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5. 22:5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화엄경·보현행원품
수험생을 위한 기도 4년
대한민국의 엄마 중 대부분이 아이가 고3이 된다고 하면 어딘가 매달리고 싶은 마음으로 불자가 되고, 기독교인이 되고, 천주교인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 겨울 방학(2005년) 준비도 없이 불쑥 2박3일 동안 만 배를 하긴 했지만 좋아하는 도반들과 그 때보다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아이의 입시를 위한 기도라는데 의미를 더 많이 두고, 겨울방학(2006년) 때 저를 포함하여 4명의 도반들이 만 배를 시작하였습니다. 2박3일 동안 만 배를 해야한다는 법왕정사의 규칙을 깨고 청견스님께서 교사들이라고 특별히 배려하여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하루에 2000배 씩 5일간 할 수 있었지요. 함께 절을 하면서 때론 힘이 들고 하기 싫은 생각도 올라오지만 서로 도우고 격려하면서 마지막까지 즐겁게 회향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는 단순히 만 배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부처님 공경의 절이라기보다, 단지 힘든 이 시기를 참고 견딜 수 있다면 하는 간절함이 더 많았는데, 처음 만 배 했을 때 보다는 힘도 덜 들고 한 배 한 배 올릴 때마다 올라오는 생각과 동작들을 알아차리면서 「부처님 크신 은혜 고맙습니다.」를 염송하였습니다. 청견스님께서 공경의 절을 올리라고 누누이 말씀 하셔도 공경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도 모른 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만 염송하며 만배를 회향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입시기도를 매일 부처님 크신 은혜 고맙습니다 염송과 금강경 독송, 절 1시간 정도와 법왕정사 수행프로그램에 열심히 동참하는 일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기도라는 것에 매달리고 있으니 아이의 성적은 오르지도 않았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기 보다는 부모의 욕심이 더해지니 자연히 아이와 부딪히기도 하면서 수능을 맞이했습니다. 당연히 성적도 잘 나오지도 않았고 한 군데도 오라는 곳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재수를 해야했습니다. 불안한 생각이 앞을 가리고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른 채 부여잡고 있었습니다.
나의 기도의 문제점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고민하지만 물어볼 곳도 없고, 다시 재수를 하는 아들을 위한 입시기도(2007년)를 또 시작하였습니다. 지난해는 100일 기도 동안 절에 매일 출근하지 않은 것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에 이번에는 퇴근 후 매일 법왕정사에 출근하여 1시간가량 절을 하고 늦은 저녁을 먹었지요. 새벽에는 가까운 곳에 새벽 예불을 다니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매달 3000배에 동참하기도 하고 서울에서 재수하는 아이의 얼굴을 본다는 핑계로 어떤 달은 3000배를 두 번씩 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는 절을 해도 해도 지치지도 않았고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좋기만 했지만 진정 돌이켜 보면 공경의 절, 공양의 절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 해 수능 점수는 많이 올랐지만 공대를 가야할 놈이 수학 등급이 엉망이니 가고 싶은 곳은 꿈도 못 꾸게 되었지요. 몇 군데 수시 넣어 둔 곳에서 연락이 오려나 기다려도 그것도 무소식! 하는 수 없이 정시를 봐야하는데 수학점수만 넣으면 힘이 들고 힘이 들고, 또 삼수를 물어보니 못한다고 하고 우리들도 힘이 드니 어디든 들어가자 라는 마음으로 낮추어 넣었습니다. 겨우 서울에 입성하여 입학을 했는데 의외로 아이는 학교에 잘 적응하며 학점을 잘 받아 장학금을 받으면서 즐겁게 다니고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또 고 3이 되는 해(2008년), 매일 절에 출근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이곳이 법당이다 라는 마음으로 집에서 매일 절을 하고, 가까운 곳에 불교기초교리반에 들어가 부처님 공부를 처음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주1회 다니면서 진정 부처님은 어떤 분인가부터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봄! 도반이 보현행원 카페의 소식을 전해주었고, 가끔씩 출석하는 정도로 조금씩 보현행원 공부를 했습니다. 7월 대전 모임이 있어서 참석은 했으나 무엇이 보현행원인지도 모르고 엉뚱한 말로 보현선생님을 안타깝게 했지요. 그래도 내가 부여잡고 있는 기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 많아 카페의 출석률은 당연히 낮았고 무엇인지도 모른 채 금강경 독송을 하고 신중기도를 열심히 했습니다. 아이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울고불고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채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늘 약하여 걱정인 아이는 건강하게 학교에 다녔고, 성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열심히만 하였습니다.
수능점수를 받던 날! 예상보다 낮게 나온 등급에 아이는 짜증을 내기도 하더니 금방 생각을 바꾸어주었고, “너가 갈 수 있는 곳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는 위로로 2년 동안의 입시전략에서의 문제점을 옆지기는 연구하고 연구하여 아이의 적성과 특성을 고려하고 이 성적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열심히 찾았습니다.
