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4. 19:1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차례(茶禮)지내는 법
추석과 설에 지내는 차례(茶禮)에 꼭 차(茶)를 올려야 한다.
차(茶)를 올리면서 드리는 예를 차례(茶禮)라고 하는 것이다.
중국, 한국의 유교(儒敎)와 불교(佛敎)의 자료를 참고하면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로 차(茶)를
많이 썼으며 차(茶)를 조상님과 부처님께 올리며 예를 드렸음을 알 수 있다.
“제사에 훈수 두다가 뺨맞기 쉽상”이라는 말과 “집집마다 예절이 다르다(家家禮)”는 말처럼 종교와 정통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로 말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종교와 집안의 전통방식을 따르더라도 꼭 차(茶)를 올려야 차례(茶禮)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차례상 차림도 제철 음식과 귀하고 맛있는 음식을 조상님이 잡수고 싶어할 것으로,잡숫고 싶은 것부터 조상님(신위,영가위패) 주변부터 차리는 것으로 하면 된다. 가까이는 전식(前食,appetizer),가운데는 본식(本食,main dish),그리고 조상님으로 보아 먼 쪽 차례지내는 후손에게 가장 가까운 쪽에 있는 떡, 과일이나 과자 등은 후식(後食,dessert)이라고 보면 된다. 홍동백서(紅東白西),조율이시(棗栗柿梨)..등은 참고사항이다. 모두 제철 과일과 주술적 기원내용이 들어 있다.
차례상에는 여러 조상을 모시므로 신위 또는 위패를 모시지 않는다. 다만, 기제사에 쓰는
위패는 선엄부 밀양박공 문수 영가 등으로 쓰면 된다.
우리 선조들은 차를 대단히 귀하게 여겨서 며느리가 들어왔을 때 사람됨을 알아보는 데에도 차를 썼다. 며느리의 솜씨로 직접 달인 차를 조상의 사당에 올리고 말이 없는 조상대신에 그 차를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나눠 마시는 것을 고묘(告廟) 또는 묘견례(廟見禮)에서의 회음(會飮)이라 했다. 그것이 오늘날 음복(飮福)문화로 바뀐 것이다.
따라서, 5천년 역사와 문화민족임을 자랑해온 우리가 차례에서 차를 빼서는 안 된다. 반드시 차를 써야 한다. 단, 모든 것이 민주적인 현대사회에서 가족 구성원 중 어느 개인의 의견대로만 해서는 안 되므로 회의를 통해 의견을 일치해서 차를 꼭 쓰도록 했으면 한다. 요즘은 누구나 차를 가지고 있는 시대이며, 제사에 쓰는 술 종류가 요즘 사람들의 입맛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차의 사용은 이제 설득력을 얻기가 쉬울 것 같다.
1. 차례(茶禮)에 관한 자료
1)불교자료=삼국유사(三國遺事),백장청규(百丈淸規),작법귀감(作法龜鑑) 등
불교의 보기를 더 찾아보면 큰스님들의 탄신일에 지내는 제사를 다례(茶禮)라 하고, 아침에 올리는 예불에 차를 올리면서 하는 예불의 게송이라 하여 다게(茶偈 )라 할 뿐만 아니라 낮에 올리는 불공에도 차를 올릴 때 하는 의식인 다게가 꼭 들어간다. 특히 4월8일 스님중의 큰스님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오신 날 차를 올린다는 기록이 선원(禪院)의 청규를 담은 백장(百丈禪師: 720-814) 청규(淸規)권2 불강탄조(佛降誕條)에 나온다. 부처님오신 날 향화 등촉과 다과 진수를 올리고 공양한다는 내용이다.
불교의 제반의식을 편집해 놓은 석문의범(釋門儀範)의 모본이라 할 수 있는 책이 백파(白坡: 1767-1852)스님의 작법귀감(作法龜鑑)이다. 작법귀감에 천도의식 전에 영가를 부르는 의식인 대령 진행방법을 담은 것이 대령정의(對靈正儀)편이다. 대령정의 가운데 다게(茶偈)에 "내 이제 청정수를 감로차로 만들어서 증명(證明)님께 올리오니 어여삐 여겨 받아주소서 (我今淸淨水 變爲甘露茶 奉獻證明前 願垂哀納受)" 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여기서 증명은 죽은 이의 영혼을 아미타부처님께 인도하는 대성인로왕보살(大聖引路王菩薩)을 이르는 말로 주로 지장보살이 그 역할을 담당하지만 관세음보살 등 다른 보살도 그 역할이 가능하다.
늘 부처님께 올리는 횟수 많은 예불에는 청정수를 올리고 나머지는 차를 썼음이 다른 모든 의식문제에 차를 올리는 내용을 보아 알 수 있다. 작법귀감의 다게 바로 다음에 나오는 국혼청에도 법주가 차를 올리고 삼배드리는 예식이 나와 있을 정도이다.
