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 20:2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365일사자후를만나다
93일 : 사지를 찢더라도 성내지 말라
* 수행자들아, 사람이 와서 사지를 갈갈이 찢을지라도 마땅히 스스로 마음을
거두어서, 성내고 원망하지 말라.
-유교경-
구시나가라 사라쌍수 언덕.
이월 보름의 밝은 달은 숲과 강을 고요히 비추고, 부처님께서는 네 겹으로
접은 가사 위에 누우셔서 제자들을 항하여 혼신의 힘을 모아 최후의 유교(遺敎)를
설하고 계십니다. 어린 자식을 남겨두고 먼 길을 떠나시려는 어버이의 심정,
그러기에 부처님의 말씀은 더욱 자상하고 더욱 간절한 것일까요.
*‘사람이 와서 사지를 갈갈이 찢을지라도’
이 말씀이 가슴을 찡하고 울립니다. 바로 나를 두고 하시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참을성이 없습니다. 교만하고 고집이 셉니다. 입으로는 법을 말하고
보살행을 외치면서도, 누가 조금만 나를 비방해도 그만 화가 치밀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체면상 감히 맞붙어 싸우지는 못하지만 ‘저 자가--’하고
가슴에 넣어 두고두고 지니고 다닙니다. 그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못 본 척
얼굴을 돌리고 맙니다.
성불의 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혜의 길이 멀리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공(空), 반야바라밀’이 저 하늘 높은 곳에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만일 내가 그를 보아도 마음이 평온할 수 있다면 나는 성불할 것입니다.
만일 내가 그를 보아도 마음이 평온할 수 있다면 나는 지혜의 등불을 이미 밝힌
것입니다.
‘성내지 말아야지. 원망하지 말아야지.’
다짐 또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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