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5. 21:56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백봉김기추 거사는 ,,,
백봉 김기추(1908~1985) 거사는 20세기 한국의 유마거사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는 50세를 훌쩍 넘어 불교에 입문했지만 용맹정진으로 큰 깨달음을 얻었고, 이후 20여 년간을 후학지도와 중생교화에 힘쓴 탁월한 선지식이다.
일제치하와 6.25 등 격동의 세월을 살아야 했던 한국 사람치고 파란만장하지 않은 삶이 있을까만 백봉 거사만큼 고단했던 삶도 극히 드물 듯싶다.
1908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1923년 부산 제2상업학교에 입학, 뒤늦게 설립한 일본계 학교를 ‘부산 제1상업학교’라고 부르는데 반발해 동맹휴학을 주도하다 퇴학당했다. 이후 본격적인 수난의 세월이 시작된다. 20세 때 부산청년동맹 3대 위원장직을 맡아 독립운동을 하다가 1931년 형무소에 수감되고, 만기출소 후에도 일경의 감시가 끊이질 않자 만주로 망명, 동만산업개발사를 설립해 운영하던 중 다시 구금됐다.
당시 만주는 일제의 잔학이 극에 이른 곳이었다. 백봉 거사가 살아생전 고백했던 것처럼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을 고문과 폭력으로 반죽음을 만들거나 칼로 머리를 자르는 잔혹한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운동 전력이 있던 백봉 거사가 만주의 감옥에서 살아나온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해보였다. 당시 불교신자는 아니었지만 그는 사방의 벽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쓰고 염송했다. 그 때문일까. 기적이 일어났다. 불자였던 일본 간수의 도움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힘겹게 맞이한 해방. 그러나 조선건국준비위원회 간사장을 맡았던 그는 극빈자들에게 쌀을 무상으로 배급하다 또다시 감옥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백봉거사가 수행에 힘 쓴 것은 1963년 6월, 그의 나이 56세 때다. 충남 심우사에서 우연히 무자(無字) 화두를 접하고 용맹정진을 하던 그는 다음해 정월 『무문관』의 ‘비심비불(非心非佛)’이라는 글귀를 보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 때 방광(放光)을 했고 함께 정진했던 대중들이 삼배의 예를 올렸다고 한다.
그 후 백봉 거사는 재가수행단체인 보림회를 결성해 지도하는 등 재가수행 열풍을 일으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부산에 보림선원을 개설한 후에는 10년간 주석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대중을 오묘한 불교의 세계로 이끌었다.
20여 년간 수많은 사람들을 교화했던 그는 1985년 9월 16일(음력 8월 2일) 여름 철야정진 해제 법어를 마치고 자신의 방에서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침내 ‘모습놀이’를 거두고 적멸에 들었다.
▷독립운동 등으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고, 특히 젊은 시절 만주 일본 헌병대로 끌려갔을 때 관세음보살 명호를 벽에 쓰고 부름으로써 살아났다고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신심이 깊으셨나요?
백봉 거사 어록 ‘홀연히도 들리나니 종소리는 어디서 오나/ 까마득한 하늘이라 내 집안이 분명허이/ 한 입으로 삼천계를 고스란히 삼켰더니/ 물은 물은 뫼는 뫼는 스스로가 밝더구나.’
“허공은 지혜가 없지만 여러분의 마음자리는 지혜가 있으니 바로 여러분이 허공의 주인공, 누리의 주인공입니다. ‘해말쑥한 성품 중에 산하대지 이루우고/ 또한 몸도 나투어서 울고 웃고 가노매라./ 당장의 마음이라 하늘땅의 임자인걸/ 멍청한 사람들은 몸 밖에서 찾는고야.’ 여러분이 바로 누리의 주인공인데, 이 사실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뼈대에다 살을 바르고 옷을 걸친 이 육신만을 ‘나’라고 하기 때문에 누리의 주인공이 못되는 거예요. 여러분이 ‘난 누리의 주인공이 아니다’라고 하더라도 그 아니라고 하는 놈이 누리의 주인공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잘났거나 못났거나 이 우주의 주인공인 것입니다.”
“눈을 치켜뜨니 허공은 삼척(三尺)이요, 내려 뜨니 땅은 만장(萬丈)이로다. 삼척의 허공에는 끝이 없는 기미[幾]가 서리었고 만장의 땅에는 다함없는 모습[相]이 굴리어지니 이 실다움이냐, 이 헛됨이냐. 범부들의 상량(商量) 밖의 일이 아니던가. 이에 다달아 나는 백두산 천지로 목을 축이고 한라산 백록으로 수레를 끌게 하여 수미 고개에 앉으니, 보아라 보아라! 저기 만치에 엄청난 불기둥이 시방을 떠받치면서 삼세를 꿰뚫었으니 이 무슨 소식이랴. 이 소식인지라 바로 역대 조사와 선지식의 혓바닥 끝에서 뿜어내는 불기둥이니 어즈버야, 선(善)을 굴려서 악(惡)으로 바꿔놓되 그 악으로 하여금 고금의 성현을 가르치고, 악을 굴려서 선으로 바꿔놓되 그 선으로 하여금 시방의 중생을 건지는 불기둥이 아니던가.”
찬탄과 공경 “일찍이 수많은 선지식을 찾아다니면서 수행을 해왔지만 백봉거사처럼 분별이 뚝 떨어진 무심도인(無心道人)은 보지 못했다. 몸과 마음이 언제나 투명했던 그 분. 어떤 물음에도 손뼉을 치고 깔깔 웃으시던 천진한 그분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보림선원 조실 묵산 스님)
☞ 출처 : 법보신문 : http://www.beop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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