기록상 차례의 효시는 충담스님이 미륵세존님께 차를 다려 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가락국 김수로왕의 17대손 갱세급간이 가락국 종묘에 차례 지낸 이야기가 나오고, 문무왕의 아들인 보질도(寶叱徒)와 효명(孝明)이 오대산에서 날마다 산골짜기의 물로 차를 달여 1만의 문수보살에 공양한 이야기도 있다. 또 중국에서는 송 문제(文帝) 3년(426) 유경숙의〈이원(異苑)〉에 차례 지낸 내용이 나온다. 한편, 국교가 불교인 고려에서는 연등회와 팔관회, 사신 영접, 왕자(녀)와 태후 등의 서임과 공주의 결혼식, 원자 탄생, 중형벌자 판결을 위한 문답의식에도 차례를 지냈을 정도로 차가 성행했다.
2)유교의 자료=주자가례(朱子家禮),가례언해(家禮諺解),한재문집(寒齋文集)
유교의 제사에도 차를 쓰는 것이 바른 예법이라고 한다. 유교 예법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주자(朱子: 1130-1200)가 차와 관련이 있는 고장에서 생활했고 뒷날 명나라의 구준(丘濬)이 편집한 주자가례(朱子家禮)에도 차를 쓴다고 적혀있다. 또한, 우리나라 유가의 다례는 주자보다 2백여년 앞선 최승로(926-989)의 상례 때 뇌원차와 대차를 왕이 내린 것에서 훨씬 빨리 성립되었음을 찾아볼 수 있었고, 신식(申湜: 1551-1623)의〈가례언해(家禮諺解)〉에 정월, 동지 삭망(초하루와 보름)에 차례 지내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 연산군 4년에 무오사화 때 조의제문(弔義祭文) 사건에 연루되어 참형당한 한재(寒齋) 이목(李穆)선생의 5백주기 추모제에 모여서 제사를 지내던 이들이 이목선생의 부조묘(父祖廟)에 제사를 지낸 홀기(笏記)에서 “철갱봉차(撤羹奉茶)” 즉 “국을 내리고 차를 올렸다”는 내용이 발견한 일이 있었다. 한재(寒齋)의 종중(宗中)에서는 긴급회의를 열어 종전대로 숭늉을 올릴 것이냐 한재선생이 조상님께 올린대로 차를 올릴 것이냐를 논의한 끝에 조상님이 하신대로 차를 올려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한재선생은 경기도 김포출신으로 김종직(金宗直) 선생에게 수학하여 25세 때 장원급제하고 영안남도(함경남도) 병마평사를 거친 인물로 참형 당하고 부관참시가지 당했다가 중종 때 복권되어 이조판서 등을 추중받기도 한 곧은 인물이다. 『동다송(東茶頌)』을 지은 초의선사(草衣禪師)보다도 3백여 년이나 앞서서 1300여자의 다부(茶賦)를 그의 문집인 『한재문집(寒齋文集)』에 남겨 ‘차의 아버지’로 칭송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차와 관련이 많은 분이다.
2. 차례 지내는 법(불교식)
1) 미타거불(彌陀擧佛): 부처님을 모시는 의식 (상을 다 차리고 온 가족이 상 앞에 서서 염불하듯이 하면 더 좋고 아니면 그냥 시낭송 하듯이 하면 됨)
나무 극락도사 아미타불 (큰절)
나무 좌보처 관세음보살 (큰절)
나무 우보처 대세지보살 (큰절)
2) 다게(茶偈): 차를 올리는 시 ( 잘 달인 녹차를 제주 혼자서 한 잔 올리고 절은 다 같이 두 번 한 뒤 다 같이 한다)
시방삼세 부처님과 청정미묘하신 법과 삼승사과의 해탈 얻으신 승가에 공양하오니 자비를 베풀어 감응하여 주옵소서
3) 청혼(請魂): 조상님 영가를 모시는 의식
금일 여러 조상님들이시여 저희들이 모시는 추석(설) 차례에 강림하시어 감응하여 주시옵소서 (차를 차례차례 다 올리고 재자들 모두 큰 절 2배)
4) 공양: 공양을 올리는 의식
저희 자손들이 계, 정, 혜, 해탈, 해탈지견의 5분향을 공양하오니 자성의 대지혜를 발하고 반야의 밝은 등을 켜서 3계의 어둠을 밝히사이다.
조주스님의 맑은 차를 드리오니 목마름이 아주 없어지이다.
선계의 진품과일을 올리오니 맛보아 주소서
진수를 올리오니 허기가 영원히 없어지이다.
오늘 조상님 영가께 올린 모든 진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것도 땅에서 솟은 것도 아니요 저희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올린것이오니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빙 둘러 앉아서 조상님의 덕을 칭송하고 생전에 베풀었던 가르침이나 일화를 되새기며 덕을 추모하는 시간을 5-10분간 가짐으로서 조상님이 공양하시는 시간으로 삼음)
5) 보공양진언: 조상님과 다른 영가께 모두 공양되도록 하는 진언
옴 아아나 삼바바 바아라 훔 (3)
6) 보회향진언: 마무리하는 진언
옴 사마라 사마라 미마나 사라마하 자가라바 훔 (3)
7) 발원: 원을 세우고 조상님에 대한 추모의 생각을 키움
오늘 저희들이 올린 공양을 받으시고 아미타부처님의 국토인 극락세계에 태어나시고 건강한 몸과 건전한 정신으로 올바른 삶을 영위하여 깨달음을 얻는 길로 이끌어 주시기를 발원하옵니다.
나무아미타불(10념) (큰절 2배후 헌식하고 그릇의 뚜껑을 닫고 위패를 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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