법의입니다.
3. 승가리(僧伽梨): 9조(條)부터 25조(條)까지 9단계가 있으며,
대의(大衣), 중복의(重複衣), 합의(合衣), 화합의(和合衣), 설법의(說法衣),
입왕관의(入王官衣), 구품의(九品衣)라는 단어가 뜻하는 바와 같이
최고의 위의(威儀)를 갖춘 법의라 할 수 있습니다.
법복(法服)이란 말은 중국으로 불교가 전파되었을 때 중국 사람들은
기후관계로 이미 여러 겹의 옷을 갖추어 입고 있었기 때문에
승려들이 속복 위에 가사를 수하여 승려의 표시와 불교의 상징으로
삼아왔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불법(佛法)을 상징하는 복식(服飾)이라는 뜻으로 “법복(法服)”
이라고 한 것이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원래 인도에서는 사냥꾼 등이 입는 누더기 옷을 ‘가사”라
하였는데 불교에서 이 말을 수용한 것이라고도 합니다.
“팔상록(八相錄)”가운데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에 보면
가비라국의 태자이셨던 세존께서 출가하여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사냥꾼이었으며, 이 때 태자께서는 자신이 입고 계셨던 옷을 그와
바꾸어 입으셨던 데서 법복의 의미로 이 말을 수용케 된 것입니다.
가사(袈裟)는 적갈색(赤褐色)을 뜻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즉 당시 승단에서 제정한 법의(法衣) 색이 적갈색이었기에
전용(轉用)된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실은 가사(袈裟)를 괴색(壞色) 혹은 간색의(間色衣) 라고
하듯 청(靑)·황(黃)·적(赤)·백(白)·흑(黑) 등
5종의 정색(正色)을 피해 이들을 섞은 색을 취했다고도 합니다.
즉 눈에 잘 띄지 않는 색이며, 그 천 역시 누더기와 같은 것만
허용했으니 이는 도난의 염려는 없었고, 속념(俗念)을 떠나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효과까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이렇게 함으로 해서 해탈을 얻을 수 있다하여
“해탈복(解脫服)”이라는 이름도 생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가사 점안식 유치(袈裟 點眼式 由致)
우러러 생각하옵건대 “가사(袈裟)”라 함은
여래의 의복이며, 보살의 위대한 옷이니
이를 입는 자는 능히 복전(福田)이 되고
이를 만든 자는 쉽게 승과(勝果)를 이루오며
대범천왕과 제석천왕이 남북에 자리하여 옹호하고
사방천의 사대천왕이 사방에 시립하여 호위하오니
용왕이 몸에 걸침에 금시조가 마음을 고치고
엽사가 입는다면 금수(禽獸)조차 공경심을 내나이다.
원을 발한 자는 천가지 재앙이 눈 녹듯 하고
옷 지은 자는 백가지 복락이 구름일듯 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대중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저희들은 정성스레 노력하고 많은 재산 아끼지 않으며
삼가 승가리(僧伽梨)를 지었사오니
이에 마지(摩旨)를 올리고 때맞추어 향을 준비하와
시방세계의 다함없는 삼보님께 올리오니
버림 없는 자비로 향연에 함께 강림하소서.
삼가 일심(一心)을 가다듬고 먼저 삼청(三請)을 하옵니다.
출전:傳統袈裟硏究院 智常鄭南植(가사-승려의 법복(2001년 10월 30일)
이상과 같이 간략하게
가사(스님들에 법복에)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6월이 시작되면 무더운 여름 날씨를 맞이하게 됩니다.
법우 여러분 삶에 현장에서 건강하신 모습으로
불(佛)·법(法)·승(僧)에 귀의하시는
행복하신 나날 열어 가시길 축원 올립니다.
불기 2551년 (음) 사월 아미타재일·하안거 결제일 날에
[생일 날엔 어머니가 생각이 난다...]
어머니 계실 때도 그랬지만,
어머니 가신 후로 생일 날엔 어머니 생각이 더 난다.
생일 날이면 다른 때보다 일찍 일어나시어
그 당시엔 귀했던 쌀로, 흰 쌀밥 지어 놓으시던 어머니.
그리고 작은 밥상에 그 밥을 한 그릇 가득 담으시고,
정성스레 끓인 미역국과 새로 구운 햇김 한 사발과,
삶은 달걀 역시 한 그릇 가득 올려 놓으시고,
그 앞에 서서 손을 비비시며,
들리지 않는 낮으막한 음성으로
하염없이 누구에겐가 기도를 올리시던 어머니.
꼼짝않고 서서 손을 비비시며
쉴새없이 무어라 중얼거리시는 어머니의 기도는
보통 삼십 분은 훌쩍 넘었다.
그런 어머니 옆에서 철없는 막내 아들은 얼른 기도가 끝나,
맛있는 김과 삶은 달걀을 마음껏 먹고 싶었다.
어머니의 기도는 참 이상했다.
평소에 하시던 불경(佛經)을 외우시는 것 같지도 않고,
또 평소에 듣던 염불을 하시는 것도 아닌데,
삼십 분이 넘게 무엇을 그렇게 중얼중얼(?)하시는지!
뭐가 그리 하실 말씀이 많으신지...
어머니 뭘 그렇게 열심히 외우셨어요? 하고 기도 끝난 뒤 여쭤 보면,
언제나 ‘아무 것도 아니다.’ 라시며 싱긋 웃으시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기도 내용은 어릴 때 굉장히 궁금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무언가 대단한 줄 알았던 그 내용은,
사실은 별(?) 게 아니었으니...
언제인지는 모르는 어릴 적 어느 생일날,
우연히 어머니 기도 구절 하나를 엿듣게 되었다.
그 날은 음성을 조금 높이셨는지 한 구절이 우연히 들려왔는데,
그 내용이 이러했다.
“앉아서 천리 보시고 서서 구 만리 보시는 00...”
00 부분은 기억이 희미해서 정확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아이를 주시고 돌보신다는 ‘삼신할머니’가 아니었나 싶다.
어머니는 아마 삼신할머니께 고마움을 전하고,
당신의 간절한 바람도 부탁드리셨던 듯.
그런데 그 감사와 바람이 얼마나 많은지,
그렇게 한 시간이 가깝게 기도를 드렸나보다.
막내 아들 생일날만 아니고,
여섯 형제 생일날이면 한결같이 그렇게 기도드리시던 어머니.
그 어머니 덕분으로 우리 여섯 형제는,
그렇게 무난한 삶을 보내나 보다.
모두들 건강하고 부부 금슬 그럭저럭이고 자녀들 역시 크게 남부럽지 않으니,
어머니의 기도는 정말 효력이 컸나보다.
어릴 땐 그저 그런 줄만 알았던 어머니의 생일 기도.
조금도 피로함 없이 눈을 감고 수없이 앉았다 일어났다,
쉴새없이 중얼거리시며 올리던 기도.
그 어머니가 자꾸 생각난다.
이제는 들을 수 없는,
오형제를 두고도 40 가까운 나이에 다시 막내 얻으신,
늦둥이 우리 어머니의 그 기도 소리도...
|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불교교리·용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道)는 무엇인가? (0) | 2010.01.10 |
---|---|
자력과 타력이 하나라는 것 (0) | 2010.01.08 |
복덕을 가장 쉽게 소멸시키는 어리석음 (0) | 2010.01.07 |
한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한 마음 공부 (0) | 2010.01.07 |
과연 선업들은 얼마나 짓고 계십니까? (0) | 2010.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