두 사람이 연구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일관성 있게 연구하는 것이 더 낫더라는 생각과 집안에서 누가 더 지혜로운가를 생각해보고 지혜로운 사람이 연구를 하자라는 생각으로 옆지기에게 모두 맡긴 채 저는 기도만 했지요. 아이의 성적 중 좋은 것을 살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넣었는데 적중하여 성적보다 조금 더 잘 갈 수 있었지요. 겨우 서울에 입성하는 정도이지만요.
3년째 하는 입시기도라 이제는 조금 여유도 생기고 주변에 고3엄마들이 많아 함께 기도하고 좋은 도량에 함께 가기도 했습니다. 기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모르나 절이라도 하십시오. 독경을 해보십시오. 발원문을 독송하십시오. 라고 권하면서 마음은 있으나 막막하였던 주변의 고3엄마들과 함께 한 1년이었습니다. 몇 명의 도반들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들을 들으면서 함께 기뻐하였지요.
수능을 치고 나니 조금 정신이 들어 카페에 자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 이렇게 밝은 공부가 있었는데,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되는데...
그때야 카페의 글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생각이 바뀌어 갔습니다.
매일 카페에 출석하고 주변에 “밝은 부처님 공부가 있습니다.” 라고 권하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다시 절공양을 올리는데 지금까지의 마음과는 달리 회향이구나. 공경이구나. 공양이구나. 찬탄이구나를 절실히 느끼며 한 배 한배 올리게 되었습니다. 예불대참회문을 독송하면서 올리는 절공양을 매일 하면서 정말 진정한 부처님공양을 다시 새기고 새깁니다.
올해(2009년) 친정 조카가 늦깎이(30살)로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해 실패한 중등임용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오빠집 형편이 어려운데 조카가 취직을 하는 것이 최대의 숙제라 다시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 입시생을 위한 기도를 보현선생님께서 올려주셨고, 그것에다 말만 조금 바꾸어 발원문을 만들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주변에 고3엄마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문자를 보내고 밝고 좋은 기도가 있다고 권하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또 권하고 권하였지요. 마음은 있으나 막상하려고 하면 막막하기도 하고 본래의 습성이 나와 또 주저앉고 주저앉는다는 생각에 밝은 글들을 보내고 생각을 밝게 가지기를 발원했습니다.
3년을 했던 것처럼 열심히 절을 한 것도 아니고, 경을 열심히 읽은 것도 아니고, 절에 매일 출근한 것도 아니고, 단지 새벽에 보현행원 기도 1시간 정도, 금강경 독송과 보현행원 독송, 절 108배, 수시로마하반야바라밀 염송하는 것이 기도였습니다.
늘 밝은 생각으로 조카를 격려하고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염송하였습니다.
주변의 사람들께 고잘미섬공으로 대하는 일도 했지요.
조카가 대학입시를 치르던 해, 언니와 오빠는 서로 마음이 엉켜 자주 싸우게 되었고, 서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면서 옥신각신하는 통에 조카 입시는 뒷전이었습니다.
올 봄까지만 해도 가족들의 마음이 한 곳이 모이지 않고 힘이 들었는데,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서 언니는 성당에서, 오빠는 불교TV를 보면서 새벽예불을 드리고, 여조카는 애인따라 교회를 가고, 비록 3종교가 공존하는 집이였지만,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고 마음은 한 곳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언니들(고모)은 절에 가서 기도하고, 큰엄마는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온 집안에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은 다 모아 마음을 모았습니다.
1, 2, 3차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가족들의 마음은 한 곳에 모이게 되었고, 옆지기(같이 부부교사입니다.)도 함께 동참하여 논술준비를 도우고, 구술준비, 수업시연을 함께 도왔습니다.
오늘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 온 가족들의 마음 모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간 이런 저런 이유로 서로 다른 생각 속에 살았다면 조카의 시험 준비로 인해 온 가족들이 함께 생각하고, 함께 마음을 모으며, 서로를 위해 주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음에 조카에게 더 감사하지요.
보현선생님께서 주신 입시기도 마지막 자락에
「감사덩어리, 누구야, 정말 고맙다. 정말 고마워.」
를 할 때면 정말 가슴 속 깊은 감사의 마음이 우러나옵니다.
이렇게 4년의 수험생을 위해 기도하면서
그 어느 기도보다도 밝음은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는 믿음과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임을 절실히 믿습니다. 어둠이 밀려오면 불자게송과 마하반야바라밀 염송을 하면서 편안한 마음과 밝은 생각 속에 생활합니다.
진정 더 일찍 보현행원을 만났다면 우리 아이들도 좀 더 자기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맘껏 하는 곳에 갈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욕심을 내지만 지금 그곳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보현행원으로 보리 이루리
보현행원으로 불국 이루리!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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